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읽는 시간' 공감x여운 선사할 5명의 주인공..3월25일 개봉김보라 입력 2021. 03. 16. 09:28
영화 포스터
[OSEN=김보라 기자] 다큐멘터리 ‘시 읽는 시간’ 측이 관객들에게 공감과 여운을 전할 다섯 명의 주인공을 전격 공개했다.
‘시 읽는 시간’(감독 이수정, 제작 생의 한가운데, 배급 마노엔터테인먼트)은 각자 다른 삶을 살고 있지만 불안이라는 공통된 상황에 놓인 다섯 명의 사람들을 시와 만나게 하는 에세이 테라피 다큐멘터리.
부산국제영화제, 서울독립영화제,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및 독 라이프치히 영화제, 모나코국제영화제, 베를린여성영화제 등 국내외 영화제에서 러브콜을 받으며 평단과 관객들의 호평을 받은 작품이다. ‘시 읽는 시간’은 이수정 감독이 알고 지내던 다섯 명의 인물과 마주한다. 내 가까운 친구, 아버지, 혹은 동료일 수 있는 보통의 평범한 이웃들. 이 감독이 섬세하게 관찰하며 담아낸 그들의 내면의 소리는 관객들에게 공감과 여운, 감동과 힐링을 선사할 전망이다.
첫 번째로 등장하는 인물은 고단한 직장 생활 속에서 번아웃 위기에 빠진 30대 여성 오하나. 남들이 부러워할 만한 직장에 다니고 있지만 답답함과 숨 막힘 속에서 신경안정제를 먹으며 일할 것인가 직장을 그만둬야 할까 고민했던 오하나는 시를 읽으며 좋은 삶 쪽으로 향하게 된다. 한 직장에서 용케 버텨내고 있지만 알 수 없는 죄의식으로 편치 않은 50대 김수덕. 20년 넘게 같은 직장을 다니면서 마치 바둑알처럼 그저 누군가의 손에 의해 놓여지는대로, 자기 의지와 상관없는 자리에서 일하면서 직장을 그만두겠다는 생각은 할 수도 없었던 그는 어느 날 불쑥 공황장애를 겪게 된다. ’내가 언제 존재하기는 했었나’ 자문하면서도 그 고통의 순간 역시 살아가는 과정임을 긍정할 수 있는 힘은 지금이라는 시를 읽으면서 드러난다.
세 번째 주인공은 평생을 바친 직장에서 갑자기 해고자 신세가 되어 천막농성하고 있는 노동자 임재춘이다. 이수정 감독이 8년 동안 촬영하여 완성한 ‘재춘언니' 주인공이기도 한 그는, 모든 것을 잃고 투쟁하는 순간에서 낭독의 힘을 믿으며 천막에서 시를 읽는다.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 안태형은 불안한 현실 대신 게임 속 확실성의 세계로 도피하며 살아왔다. 그림 그리다가, 취업했다가, 직장을 그만두게 되면 다시 그림을 그리는 불안정한 삶을 살면서 결혼은 물론, 아버지가 될 자신도 없었다. 하지만 그는 뜻밖의 결혼 이후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줄었다. 그 이유 역시 영화 속에서 만날 수 있다. 마지막 주인공은 일본에서 태어났지만 서울에서 페미니즘을 공부하며 여성에 대한 차별, 폭력적인 세상에 저항하며 말할 수 없는 것들을 시와 그림으로 표현하는 아티스트 ‘하마무’이다. 그 예술 실천의 여정에서 만나게 되는 오하나와 하마무의 장면, 일본어와 한국어의 번역 작업이 시적 은유처럼 보여진다. 우정과 연대의 모습은 감동을 선사한다.
‘시 읽는 시간’은 오는 3월 25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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