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8.16.
제네바에서 북쪽으로 20km.
숲 속에 위치한 Huttopia 캠핑장의 새벽이다.
주위는 아직 어둡고 생각은 바스락거리는 소리를 따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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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밝는다.

밥 지어 먹고 꽃단장하고 서둘러 출발하니 12시다. 에구. 하루의 반이 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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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만(Lemane)호 서편 도로를 따라 스위스 북쪽으로 올라간다. 정갈한 포도밭을 지나고

Nyon 지나 Morges. 아직도 레만호 주변이다.


누가 꽃관리를 하는지 길 가는 여행자는 즐겁다. 레만호의 맑은 물에 손을 담그니 차지 않다.

사진의 뒷편. 호수 건너편은 해마다 LPGA가 열리는 프랑스 에비앙(Evian)이다. 멀리 보인다.
요숙이 가 보자고 할까봐 얼른 시동을 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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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만호(Lac Leman)의 북쪽 끝의 도시는 IOC(국제올림픽위원회)가 있는 로잔 (Lausanne)이다.

잠시 지나면서 시내를 본다. 다음 도시가 스위스의 수도 베른(Bern)이다.

베른(Be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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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른 시내에 접어들어 곧 바로 아인슈타인 박물관(Einstein Haus)으로 향한다.

아인슈타인이 가족과 행복한 2년을 산 곳이다. 아인슈타인의 말에 의하면 여기서 특수상대성 이론이 개발되었다고 한다.
그렇지만 오래된 사진 몇장. 그릇. 옷이 전부다. 부실한 내용이 실망스럽다.
그래도 전 세계 외국인이 줄을 지어 들어온다.
집주인에게는 자손대대 황금알이다.

첫 아내 밀레바는 아인슈타인의 친구요 아내요 어머니였다는 글이 보인다.

네살의 아인슈타인.

14살의 아인슈타인.

결혼한 아인슈타인.

아인타인은 우리가 체험할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것을 신비감이라고 했다.
살면서 더 이상 놀라지도, 감탄하지도 않는다면 이미 죽은 것과 다를 바 없다는 말이 와 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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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인슈타인 박물관이 있는 이 건물은 세계에서 가장 긴 아케이드란다. 라후벤이라고 불린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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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약도 안하고 인터라켄 가까운 캠핑장을 찾으니 쉬울리가 없다. 오늘 숙소는 Try 두번에 30km 후퇴로 마무리된다.

2019.8.17.
Camping Wydeli이다.
바로 옆으로 기차가 15분 간격으로 지나가지만 우리 부부는 아침 먹으면서 대화한 결과 밤새 기차소리는 한번도 들은 적이 없다.(둘 다 못 들을 만도 하제)
말발굽 소리가 잠을 깨웠다. 두 사람이 독일말로 대화하면서 천천히 텐트 곁을 지나간다. 말발굽 소리와 뜻 모르는 독일 말에 리듬이 있어서 듣고 있자니 무슨 음악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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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파에 밀렸던 몽블랑의 경험를 교훈삼아 아침부터 일찍 서두른다.
멀리 알프스 설산이 보이기 시작한다.

덕분에 인터라켄(Interlaken)에 일찍 도착했다.

인터라켄(Interlaken)은 between the lakes.
두 개의 호수 툰(Thunersee)과 브리엔츠(Lake Brienz) 사이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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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한 한국 대학생들을 염탐하여 VIP 1day 티켓을 거금을 주고 구입했다. 일인당 30만.
할인권을 집에서 가져간 노트북과 프린터를 이용해 기적적으로 출력해 갔더니 일인당 59스위스 프랑. 두 명에 15만원을 깎아준다.
과연 요숙. 할인의 여왕이다. 그래도 비싸다. 그동안 절약했던 쌈지 돈이 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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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송이 속앓이를 하거나 말거나 요숙은 설레는 표정으로 배낭 꼭 쥐고 출발~

예측과는 달리 기차 안은 넉넉하다.

좋다.


융프라우까지는 두 번 갈아탄다. 첫 번째 환승역 그린델발트(Grindelwald).

대한민국 아줌마의 파워는 어디서나 대단하다. 암말 안해도 한국사람이라꼬 다가와서 융프라우 올라가는 정답을 갈케준다.
역에 가서 우에우에 레저베이션해야 자리 확보하고 다음 역에 내리자마자 녹색 줄에 서야하고...
이라이 자식 입시준비는 을~메나 야물게 할꼬. 클라이네 샤이텍(Kleine Scheidegg)에서 다시 바꿔탄다. 아까보다는 확실히 눈이 많이 보인다.

벌 서나? 모두 전부 핸즈업이다.

해리포터에 나오는 역같은데서 5분간 휴식을 하는데 역 전망대에 아이거 북벽이 보인다.


융프라우역에 내리니 분식집처럼 사람들이 한국 컵라면을 먹고 있다. 컵라면 1개가 만원이다.
공짜로 주는 라면도 안 먹고 여기저기 중국사람들이 바닥에 쓰러져 있다. 고산병이다. 별로 높지도 않은데 저기 무신 체신머리 없는 짓이고... 쯧쯧.
계단을 올라가는데 발이 땅에 잘 안 닿는다. 구름에 달 가듯 머리도 속도 이상하다. 으음. 중국사람 괜히 흉봤네. 에구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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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착한 융프라우역 안에는 다양한 볼거리가 코스를 따라 마련되어 있다. 빙하로 된 동굴이 진짠가 싶어서 손으로 만져봤다.

전망대 밖에 눈평원이 있다.

사진 찍느라 사람들이 많다.

마음은 히말라야라도 오른 듯하다.

날씨가 좋지 않으면 여기까지 와도 눈앞에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다는데... 쾌청하지는 않지만 시야는 트인다. 운이 좋다.

융프라우가 깨끗하게 보인다.

유럽에서 가장 높은 곳이라는 뜻으로 <Top of Europe> 이라는 글귀가 여기저기 있다.
여기가 제일 높은 곳이기도 하지만 오늘이 이번 여행의 HighLight라는 생각이 든다.
세 시간 정도 머물다가 길을 바꾸어 Lauter Brunnen역으로 내려온다. 떠나기 아쉬운 청춘들은 연신 사진을 찍는다.

산이 점차 멀어지는데 날씨는 더 좋아져서 사진도 더 잘 나온다. 못 본 사람에 비하면 운이 좋지만 사람이 어디 그런가.

기차가 내려오면서 점점 더 푸른색이 많아진다.

계곡이 감탄을 자아낸다.

하산은 늘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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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장에 도착.
하루종일 주차했지만 가벼운 주차비에 기분이 가볍다. 용프라우 티켓에는 요런 유람선도 포함되어 있다.

빙하가 녹은 물빛이 곱다.


어떤 날은 크고 어떤 날은 작다.
그렇지만 언제나 귀하지 않은 날이 없다.
모두 좋은 날이다.

2019.8.18
... 용량초과로 다음 회~
첫댓글 오늘은 내차타고 세계기행에 안남기시고 유빙에 남기셨군요 ㅎ 융프라우 VIP할인권 쬐끔만 더 설명해 주세요. 2004년도에 다녀왔는데 빙하가 많이 녹은 듯 하군요. 잘 감상하고 있습니다.
동신항운의 홈페이지에 할인쿠폰 신청하고 메일 출력한 걸 낼 때 자기희망에 따라 체크항목을 달리하면 되었어요. 그게 좀 어렵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