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하늘 시조향 제1회 정모에 다녀와서
7일까지 마감인 <문학과 비평> 연재물 20여 쪽을 새벽 3시까지 완료하여 전송하느라
잠을 설치고 7시30분 집을 나서면서도 발길이 새털처럼 가벼웠던 이유는
좋은 일로 좋은 만남을 찾아가기 때문이었다.
입추임에도 역시나 익산보다는 훨씬 더 더운 대구이다.
시하늘 정모나 달빛시산행과 시조협회 행사에 몇 차례 발걸음을 하다보니
대구 말의 악센트가 귀에 익고 정도 많이 든 거 같다.
감로수님의 둘째 따님 결혼식이 2시에 인터불고 호텔에서 있는데
터미널까지 마중 나오신 청강님과 함께 식장의 맨 앞쪽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환상에 가까운 아름다운 결혼식에서 축시 낭송을 한 후,
백산님 내외분께서 詩하늘 시조향의 제1회 정모가 열릴 '술마을밥고을'까지
데려다 주셨다.
옷을 갈아입고 오신다는 찬솔님을 기다리며
주말이라 시골에 가기 위해 한 시간 먼저 도착할 거라고 전날 저녁에 전화를 주셨던
전향님을 생각하며 빙그레 미소를 짓는데 백산님께서 전화를 주셨다.
시조향 행사에 함께 참여하시기로 한 백산님은 갑자기 외국 손님이 오게 되어
불가피하게 6시까지 공항에 나가게 되었노라며 거듭 양해를 구하시더니
혼자 기다리고 있을 거 같아 잠시 수다(?)를 떨고 갈 겸 데이트하러 오신다는 거였다.
그 사이에 찬솔님이 선비처럼 시원스런 모시 적삼을 걸치고 만면에 웃음을 지으며 나타나셨다.
2차로 단산지에서 음악 감상을 할 때 필요한 간식거리 장을 보기로 약속했던 터라 미리 오신 거였다.
백산님의 '인생 후반을 멋지게 살자'는 열변을 들으며 그동안의 소식이며 삶에 대한
흥미진진 이야기를 나누던 중 전향님이 들어왔다.
詩하늘 게시판에 그토록 열심히 좋은 글을 올려 주심에 늘 감사한 마음인데
전에 보았을 때보다도 더욱 환하고 맑은 모습이어서 참 좋았다.,
백산님과 찬솔님의 구수한 이야기에 고개를 끄덕이며 웃다가 백산님은 공항으로 떠나셨고,
개량한복 차림의 가우님이 전보다 더 좋아진 모습으로 들어와 악수를 청하셨다.
詩하늘에 대한 어느 의견을 나누면서 물 컵의 맨숭맨숭함이 소주 컵의 알딸딸함으로 바뀌었다.
웃음소리가 커질 무렵, 아름다운 어부인을 동반한 star54님이 등장하였다.
ster54님의 옆지기인 조영숙 님에게도 이름표를 달아 드린 후
감로님 결혼식에서 선물로 받은 덩킨도너츠를 나눠 먹었다.
마파두부 안주와 함께 열기가 더해갈 즈음 찢어진 청바지 차림의
언제나 청년인 모습의 D202님이 들어왔다.
수일 전에 하늘꽃님을 통하여 만고님('D202'의 아이디보다는 역시 '만고강산'의 아이디가
편하고 좋아서 이후로는 제 맘대로 만고님으로 쓸 것임을 양해 바라면서...^^)의 등장으로
어깨가 든든해진 찬솔님의 눈빛을 읽을 수 있었다.
조금 후 모임 장소의 주차장에서 "모임 장소가 어디이며 몇 분이나 나오셨나요?" 묻는
예강 황인동 시인님의 조크가 전화선을 통하여 들려왔다.
그리고 이내 밤색 계열의 개량한복 차림으로 들어오셨다.
얼추 정모 계획을 짜면서 전부터 듣고 싶었던 예강님의 색소폰 연주를 부탁드렸는데
휴가 첫 번째 계획으로 시조향에 젖고 싶다하심이 얼마나 고맙던지!
확 트인 너른 공간이라 에어콘과 선풍기로는 폭염 속 실내 온도가 그리 시원하지 않았음에도,
시를 사랑하는 마음이 모이니 더위도 아랑곳없이 흥미진진 이야기가 이어졌다.
자타가 인정하는 시하늘의 살림꾼인 우가희님이 시조향 모임이라 '와야할 지 망설였었다.'는
말과 함께 고운 모습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조금 후에 지난 번 詩하늘 정모에서 검정 야구모자와 등산복 차림으로 나타나
모두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던 폭군님이 역시 검정색 티셔츠로 등장하셨다.
다음 날에 산악회 등반이 있음에도 천안에서 와 주신 성의에 감사한 마음 물씬...
이야기가 무르익을 즈음 남편과 아이는 우방랜드에서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며
가족이 함께 상주에서 오신 북별님이 들어왔다.
글 느낌과는 사뭇 다른 수줍은 듯 아담한 모습을 보며 매우 반가웠으며,
포항에서 오시느라 송글송글 땀이 맺힌 시주머님을 뵐 수 있어 참 좋았다.
찬솔님의 인사 말씀이 있은 후 "화이팅!"을 외치며 건배를 한 후,
낙지전골을 먹으며 훈훈한 이야기를 나누는데 '팔공산방'에서 연락이 왔다고 한다.
2차를 팔공산방으로 갈 것인가, 단산지로 갈 것인가 의견을 나누었는데
예정대로 단산지로 가게 되었다.
작년 4월11일이었다.
단산지에서 달빛시산행을 함께 한 후 호수에 어린 달빛이 하도 고와
시조 한 수 안을 수 있었다. 그 날의 호수는 얼마나 맑고 곱던지...
오늘의 호수 주변은 열대야를 피하여 돗자리를 깔은 뭇사람들로
달도 없는 사위가 들썩들썩하는 거 같았다.
예전의 그 곳에 자리를 폈다.
팔공산방 대금반에서 오신 산골소년님(산방 주인님)과 장 지점장님 이하
여러 회원들과 수인사를 나눈 후 합석하였다.
멋진 대금 연주를 듣고 예강 시인님의 색소폰 대신 아코디언 연주를 들으며
별빛 내린 단산지 호수는 언제나 아름답다고 느꼈다.
작년 가을의 낙엽 뒹굴던 수성못도 운치가 있지만 오색 불빛이 어린 단산지못의 물결을 보며
모르는 듯 아는 듯, 오는 듯 가는 듯 인연의 소중함을 재삼 새겼다.
찬솔님과 우가희님이 장을 봐 온 독특한 향의 막걸리와 맛있는 두부와 과일과
치킨 등의 먹거리를 먹으며 찬솔님의 사회로 가우님의 시낭송을 들었다.
모임이 있는 줄 알면서 오지 않을 수 없다는 목련님이 오셔서 인사를 나눴으며,
인터불고 호텔에서 사온 '시조향 제1회 정모' 축하케잌을 커팅하는 순간
가슴속에 뜬 달빛을 안았다.
시조향 운영자이신 찬솔님께서 보충수업 하느라 바쁜 와중에도 모임 장소를 물색하고
여러모로 수고가 많으셨는데 먼 거리에 있음에 제대로 도와드리지 못하여 죄송하였다.
또한 그동안 사진 속에서 또는 이야기를 통하여 팔공산방이 마음 한 켠에 한 폭의
아름다운 그림으로 그려져 있었음에도 갈 길이 멀어 가보지 못하여 아쉬웠는데
산방 주인님과 이화님 그 자리에 함께 하셨던 여러 회원님들의 기대처럼
낙엽이 우수수 떨어지는 시월의 마지막 밤을 기다려 본다.
가능할 지 모르겠으나 '꿈은 이뤄진다'는 희망으로...
~~~
늦은 시간임에도 동대구역까지 배웅해 주신
가우님, 찬솔님, 예강님, 우가희님, star54 부부님, 북별님,
단산지에서 오는 길에 인사도 못하고 헤어진 만고님,
미리 자리를 뜨셨으나 그 시간까지 마음으로 함께 해 주셨을 전향님과 시주머니님,
대금 연습 중에 귀한 시간을 내 주시어 온 마음을 황홀하게 해 주신 팔공산방의 회원님들,
좋은 시간을 함께 나눌 수 있어서 정말 기뻤습니다.
아름다운 선율이 검은 산을 돌고돌아 단산지 호수에 내리던 그 순간의 감동을
영원히 잊지 못할 것입니다.
1시17분 대전역에 내려 출구에서 기다리고 있는 옆지기와 함께
대리운전으로 익산에 도착하니 3시...
몸은 무척 피곤하지만 마음은 꽉 차 오르는 듯 뿌듯하였답니다.
단산지에서의 또 하나의 추억을 담을 수 있었기에...^^
휴가철이며 행사 일정 때문에 함께 하지 못한 회원님들에게
어제의 정모 소식을 주절주절 전하면서,
다음에는 더 많은 님들이 함께 하여 멋진 시간을 공유할 수 있기를 기원해 봅니다.
입추 후에도 기승을 떨치는 복더위에 건강 유의하시길 바라면서
작년에 단산지에서 지었던 시조 한 수 읊조려 봅니다.
달무리
운정 성혜린
새끼줄 풀면서
망망(茫茫)히 뜨더니
알밤 같은
한숨으로
더딘 걸음이더니
그대 늘,
이즈러진 그림자로
눈물짓는 회한이여
외로운
등불 하나
아미로 밝혀 들고
뿌옇게
얼룩지며
실루엣을 남기더니
그리움
생환하고파
번져 가는 미리내여
첫댓글글도 사진도 아직 비몽사몽중에 올리기에 두서가 없답니다. 참석하신 님들의 모습을 다 담아서 올려야 함에도 제 디카가 주인을 닮아서 그만 더위를 먹었나 봐요. 처음 몇 컷 외에 나중에 찍은 사진이 전부 흐릿해서 올리질 못하여 죄송죄송죄송))) 다음 번에는 잘 찍어서 올릴게요.
가우님, 예강님, 전향님, 우가희님, 시주머님, 백산님, 청강님, 그리고 팔공산방의 대금연주반 여러 님들... 정말 감사했어요. 그 고마움 잊지 못할 겁니다. 그리고 찬솔님...백두대간 산행 다녀오시걸랑 대금반 회원님들께 안부 전해 주시고 그분들의 주소 좀 알려 주셨으면...
스타님, 이렇게 자상한 흔적을 보니 잘 가신 거 같아 마음이 놓이네요. 열심히 하시는 그 마음이라면 뭐든 다 잘하실 것이며 이룰 수 있을 거라고 봐요. 시조의 향기를 위하여, 아름다운 시간을 위하여 더욱 열심히 나아가기로 하며 조영숙 님께도 안부 좀 꼭 전해주세요...^^
첫댓글 글도 사진도 아직 비몽사몽중에 올리기에 두서가 없답니다. 참석하신 님들의 모습을 다 담아서 올려야 함에도 제 디카가 주인을 닮아서 그만 더위를 먹었나 봐요. 처음 몇 컷 외에 나중에 찍은 사진이 전부 흐릿해서 올리질 못하여 죄송죄송죄송))) 다음 번에는 잘 찍어서 올릴게요.
star54님, 막차를 놓치면서까지 끝까지 함께 하셨는데 오늘 아침에 집에 잘 도착하셨는지 안부 궁금하답니다. 만고님과 북별님과 폭군님도 잘 가셨는지요...? 바쁜 시간 틈내어 참석해 주셔서 참 고마웠어요. 건강하시고 좋은 글 많이 쓰시길 빈답니다.
가우님, 예강님, 전향님, 우가희님, 시주머님, 백산님, 청강님, 그리고 팔공산방의 대금연주반 여러 님들... 정말 감사했어요. 그 고마움 잊지 못할 겁니다. 그리고 찬솔님...백두대간 산행 다녀오시걸랑 대금반 회원님들께 안부 전해 주시고 그분들의 주소 좀 알려 주셨으면...
깨비님, 휴가 조정까지 하시고 세차까지 하셨음에도 할머님 부고에 참석지 못하셨네요. 진심으로 할머님의 명복을 빌어드립니다. 빗발님, 최광일님, 어안님, 스잔나님, 호준님, 밀서님, 순돌이님...군산의 시조시인님들...다음 기회에 함께 하시어 기쁜 시간 공유하시길 빕니다. 폭염에 건강 유의히시고 행복하세요~~~^^
혜린님 잘 가셨군요. 글로만 뵙던 분들을 실제 만나면 서먹할거라는 졔 예상과 달리 무척 반가웠어요. 단산지 물가라 밤이면 시원할지 알았는데 날씨가 너무 더워서 모두에게 송구했구요. 다음 모임엔 제가 먼저 찬솔님께 여쭈어서 준비를 할게요.
우가희님...정말 수고 많으셨어요. 평소에도 많이 느꼈지만 재삼 얼마나 많은 역활을 하시는지 실감했답니다. 가희님, 전향님 사랑합니다!
배웅하고 돌아 오면서 익산이 어디쯤인지 생각했답니다. 먼길 고생 하셨습니다. 마음속 손풍금소리를 보냅니다
먼 길, 힘드셨지요. 끝까지 함께 하지 못해 무척 미안했어요. 늘 건강하시고 즐겁운 날 되시길 바래요.
부지런도 하셔라. 참 수고 많으셨습니다. 더욱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뵙게 되기를 기원합니다.
예강 시인님, 안녕하세요? 지난 토요일,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아름다운 연주를 들려 주셔서 매우 감사했어요. 마음 속 손풍금 소리 또한 감사드리오며 휴가 기간 내내 즐겁고 뜻 깊은 시간 되시길 빕니다.
전향님, 책을 두 권이나 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오는 길, 기차 안에서 보다 잠이 들었는데 틈나는 대로 잘 읽을게요. 상큼한 월요일 되세요~^^
가우님...이제껏 행사 중에서 지난 토요일에 제일 많이 드신 것 같다고 하셨지요? 그만큼 책임이 무겁다는 것을 알 수 있었지요. 잘 드시는 모습이 보기 좋았는데 땀을 너무 많이 흘리시데요. 그저께 참 감사했고요. 덥지만 유익한 여름 나시길 빈답니다...^^
혜린님, 여독이 채 않풀리셨을텐데 이렇듯 좋은 글 올려주시고 벌써 사진까지 올려주셨군요. 감사합니다. *우가회님, 무더운 날씨에 수고 많으셨습니다. 잊지 않겟습니다. *예강님, 다음은 섹스폰 연주 들을 수 있겠지요. 고맙습니다.
*전향님, 먼저 도착하셔서 반가이 맞아 주시니 참 고마웠습니다. 건강하시길... *가우님, 건네주신 시집 감동깊게 읽고 있습니다. 주옥같은 시낭송 모습 기억할께요.
상세한 후기 고맙습니다. 혜린 시인께서 이번에 너무 수고가 많으셨습니다. 이번 모임을 계기로 시조향을 더욱 재미있게 운영해 봅시다. 고맙습니다.
스타님, 이렇게 자상한 흔적을 보니 잘 가신 거 같아 마음이 놓이네요. 열심히 하시는 그 마음이라면 뭐든 다 잘하실 것이며 이룰 수 있을 거라고 봐요. 시조의 향기를 위하여, 아름다운 시간을 위하여 더욱 열심히 나아가기로 하며 조영숙 님께도 안부 좀 꼭 전해주세요...^^
찬솔님, 잠시 백산님과 인사 나누고 있었답니다. 저는 한 일이 하나도 없고 찬솔님께서 많이 신경을 쓰셨는 걸요. 그리고 보이는 듯 아니 보이는 듯 지켜봐 주시니 시조향이 든든하다는 거, 모두들 느끼실 거예요. 언제나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