먹고 사는 실용적인 테마들이 국가간 보호무역과 이익에 우선되며
삶의 의미와 어떻게 살것인가를 고증하던 인문의 시대가 시나브로 저만치
묻히는 듯하고 이웃의 경계를 허물은 경제논리는 이제 다시 기지개를 켜려고하는
파란(波瀾)의 땅 이란을 향하고 있으니 벌써 시진핑주석이 첫번째 손님이
되었다 야단법석이고 뒤를 잇는 수반들과 경제관련 호객들이 많지 않은
이란 호텔에서 동거 아닌 동거를 시작했다 한다.
60년대 호메이니의 반정부운동은 그렇다치고 79년 다시 그의 손에서 건국된
이슬람공화국 수립이 흑백사진과 함께 세계사시간에 오르내렸음을 기억한다.
아리아인으로- 영국 영화속 영웅담의 이민족으로, 용병으로 자주 등장하는
페르시아- 그리스 영향 아래에서는 저 융성했던 헬레니즘 문화를 창궐하며
이후 수많은 외세와의 격전지로 이름한 고원의 나라!
로마로부터 시작된 전쟁은 아랍 이슬람의 침공과 300여년의 몽골 지배하에서
사파비왕조를 탄생시키지만 조선이 그러했듯이 19세기말 이란땅은 러시아와 영국의 보호령 아래에서 또한 처절하게 신음하였다.
그리고 호메이니를 거쳐 핵이 어쩌고 저쩌고 축구 안에서만 기억된 나라!
어제와 오늘의 우방이 경제활동과 군사적 혈맹이라는 잣대로 시시각각
변화되는 이 시대 이 물결 위에서 지금 우리는..,
가끔씩 삼천포를 들랑날랑하는 끄적임이 그리하여도 살아있다는 증거일까?
중동전쟁에서 비롯된 석유파동으로 어른들의 시대가 암울하더니만
세계경제 침체와 국가간 이해상반 갈등아래 빚어진 최근의 국제유가하락은
당장 내일의 경제상황을 조망할 수 없는 혼돈을 그렇게 부추기고 있다.
사슬의 계단을 지켜보며 어찌 묵묵히 앉아 있으랴?
정치와 문화는 차제하더라도 급변하는 사회 경제의 틀 안에서 2016년도
사업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하여 임원님들을 비롯한 전 직원이 운집한 가운데
금요일저녁 사업장별 원가절감과 경영손익 극대화를 위한 프리젠테이션이
개최되었다.
경영회의를 준비하며 연일 발표할 원고를 수정함과 동시에 영업점 제직원이
실천할 수 있는 의지목표를 분임토의에서 다듬고 또 다듬었다.
16개 사업장별 PT발표자의 열띤 경연이 마무리되고 세밀한 평가를 거쳐
새롭게 인연된 상암 식구들이 대상을 수상하였다.
수상의 기쁨보다는 2016년도에 설정된 사업의지목표를 기필 달성하고자 하는
상암지점 직원들의 새해 비젼과 각오를 되새기는 증거가 되고자 하였다.
밤 늦도록 수고해주신 임원님들과 신년하례를 겸하여 조촐한 식사가 이어졌다.
체감온도 20여도를 훌쩍 넘기는 한파가 토요일 아침부터 이어진다.
딸래미 봉사활동 점수를 얻기 위하여 일찌감치 쓰레기 정화작업차 북한산
분소에 도착하였지만 날씨가 풀리는 다음주 쯤으로 연기하는게 어떠신지..,
맹추위 아래 산지기님의 안내가 예사롭지 않다.
새주 가슴 안에 가장 깊이 못박힌 충고가 대저 '산지기님'의 말씀이다.
벌써 수해 전,
지점 식구들중 건강이 녹녹치 않았던 젊은 직원의 의기를 깬답시고 덤빈 오기!
시간을 서둘렀지만 일행들은 입산금지된 시간을 갓 넘어 한라산 성판악코스
진달래산장에 도착하였다.
"몸과 마음을 가다듬으려 왔으니 첫 한라산 등정을 꼭 허락해 주세요..."
산지기님의 엄격한 통제를 따랐어야 했다.
"일행 중 조금이라도 안좋은 기미가 있다싶으면 내려와야 합니다."
우리들의 의지가 이쁜 모양인지 10여분의 협상 끝에 허락한 한라산 등반!
신비하고 장업하였다.
득롱망촉(得隴望蜀) 그렇게 백록담 정상을 100여미터 눈 앞에 두고~ 아차,
100Kg 거구에 달하던 바로 그 친구가 실신하고 말았다.
비 내리는 좁은 동산로를 되돌아 다행히 날쌘돌이 직원들이 금세 들것을
가져왔지만 바람이 심하여 헬기를 띄울 수 없다는 한라산 응급구호대 소식통-
직원들을 하산시키고 그와 단둘이 올라탄 응급처치용 성판악 모노레일은 당시
나무늘보의 뜀뛰기 속도를 유지하며 한라산 산속을 유영하였다.
"지면엔 습기가 많아 까치독사가 우글거리니 모노레일에만 의지하셔야~."
세상 가운데 제일 무서운 것이 배암이요. 눈은 황소만하여 새벽길 건너산에
얼룩거리는 비닐 한장에도 귀신인양 식은땀을 흘렸던 고3 통학생이었는데
녀석은 이미 잠들어버렸고 원망스럽던 느림보 모노레일마저 하산지점을 남기고
석유가 바닥나고 말았다.
자정넘어 1시경에 도착한 그때의 된서리는 지금은 살거운 추억되어 가끔씩
삼합보다 나은 안줏꺼리가 되곤한다.
산지기님의 말씀을 1초만에 승낙하고 목욕탕을 찾았다.
추위 가운데 가장 신령스러운 곳이 목욕탕 아니시던가?
삼삼오오를 넘어 동네 어르신들의 회합장소가 목욕탕으로 설정되셨나 보다.
역시 계획에 없던 때밀이 자원과 함께 목욕 2시간여만에 고막이 나간 듯
목욕탕문을 나서는데 눈만 정상인체 입과 귀가 얼얼하다.
시골 앞마당엔 때아닌 폭설로 장관을 연출하였다는 순박한 어르신의 전언에
"기름 아끼지 마시고 방마다 따끈하게 온도 올려놓고 계세요~"
새로운 임지에서 실천하여야 할 사업별 연구과제들을 단계별로 정리하고나니
벌써 자정-
"아빵! 오징어튀김 먹으러 갈까?"
저녁 마다하고 한국사에 빠져있던 녀석이 출출한 모양인지 추름을 제안한다.
그렇잖아도 꼬르륵 꼬르륵 요동치던 배였다.
"좋지^^"
한다리 건너에 앉은 일팔공 튀김집은 조그마한 동네 가게인데도 젊은 부부의
소박함과 세심한 배려가 콩고물처럼 뒤엉키어 튀김마다 최고의 맛을
자랑한다.
딸래미용 오징어튀김 4개- 아빵용 고구마튀김 4개- 치즈말이튀김 2개-
순대와 국물떡뽁이 각 1인분- 합산하여 11,500원!
여닫는 문에 닿기만 하여도 손이 붙어버리는 늦은 밤 한파인데
좋은 사람들이 만든 최고의 분식을 앞에 두고 동무이자 멘토인 녀석의 입이 도무지
쉴 틈 없이 시나브로 부산과 남해바다를 찍고 또 찍는다.
한창 재잘거려야 할 소리꾼들인데 수능이라는 저희들 갈길 아래에서 숨죽이는
노력과 노력들이 반드시 예쁜 얼음꽃으로 피어나길..,
다시 고막이 나간듯 싶다.
가득찬 배를 쓸어안고 나선 북한산 족두리봉 아래 불광동의 밤!
맹위 떨치는 한파 아래
건너편 지하 음악카페를 밝히는 수은등만 바람에 이리저리 나부끼며 이따금씩
괴성으로 신음하는 길거리 고양이떼를 위로하는 듯하다.
모두에게 편안한 밤이기를 소원하며 딸래미 손을 감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