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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은 빨리어로는 avijja로서 ‘밝음(vijja)이 없다(a-)’라는 의미다.
그때 식은 무명에서 일어난 것이므로.. 무명과 행을 멸했다고 한다. 앞에서 지적했듯이 선정에 들었을 때 고는 완전히 사라지지만 선정에서 깨어나 일상으로 돌아오니 고가 서서히 살아난다면 그 때 고멸은 무명을 멸해 생긴 게 아님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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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잡아함경>을 본 것은 불교를 접한 후 한참 시간이 흐른 후였다.
<잡. 298. 법설의설경>에 '무명' 설명을 보면..
"무엇이 연기법의 뜻에 대한 설명인가?
이른바 '무명을 연하여 행이 있다'고 한다면 그 어떤 것을 무명(無明)이라 하는가?
만일 과거를 알지 못하고 미래를 알지 못하고 과거와 미래를 알지 못하며, [시간]
안을 알지 못하고 밖을 알지 못하고 안팎을 알지 못하며, [공간]
업(業)을 알지 못하고 과보(果報)를 알지 못하고 업과 과보를 알지 못하며, [업보]
부처님을 알지 못하고 법을 알지 못하고 승가를 알지 못하며, [3보]
괴로움을 알지 못하고 발생을 알지 못하며, 소멸을 알지 못하고 길을 알지 못하며, [4성제]
인(因)을 알지 못하고 인이 일으키는 법을 알지 못하며, [인과법]
착함과 착하지 않음을 알지 못하고, 죄가 있고 죄가 없음과 익히고 익히지 않음과 못나고 뛰어남과 더럽고 깨끗함과 연기에 대한 분별을 모두 알지 못하며, [응보, 연기법]
6촉입처를 사실 그대로 깨달아 알지 못하고, 이러저러한 것을 알지 못하고 보지 못하며, [66법]
빈틈없고 한결같음[無間等]이 없어 어리석고 컴컴하며,
밝음이 없고 크게 어두우면 이것을 무명이라고 하느니라.
세존께서 설한 무명의 본래 의미는..
고뇌를 일으키는 근본 원인을 찾아 나서서 역관으로 발견해 가다..
고뇌는 무엇을 멸하면 고뇌가 멸할까?.. 생노병사를 멸하면 고뇌가 멸한다. 하면서..
마지막 단계에 '무명을 멸하면 일체 고뇌가 멸하여 다시는 생기지 않는다; 는 것을 통찰하셨다.
그런데 말이다. 고를 멸하려 수행 노력하지 않는 자일수록 더욱 "무명이 무엇이냐"고 악착같이 물으니
대답 안할 수도 없고..
하여 무명이란 시공인 세계를 모르고, 4성제를 모르고, 업보와 12연기를 모르는 것 이라고 설명한다. 아마도 경 수집 기록자가 세존께서 이곳저곳에서 시설하신 무명을 하나로 모아 놓은 것은 아닌지?..
그런데 고타마 수행자 였을 때 [지금 여기에 있는 나]에게 고를 일으키는 근본원인이 있어 그것을 멸하면 다시는 고가 생기지 않는 것을 관찰하여 그것을 무명이라 이름했을 뿐이다.
만일 부처님이 그 이름을 '꼴통' 이라 하셨으면.. '꼴통'이라 부르며 그 의미는 저와 같다고 하셨겠지.
잘 모르는 것[무명]이지만 나에게 괴로움을 일으키는 원인이 아니라면 관심없는 무명이 된다.
우주에는 물론 깊은 바다 속에 만 해도 아직도 우리가 모르는 생명체들이 우굴거린다고 학자들은 주장하는데.. 존재하지만 우리가 모르고 있을 정도로 나에게 고를 일으키는 근본 원인이 아니라면 그것을 모르나 굳이 그것을 '무명'이라 하지 않는다.
그러니 누가 "불교에서 가르치는 무명이 뭐요?" 하고 물으면..
'자기자신에게 괴로움을 일으키는 근본 원인이다.
누군가 괴로움을 멸하려 의지를 세웠다면 무명을 멸해야만 한다'
고 분명히 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