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흔할때는 거들떠보지도 않던 배추가 올 추석전부터 金추가 되었다.
배추값이 쌀때 화가난 농심이 배추밭을 갈아 엎을때 그냥 구경만 하던 사람들이 배추값이 오르자 난리가 났다.
중국에가서 직수입하느니 ,영양제를 공급해주느니,한포기씩 김장을 덜 하자느니,월동배추를 당겨 먹자느니등등등
요즘 배추가 대우를 좀 받기는 받는가 보다.
강원도 고랭지에서 살다가
이제는 여의도 국회의사당 거기서도 정치판 한가운데까지 진출했으니 말이다.
국정감사에서도 배추가지고 따지고
꼴뚜기가 뛰면 망둥이도 뛴다고
요즘 청와대에서는 양배추도 배추로 대접 받는단다.
(군대시절 그 지겹게 먹던 양배추 된장국!...)
작금의 배추파동에 대하여
농사를 짓는 농민의 한 사람으로서
배추를 자급자족하는 한 사람으로서 한마디 하고자 한다.
우리집은 해마다 200~300포기정도 배추를 심어서 200~250포기정도 김장을 한다.
우리먹고,형제들이나 이웃들 조금 나누어 주면 다음해 김장때까지
김치냉장고 들이 통으로 한.두통 정도가 묵은지로 남는 정도이다.
올해도 여느해처럼 배추를 심었는데 무려 세번이나 심었다.
9월초에 심은 배추는 반정도 죽어 버려서
9월중순에 다시 두판(한판에120구)의 묘를 사다심었는데 갑자기 날씨가 추워지는것이 노지에서는 속이 차지 않을것 같아서
다시 하우스안(딸기묘옆에)에 두판을 더 심게 되었다.
다행인것이 나는 육묘장하는 친구(ㅊㄷㅎ) 빽이 있어서 배추묘를 구할수 있었는데
9월중순이후에 쓸만한 배추묘를 구한다는것은 대단히 어려운 상황 이었었다.
나는 그나마 그런 노력으로 자급자족이 가능하게 되었는데
올해는 농사를 지으면서도 배추를 사 먹어야되는 농민도 발생할 것으로 보여진다.
배추 심어야할 시기의 날씨가 배추를 그리 쉽게 심어 먹으라고 호락호락하게 놔두질 않았기 때문이다.
배추는 보통 먹는 시기별로 세가지로 분류 한다고 하는데
김장철 이전까지 나오는 배추를 고냉지배추라 하고
김장철에 나오는 배추를 김장배추, 그 이후에 나오는 배추를 월동배추라 하는데
고냉지배추 재배 시기의 기상이 최악이었고(그래서 배추값 고공행진중)
김장배추 재배시기에도 기상 악화는 거의 마찬가지여서 앞으로 김장철까지의 날씨 여하에 따라
최악의 배추 파동이 발생 할지도 모르기에 지금 이 난리를 피우고 있는 것이다.
어떤이는 이렇게 표현했다.
유통업자가 지핀불에, 언론이 부채질하고 ,정부는 무능력으로 ...
물론 날씨가 이 배추파동의 주역인데 그거야 불가학력이라고 보고
다음이 유통의 문제인데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다.
유통의 고질적인 병폐는 배추값 고공행진에도 불구하고 생산자에게는 별 이득을 주지 않는다.
유통의 문제는 아니지만 일부 농민들을 피해자다.(모자라는 만큼 누군가는 농사를 망쳤다는 얘기다.)
우리나라 농산물은 생산량이 5%늘면 가격은 20%가 떨어진다는 얘기가 있다.(생산자 입장에서)
그러나 그 20% 떨어진 가격이 소비자에게는 전달되느냐? 그것은 절대 아니라는 것이다.
이것이 우리나라 유통구조라는 것이다.
이번에 신임 장관이 배추때문에 죄없이 많이 당하는가 본데 (다른 할일도 많을텐데 배추나 사러 다녀야 하고...)
먼저 유통을 바로 세워야 농산물 가격이 안정된다는것을 유념해야 되리라고 본다.
며칠전에 2009년산 벼를 도정했는데
쌀값은 기다리고 기다려도 오르지 않고 창고는 비워 주겠기에 할수없이 (1010년 벼 수확 임박) 방아를 쪘다.
80kg한가마에 11만원씩 (2008년 11월 183,000원 , 2009년 11월 125,000원, 2010년 10월 110,000원)
전전년도보다는 무려 73000원이나 떨어진 산지 가격인데 마트의 쌀가격은 그대로인것 같다.
참 알수없는 계산법이며 유통 구조다.
그러니 결론은 내가 직접 나가서 팔아야 된다는 얘긴데...
오늘은 이만
내일 계속
그리고 다음날(10월7일)
배추얘기 하다가 쌀값 얘기로 흘러 갔는데
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배추 얘기 계속
10월 중순이면 월동배추 출하가 끝나고
김강배추가 저쪽 경기도 북부 배추부터 출하되기 시작하는데
이쪽 사정도 고냉지 못지 않게 상황이 안 좋을뿐 아니라
원래 김장 배추라는 것이 대부분 심을때부터 계약이 된 경우가 많아
이미 중간 수집상이 전량 확보한 상태라고 보아야 한다.
그러니 가격결정은 이미 그들 손으로 넘어간 상태이다.
세무조사니 매점매석 단속이니 또 중국에서의 직수입이니 하는 등등의 조치가
얼마마한 효과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정부에서는 김장배추 가격을 포기당 2000원선으로 맞추어 보겠다는데?)
사람 심리가 원래 부족할때는 더 먹는 법이고 내가 가지고 있는것을 더 감추고 내놓지 않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농민들이 자급하고 남은 잉여 농산물은 더 이상 시장에 나올 가능성은 적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정부에서 원하는대로 농가들이 한포기씩 김장 덜하고 잉여 농산물을 시장에 내 놓는다면
의외의 효과가 있을수 있으므로 이 부분도 간과해서는 안될것이라고 본다.)
김장배추 사정도 여의치 않으니 이젠 믿을것이 월동배추밖에 없다.
다행이 남부 지방의 월동배추 파종 시기는 날씨가 괜찮았다.
이 월동배추를 김장철로 당기자면 속성으로 빨리 키워야 하고
김장시기를 조금 늦추어야하는 문제가 발생 한다.
그거야 충분히 가능한 얘기인데 문제는 날씨다.
요즘같이 해잘나는 가을 날씨가 계속되면 다행인데
그렇지 않고 갑자기 날씨가 추워지기라도 하면 배추는 더 이상 자라지 못하게 된다.
농림부에서 특수영양제라는것을 주면 된다고 빅카드를 들고 나왔는데
농사 한두번 지어보나요. 영양제 먹고 배추가 갑자기 잘 클것 같으면 무슨 걱정을 하겠습니까?
그것도 400평이상 배추농사 짓는 농가를 대상으로
5000원짜리 영양제를 80%보조해준다고 생색을 내는데 그돈 4000원 보조 받을려고
면사무소에 서류들고 가는 불편한짓 누가 하나요.
당끼리는 4대강 사업 가지고 싸우는가 본데
농지의 면적이 1.4%건 14%건 심리적 요인이라는것이 아주 크리라고 봅니다.
원인이 4대강사업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도 2010년 시설원예농사에서 (딸기. 수박) 여느해보다
상대적 이득을 취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아뭏튼 이 시점까지 오긴 왔는데
그러면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느냐 그것이 문제인데!...
김장은 해야 하고
배추값은 비싸고
서민들 생활은 안정시켜야 되겠고
배추농사 짓는 사람도 살아야 하고
중간 상인도 살아야 하고
소비자도 살아야 되겠고
그래야 나라가 편해질텐데
참 어려운 문제네요.
골치 아픈데 결론은 내일로 미루고...
10월8일
어제 미룬 결론을 내리자면
나는 우선 우리 배추를 잘 키워야 한다.
나 뿐만 아니라 배추농사 짓는 모든 분들이 현재 자라고 있는 배추를 최대한 열심히 가꾸어야 한다.
(현재 나는 열심히 하고 있다. 벌레 잘 잡아주고, 물 자주 품어주고...)
그리고
조금씩 양보해서 한 포기씩 덜 담고, 남는것 시장에 내놓고
가능하면 김장은 두번으로 나누어서 하고
그리고 김장보다는 겉절이로 대체 하면서
날씨가 늦게까지 따뜻하게 유지되도록 기도나 해 보는것 뿐이고!
나머지는
유통업자의 양심과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
그리고 이번 파동을 계기로
농산물 유통에 대해서 다같이 머리를 맞대고 대책을 세워 봐야겠지요.
첫댓글 권중씨 쌀 한가마에 얼마인데 서울에 홍원기 두가마 필요한데
연락주세요 010-9278-7239
산지 가격 80kg에 11만원 입니다. 거기에 택배비 40k에 8000원 입니다.
맛있는 쌀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