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소: 춘천 봉현선원 일시: 2017년 5월 11일(목,오후 7시~ ) 강사: 곽준(묘원 법사님)
교재 : 사념처 명상의 세계(도서출판 행복한숲 刊)
1. 불완전한 행복과 완전한 행복_
2. 행복을 찾는 길은 명상이다_
3. 행복은 관용, 자애, 지혜에서 온다_
4. 보시, 지계, 수행은 행복을 얻는 길_
5. 몸과 마음을 통찰하는 명상_
1-1. 불완전한 행복과 완전한 행복
누구나 행복을 원하지 불행을 원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행복을 원하면서도 행복하지 않습니다. 무엇 때문일까요? 이 세상에는 세상의 질서가 있어 내 마음대로 되지 않습니다. 만일 내가 원하는 대로 행복을 얻을 수 있다면 오히려 그 순간부터 행복에 취해 파멸을 맞이할 것입니다. 우리는 힘이 있는 자들이 힘을 남용해서 파멸하는 경우를 자주 보았습니다. 그래서 때로는 행복이 더욱 어려운 상황을 만들기도 합니다. 경우에 따라 나의 행복은 남의 불행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나 혼자만 누리는 행복을 꿈꾸기도 하고 남의 불행을 나의 행복으로 여기기도 합니다. 이처럼 인간이 추구하는 행복은 종잡을 수 없이 다양합니다.
인간이 불행하게 사는 것은 어리석기 때문입니다. 어리석어서 불행해질 만한 일을 스스로 선택하여 행했기 때문에 불행해진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어리석음에서 벗어나는 길을 모릅니다. 안다고 해도 살아온 습성이 불행을 해결할 수 있는 지혜를 얻도록 허락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계속해서 욕심을 부리고, 계속해서 미워하고, 계속해서 다투기 때문에 괴로움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사실 이렇게 살아온 것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이러한 삶의 방정식은 예나 지금이나 한결같습니다.
이보다 더 본질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우리는 행복을 원하면서도 행복이 무엇인지를 모릅니다. 그러므로 진정한 행복을 얻기가 어렵습니다. 지혜가 있으면 옳은 것을 옳다고 알고, 그른 것을 그르다고 압니다. 하지만 어리석으면 옳은 것을 그르게 알고, 그른 것을 옳다고 압니다. 어리석으면 하는 일마다 거꾸로 합니다. 그래서 불행하고, 불행 때문에 행복을 갈망하지만 정작 행복을 찾는 바른 길을 모릅니다.
우리가 원하는 행복은 부귀영화, 무병장수, 이성간의 사랑 등이겠지요. 그러나 이것이 완전한 행복일 수 있을까요? 네, 행복은 분명 행복이지만 불완전한 행복입니다. 가져도 만족할 수 없는 행복, 가지지 못해서 불행한 행복, 가지면 사라질까봐 두려운 행복을 우리는 불완전한 행복이라고 부릅니다.
이런 행복은 이기적인 욕망에 속하기 때문에 얻을수록 갈증을 느낍니다. 이 갈증이 고통이 됩니다. 또 얻었다고 하더라도 사라질까봐 두렵습니다. 바로 이 두려움이 고통입니다. 그리고 가진 만큼 변화를 두려워합니다. 그러나 이 세상에는 변하지 않는 것이 아무것도 없습니다. 변하지 않기를 바라는 것은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는 일입니다. 섭리를 거스르는 행복은 이미 행복이 아닙니다. 얻어도 더 얻기 위해 괴롭고, 얻어도 사라질까봐 괴롭다면 이것은 행복이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세상의 행복이기 때문에 이러한 행복을 세간의 행복이라고 합니다.
세간의 행복은 불완전한 행복입니다. 그러나 세간의 행복을 뛰어넘는 출세간의 완전한 행복이 있습니다. 세간의 행복은 가져도 만족할 수 없어 괴롭지만, 출세간의 행복은 가진 것을 집착하지 않아 괴로움이 없습니다. 세간의 행복은 자신만 소유하려는 이기적인 마음이지만, 출세간의 행복은 남의 행복도 배려합니다. 함께 나눌 수 있는 행복은 숭고한 정신입니다.
세간의 행복에는 항상 불안한 요소가 있지만 출세간의 행복은 언제나 변함없이 유지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추구해야 할 진정한 행복은 세간의 행복을 뛰어넘는 출세간의 행복입니다. 이것이 인간으로 태어나서 해야 할 가장 필요한 일이며 가장 보람 있는 일입니다.
인간은 모든 생명 중에 가장 강력한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가장 잔인한 마음에서부터 가장 자애로운 마음까지 가질 수 있습니다. 인간은 최상의 정신적 지혜를 얻어 깨달음에 이를 수도 있습니다. 인간에게는 행복과 불행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권리가 있습니다. 이것은 인간이 가진 최상의 권리입니다. 이러한 권리를 슬기롭게 사용하면 행복을 얻을 수 있지만, 어리석게 사용하면 스스로 불행해지게 합니다. 결국 행복과 불행은 자신의 선택에 달려 있습니다.
현재 내가 행복하다면 행복해지는 일을 해서 받은 결과입니다. 현재 내가 불행하다면 불행해지는 일을 해서 받은 결과입니다. 행복과 불행은 원인이 있어서 생긴 결과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선택한 행복과 불행에 대하여 조금도 억울해할 필요가 없습니다.
과거에 만들어진 원인으로 인해서 현재를 경험하지만, 현재 새로운 원인을 만들면 그것이 지금이나 미래를 지배합니다. 그래서 우리의 행복과 불행은 언제나 바뀔 수 있습니다. 행복과 불행은 언제나 양면성을 가지고 나타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우리 스스로가 선택해서 갖는다는 사실을 자각해야 합니다.
진정한 행복은 밖에서 찾을 수 없습니다. 밖에 있는 것을 받아들이는 내 마음이 변하면 밖에 있는 것이 아무리 좋아도 얼마 가지 못합니다. 이제 세간의 행복을 뛰어넘는 출세간의 행복을 찾아야 하겠습니다. 우리는 아직 출세간의 행복이 무엇인지 모릅니다. 왜냐하면 출세간을 경험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저는 오늘부터 여러분과 함께 출세간의 행복을 찾아서 떠나려 합니다. 저와 함께 가시면 완전한 행복을 찾으실 수 있습니다. 출세간의 행복을 지향한다고 해서 세간의 행복을 무시하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세간의 행복이 갖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세간의 행복의 바탕위에서 출세간의 행복을 추구해야 합니다. 아직 우리는 출세간의 정신적 상태가 무엇인지 모릅니다. 세간이 없는 출세간은 없습니다. 출세간이란 세간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면서 추구하는 또 하나의 새로운 출구입니다.
이제부터 말씀드리는 이 출세간의 행복은 제가 드리는 것이 아닙니다. 여러분이 스스로 찾아야 합니다. 저는 단지 출세간의 행복을 찾는 방법을 알려드릴 뿐입니다. 그러나 여러분이 받아들이지 않으면 공허한 말에 지나지 않습니다. 여러분 스스로의 믿음과 의지로 노력을 해야 이 길을 갈 수 있습니다. 거듭 말씀드리지만 행복과 불행은 오직 자신이 선택해서 갖는 것이라는 사실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제가 이렇게 상세하게 행복과 불행에 대해서 말씀드리는 것은 여러분이 의심에서 벗어나 확신에 찬 믿음을 갖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의심을 하면 믿음이 생기지 않고, 믿음이 없으면 노력을 하지 않습니다. 노력을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얻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처음부터 믿음을 가질 수 없기 때문에 일단 여러분들이 법을 탐구해 볼 것을 권합니다.
여기서 법에 대한 탐구란 명상 주제를 알아차리는 것을 말합니다. 그런 뒤에 확신이 서면 믿음을 가지고 수행을 하는 것이 정신세계의 바른 길입니다. 처음부터 무조건 믿어버리면 맹목적 신앙이 되어 지혜가 계발되지 않습니다. 이제부터 편안하게 명상을 경험해 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