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세 직장 남성 김영류(가명) 씨는 15년 동안이나 신물이 넘어오고 가슴이 타는 듯한 증상으로 고생해온 가운데 지난 연말 송년회, 새해 신년회식 등 잦은 술자리로 증상이 악화되어 최근에는 밤에 제대로 잠을 못 잘 정도로 심한 고통이 있고 또 항상 목에 무언가가 걸려 있는 듯한 느낌을 가지고 지내왔다. 역류 증상과 가슴쓰림으로 불리는 이 증상들은 역류성 식도염이라고도 하는 위식도 역류질환의 전형적인 증상이고, 목에서 느끼는 이물감은 위식도 역류질환이 오랫동안 진행되었을 때 나타나는 이차적인 증상이다.
김씨는 그 동안 역류성 식도염은 완치가 안 되는 병으로 생각하고 위산분비 억제제 약에 의존한 채로 증상을 조절하며 살아오다가 우연히 식도염을 치료할 수 있는 외과적 수술 방법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병원을 찾은 김씨는 수술을 통한 치료방법에 대한 설명을 자세히 듣고, 수술을 고민하다 15년을 고통 속에 지내온 악몽에 수술을 하기로 결정하고 수술을 받은 결과, 지금은 가슴쓰림과 역류증상, 그리고 목의 이물감 등 모든 증상이 완전히 사라졌다. 물론 수술 이후 위산분비 억제약물은 더 이상 복용하고 있지 않다.
김씨가 받은 수술은 "복강경 위저추벽 성형술"이라는 수술이다.
식도와 위 사이에는 "하부 식도 괄약근"이라는 것이 있다. 음식을 먹거나 트림을 할 때만 열리고 평상시에는 위산이 역류하지 않도록 조여주는 일종의 밸브 역할을 한다. 그런데 이러한 식도 괄약근의 조이는 힘이 약해지는 등의 이상으로 위 내용물이 다시 식도로 올라가게 될 때 역류성 식도염, 또는 위식도 역류질환이 생긴다.복강경 위저추벽 성형술은 바로 이렇게 느슨해진 식도 하부를 위기저부로 감싸주는 수술방법이다.
일반적으로 잘 알려진 위식도 역류질환의 일차적인 치료에는 금연, 금주, 체중 감량, 식사 후 바로 눕지 않기 등 생활습관의 개선과 함께 약물 치료로서 위산분비 억제제가 사용되며 대부분의 경우 약물 치료로 증상이 잘 조절된다. 하지만 약물 치료에 잘 듣지 않는 경우, 장기적인 약물 복용이 곤란하거나 약물 복용을 원하지 않는 경우, 위식도 역류질환으로 인한 이차적인 합병증이 동반되거나 식도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우려되는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가 권장된다.
놀라운 사실은 이러한 수술이 최근에 개발된 신기술이 아니라 이미 50년 전부터 시행되어서 효과와 안전성이 이미 증명되었고 당연히 건강보험에 적용되어 보험급여까지 인정되는 수술이라는 점이다. 과거에는 상복부에 긴 절개를 하는 개복을 통해 수술했기 때문에 수술에 대한 부담이 컸고 효과가 좋은 위산분비 억제 약물이 계속해서 개발되어서 수술을 외면해온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20여 년 전부터는 복강경 수술이 발전하면서 이러한 “항역류 수술”이 급속히 발전하여 위식도 역류질환의 하나의 치료 방법이 되었다.
"먹는 약으로 잘 치료되는 병을 가지고 왜 수술까지 하는가?"라는 생각에서 이제는 "수술로 완치될 수 있는 병을 가지고 왜 평생 약을 먹는가?"라는 생각을 할 수 있게 바뀐 것은 이렇듯 흉터가 거의 남지 않고 회복이 빠른 복강경 수술로 항역류 수술이 이루어져 수술 합병증이 매우 적은 수술이 되었기 때문에 가능해진 일이다.
식생활이 서구화되면서 발생이 증가하여 우리나라 성인 10명 중 1명은 가지고 있는 위식도 역류질환.
생활습관 개선과 약물 치료로 꾸준히 관리해야 하는 질환이기도 하지만 그 중 많은 부분의 환자들에게는 수술로 치료할 수 있는 질병이라는 인식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