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자(賢者)들이 모이는 山, 집현산(集賢山)을
오르며.
(경남
산청군 생비량면 도里)
다음 불
로그:-kims1102@
이번 주는
월요일부터 계속 비가 내렸다.
어제도
오락가락하는 비 때문에 창밖으로 하늘과 땅을 이십 번은 더 내다 보았을
것이다.
지난주에도
46명의 예약회원들이 비 때문에 반 토막이 되지 않았던가.
모든 걸 잊고
잠이나 자자했지만 나도 모르게 밤에 또 창밖을 내다보았다.
내일 산청
집현山 산행에 회원참여가 신경이 써 지기 때문이다.
되는 데로 하면
될 것이지만 소심한 성격 때문에 또 잠을 설쳐야한다.
이렇게 비오는
날이면 술 좋아하는 사람은 집에서 파전이나 녹두전을 지져놓고
술 한 잔
기울이며 무료를 달 렐 것이고,
고독을 즐기는
사람은 커피전문점이나 전통찻집에서 차(茶) 한 잔 시켜놓고
사색에 잠겨
있을 수도 있다.
아파트녹지대나
길거리에는 깊어가는 가을 정취가 물씬 풍기는데 젊은 날 즐겨
찾았던 찻집이
문득 떠오른다.
지금도 그
찻집은 그대로 있을까?
찻집에서
(팡팡, 자작詩)
아무려면
어떻습니까?
지금 그대로가
더 좋습니다.
굳이 일어나
인사하실 필요도
없습니다.
가벼운 목례로도
훈훈한 인정이
풀 연기처럼 피어나니까요
서늘한 밤공기가
가을이 깊었음을
말해주네요
풀벌레소리가
사라진지도
꽤 오래됐지요
철 이른
귀뚜라미소리도
어쩌다 한번쯤은
들릴 것 만 같네요.
창문은 닫힌
그대로 놔두세요.
촛불이 바람에
흔들 릴 수도 있으니까요
흐르는 눈물은
가는 계절이
못내 아쉬워서 일겁니다
제발,
외로운 길손은
받지 마세요.
여린 님 의
가슴에
스쳐가는 바람이
되려 할 테니까요
커피보다는
녹차향이 더
어울릴 것 같은 찻집
“Art Space” 여!
가을이 서서히
계절을 마무리를 해가는 요즘 절기는 빠르게 찾아온다.
그러고 보니
소설(小雪)도 삼일밖에 남지 않았다.
소설은
입동(立冬)과 대설(大雪) 사이에 드는 절기로 이 무렵이 되면 얼음이 얼기
시작하고 첫
눈이 내리는 등 첫겨울의 징후가 보이는 때이다.
또한 이
시기에는 모든 농사일도 끝내고 김장을 담그는 철이다.
입동이 지나면
첫눈이 내린다고 하여 소설(小雪)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옛사람들은
무지개가 걷혀서 나타나지 않고, 천기(天氣)가 올라가고 지기(地氣)가
내리며, 하늘과
땅이 막혀서 겨울이 된다고 하였다.
말 그대로
첫얼음이 얼고, 첫눈이 내리기 시작하는 때이다.
도시와는 달리
농촌에서는 농사일도 대충 끝나고 마무리를 할 때이다.
타작한 벼를
말려 곳간에 쌓아 두는가 하면
멍석에
무말랭이를 널거나 호박을 가늘고 길게 썰어 오가리를 만들기도 하고,
중부이남
지역에서는 줄줄이 곶감을 매달아 말리느라 처마 밑이 온통 곶감으로
출렁이기도
한다.
무서리 서너
번에 된서리 오듯,
된서리 서너
번에 얼음이 언다고 했지 않았던가.
우리네
농촌에서는 겨울이 빠르게 오건 늦게 오건 이맘때면 비가 눈이 되고,
겨울 기분이
들기도 한다.
밭에 나가보면
일찍 심은 밀, 보리 파란 싹이 추위에 움츠려 들었고,
양지(陽地)바른
곳에는 겨울나물 들이 씩씩하게 자라나고 있다.
나무마다 잎을
떨어뜨리고 겨울 채비를 하는 중에 으름덩굴 파란 잎은 아직도
시들지 않았다.
산청 집현山
산행에는 45명의 회원들이 참여해 만석을 이루어 주었다.
“태왕비”가 담양에서 승차하기 때문에 산행버스는 88고속도로를
타야했다.
연내까지 완공해
개통한다는 88고속도로는 지금도 공사 중이며 마무리단계에
들어선 구간이
많아 보였지만 사람들은 아직도 의구심을 갖고 있다.
공사구간이 많아
산행버스는 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산청을 향해 느림보걸음으로
달리고
있다.
날씨는 흐린
날에 가끔 구름사이로 햇살이 비치기도 하고 날이 개이면 맑고 약간
기온이 오른
날이 될 것 같았다.
오전 10시
30분이었다.
산행버스는
양천江다리를 건너 생비량면 도里 강변쉼터부근에서 정차했다.
도로주변에
집현山등산 안내판과 등산로입구표시가 되어있었다.
등산로가 여러
개 있어 사람들은 혼선을 빗고 3파트로 나뉘어 올라가고 있다.
오늘 산행코스는
강변쉼터에서 출발,
살마재 -철탑
-집현山 -제2봉 -무너미고개 -제3봉 -제4봉 -장군봉 -구시峰
-까치峰 -철탑 -김해 김氏 묘 -강변쉼터로 내려오는 원점
회귀코스였다.
하산시간을 오후
3시 30분으로 정했다.
산청
집현산(集賢山)은
경남 산청군
생비량면 도里에 있는 높이 572m의 산으로 덕유산의 일맥(一脈)이
동쪽으로
달려와서 자굴산(闍崛)이 되었고,
자굴山의 한
가닥이 서쪽으로 구부려 와서 집현山이 되었다.
집현山은
현자(賢者)들이 모이는 산이라고 하여 그 지명이 유래하였으며
일설에 의하면
산신령이 거처하는 산이라고 해도 7평이면 족하다고 하여
칠평山(七坪)이라고도 한다.
진주시와
산청군의 경계를 이루고 있으며 임진왜란 당시 집현山 청고개에
김준민장군이
이끄는 군사들이 집결하여 진주성 탈환을 위해 왜군과 격전을
벌인 곳이기도
하다.
집현山줄기에서
北으로는 까치봉과 금무들山에, 南으로는 광제山으로 이어진다.
산(山)의
북사면(北斜面)으로는 양천江이 동서 방향으로 가로질러 곡류(曲流)하다
신안면
소재지에서 남강과 합류한다.
집현산
동사면(東斜面)과 서사면(西斜面)에는 자연마을의 취락(聚落)이 발달하였다.
서사면(西斜面)의 양천江에 인접한 일대에는 넓은 농경지가 조성되어 산기슭으로
규모가 큰
취락(聚落)이 형성되어있다.
“무등산”회원이 4-5명과 한 조가 되어 좌측 등산로로 올라가고 있다.
산행대장이
이끄는 산행 1팀은 우측 등산로로 올라갔고,
산행 1팀을
따라가다 길이 없다고 되돌아온 일부 회원들과 함께 나는 “운파”와
한 조가 되어
가운데 등산로로 올라갔다.
집현산은 바위가
있는 험한 산이 아니고 전형적인 육산이었다.
오르는 경사로도
급박하지 않았는데 나는 컨디션 때문인지 무척 힘이 들었다.
해는 나오지
않았어도 온도가 높아지는지 두꺼운 옷이 버겁고 땀이 많이 나온다.
산행속도는 점점
느려지고 뒤에 따라오던 회원들이 모두 추월해 앞서 가 버렸다.
나를 배려해
산행속도를 내지 않은 “운파”회원에게 미안했다.
산행 1팀들이
뒤늦게 길을 잘못 들었다고 되돌아왔는데
“가자가자”, “희수”氏, “성관”氏일행 등 10 여명도 나를 앞서 지나 가
버린다.
나도
모르겠다.
산행 중에
이렇게 힘이 들고, 맥이 빠지고, 발이 무겁기는 처음인 것 같았다.
땀은 비 오듯
흐르고 속옷이 축축하게 젖어 왔다.
낙엽활엽수종이
많은 산길은 낙엽이 수북이 깔려있었고
떨어진 밤과
도토리들은 반쯤 썩었거나 흙에 묻혀있었다.
더딘 발걸음을
옮기며 힘들게 한참 올라갔더니 집현山 정상석이 나오고
나무로 만들어
논 네모진 휴게 터에서 먼저 온 회원들이 식사를 하고 있었다.
“운파”와 셋이서 자리를 잡고 앉았다.
오래 만에 산행
1팀과 식사를 하니 기분은 좋았다.
“산행 1팀도 별것 아니네, 나와 점심도 같이하고” 내가 농담을 했더니
“카라”와 “길벗”이 웃는다.
총무가
정상石앞에서 인증 샷을 하라고 해서 사진을 찍었다.
산행 1팀은
식사를 마치고 곧바로 떠났고 우리는 산행 2팀으로 남았다.
점심을 먹고
쉬고 있는데 산행대장과 “파란하늘”팀 10여명이 뒤늦게 도착했다.
모두 나와 같이
산행 2팀으로 갈 회원들이다.
“군왕봉”회원이 갈림길마다 “금광산악회“ 리본을 깔아두어 반갑고
고마웠다.
정상부근에는
소나무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었다.
바위틈새에
이름도 알 수 없는 노란 꽃 한 송이가 빗물을 머금은 채 또렷하게
피어있었다.
산꽃 옆에서
(팡팡, 자작詩)
어리어 연약한
그나마
이름도 모르는
너!
노 오란
산꽃 옆에서
지난날을
생각하듯
돌아앉는다,
하늘에 땅거미는
바위 언저리로
기어들고
먼 길을
떠나야하는
나그네의
마음에도
차마,
너를 두고
떠나기 어려워
나는
가만히 네 곁에
주저앉는다.
“운파”와 셋이서 먼저 출발 했다.
우리는
무너미고개에서 현동 -“도라”저수지 -대둔 마을 -생비랑 유래 비(碑)로
내려가기로
했다.
내려가는 길은
빗물을 머금은 낙엽이 쌓여있어 미끄럽고 위험했다,
대나무 숲
우거진 길 위로는 가족묘와 납골묘가 서너 곳 있었으며,
잎이 떨어진
감나무에는 붉은 감이 주렁주렁 풍요롭게 달려 있었다,
노란 은행나무
잎이 황금주화처럼 귀하고 아름답게 보였다.
“도라” 저수지 옆 양지바른 곳에는 때를 모르는 장미가 빨갛게
피어있었다.
생비랑 유래
비(碑) 앞에서 “무등산”이 기념사진을 찍어주었다.
한 여성회원이
하산 길에 스마트폰을 잃어버렸으나 아쉽게도 찾지를 못했다.
산행버스 옆에는
하산酒준비가 한창이다.
오늘은 돼지고기
김치찌개였다.
(2015년 11월 20일)
첫댓글 자격증자료제공 N 비밀2015.11.21 17:01답글 다음 불 로그 kims1102@
즐겁게 잘 읽었습니다^^ 팡팡님 내용이 알차내요^^
회장님 시적 감각은 누구도 표현 할수없는 글 입니다 ... 불명 시인 이시고요/금광에는 글쓴이가 두분 겠시는디요/// 팡팡님 그리고 누리엄마님 축하드리고 영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