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garSpeller] - 3.1절
어휴 ~ 지난날
말만 듣고 뻥튀기 기계와 엿과 가스 풍선 그리고 센베 과자를 싸 들고 더듬더듬 행사장을 찾아갔던 생각이 난다.
1년중 전국에서 가장 이른 시기에 열리는 3.1영산 민속 문화 축제 행사다.
노점 3년 차 나름 어느 정도 노점의 흐름을 파악하고 돼지고기 장조림과
이것저것 두꺼운 옷가지를 챙겨서 영산에 도착했다.
쭉~ 시가지를 훑어보다가 행사장 입구 로터리 부근에 자리 잡고
새로 사귄 이웃들과 한 잔씩하고 포터 앞자리에서 잠을 청했다.
새벽이나 됐을까?
소변 때문에 밖에 나갔다가 들어오니 온몸에 오한이 나기 시작했다.
처음엔 윗니와 아랫니가 부딪히기 시작하더니 웬걸 팔 다리가 떨리고
온 세상 전체가 흔들리는데 이젠 꼼짝없이 죽는 것으로 알고 각오를 했다.
어찌어찌 정신을 차리고 부탄가스 버너에 불을 붙이고 뻥튀기 기계 무쇠 솥단지를 올려놓고 불을 쪼이며 기운을 돌렸던 생각이 아스라 하다.
3월 1일이면 아직은 춥다.
이런 날에 난장 차량에서 술기운에 잠을 자고 소변으로 체온을 빼앗겼으니 저체온으로 죽는다는 말이 정말로 실감나는 순간이었다.
여하튼 고생은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기고 코로나 때문에 비대면이었던
영산 민속 축제를 3년 만에 대면 축제 행사로 치러진다는 소식을 전해 듣는다.
나라의 국권을 빼앗기고
일제의 강점에서 벗어나고자 분연히 태극기를 들었던 영산 지역의 진짜 태극전사들에 충정을 기리기 위한 행사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104년 전 청춘의 죽음을 무릅쓰고 후손에게는 이런 치욕에서 벗어난 나라를 물려줘야 한다는 애국 충정의 염원이 드디어 대한민국은 선진국의 숙원을 풀었다.
하지만 오늘날 등 따시고 배부르니 죽으면 죽으리라던 그 외침' 은 이제 독립 만세'가 아니라 또 다른 애국(?) 이라는 이름으로 태극기가 일부 지도자들에 세력의 도구로 가스 라이팅이 되어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혹여, 우리가 아니면 모두 적이라는 극단적 언어가 난무하며 남과 북 여와 야로 분열이되어 대한 민국은 다시 '사색 당파'의 세상으로 되어가는 건 아닌가? 하는 걱정은 나만에 쓰잘데기없는 기우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