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봄이다. 봄이 되면 몇 년 전 치과에 온 40대 중반의 환자 한 분이 생각난다. 치과 내원 이 처음이라고 했다. 금연을 하려고 하는데 스케일링을 받고 싶단다. 구강상태를 보니 치아는 건 강했지만 치아주변에 붙어 있는 치석이 대단히 많았다. 긴 시간에 걸쳐 치석제거를 모두 마쳤는 데 거울을 본 환자 분은 나에게 한마디 한다. “선생님, 왜 이빨을 모두 갈아 놓았어요?” 그분의 말을 들고 나오려는 웃음을 애써 참았다. 그리고 환자를 이해시키는데 정말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그 환자 분의 황당한 질문을 받은 나는 구강보건교육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초, 중등학교에 서 정기적인 구강 보건교육의 프로그램이 있으면 좋으련만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다.
요즘 은 인터넷을 이용해 정보를 취득하는 것이 용이하므로 그곳에서 기초적인 치과 지식을 이용하는 것도 우리의 구강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방법이 될 수 있다. 상시적인 구강보건교육의 프로그램이 미비하기 때문에 환자 본인 스스로 치아 관리에 관심을 갖지 않는다면 우리의 구강 건강은 황무지에 놓여지게 될 수도 있다.
치과에 내원하는 대부분의 환자 분들이 묻는 질문이 있다. "어떻게 하면 치아가 썩지 않죠?" 이런 질문을 받았을 때 나는 치과의사로서 매우 난처하다. 내가 해줄 수 있는 대답은 한가지이기 때문이다. “잇솔질을 잘해야 합니다.” 뭔가 특별한 답을 기대하고 있던 환자들은 나의 대답을 듣고는 실망을 해버린다.
잇솔질은 아주 기본적인 것이지만 치아건강 관리에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 물론 다른 여러 가지의 방법이 있겠지만 잇솔질 만큼의 큰 효과는 없다. 꼭 명심했으면 좋겠다.
충치(dental caries) 발생률은 청소년기에 급격히 증가하고, 20대 후반부터는 완만하게 증가된다. 영구치가 맹출하는 시기인 10대에 치아를 썩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영구치가 맹출 할 때마다 실란트(sealant)란 시술로 예방을 해주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초기비용이 부담스럽긴 하기만 장기적으로 볼 때 엄청난 경제적 효과를 얻을 수 가 있다. 또한 6개월에 한 번씩 정기적인 치과 방문으로 구강검진을 받아야 한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속담이 있듯 치아가 아파서 치과에 온다는 것은 이미 늦은 것이다. “왜, 이빨을 모두 갈아 놓았어요?” 라고 묻던 40대 중반의 환자는 이제 나의 단골 환자가 되었다. 6개월에 한번씩 치과에 와서 정기적인 구강검사를 받고 있다. 몇 번의 내원이 있은 후 그분은 치과에 놀러 오는 기분이란다. 맞는 말이다. 병원은 아파서 오는 것보다는 병을 예방하기 위해 이용하는 게 좋을 듯싶다.
마지막으로 스케일링(scaling)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환자 분들 중에 많은 분들이 스케일링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치아가 더 시리고, 흔들리고, 치아사이가 벌어진다, 등등)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모두가 루머라고 생각하면 될 듯싶다. 풍치(치아가 흔들리는 것)로 치과에 오는 분들은 대부분이 정기적인 스케일링을 받지 않았기 때문이다.
치과의사로서 꼭 부탁을 하고 싶다. 여자 분은 머리 파머 한번 덜 하고, 남자 분은 술 한번 덜 마시고 스케일링을 받았으면 좋겠다.
봄이 되면 많은 사람들의 마음이 설레이게 된다. 치과를 방문할 때마다 환자들의 마음이 설레였으면 좋겠다. 두려움에서 오는 설레임이 아닌 구강건강의 상쾌함을 위한 설레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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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지난 5월달에 건강정보 싸이트에서 원고 의뢰가 들어와서 올린 글입니다
나이 서른이 넘었지만 아직도 치과진료가 가장 무섭습니다. ㅠ.ㅠ 조만간에 치료 받으러 가겠습니다.
사진 잘 나왔는데요^^ 와~~ 직함 많으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