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은 잡신(雜神) 노릇은 하지 않는다. 잠깐 보이는 이적(異蹟)
기사(奇事) 같은 것을 하고자 영원한 하느님이 한 곳 사람들 보는 앞
에서 신통변화(神通變化)를 부릴 까닭이 없다. 이런 뜻에서 하느님은
우리가 바라고 생각하는 것 같은 신(神)은 아니다. 참이신 하느님은 없
이 계신다. 신통괴변은 하느님이 하는 것이 아니다. 하느님은 무한한
시간과 무한한 공간이라 큰 늘이요, 한 늘이다. 곧 무한 우주다. 우
의 머리 위에 계셔 하느님이시다. 이 하느님을 아버지로 모시는 아들은
큰나(大我)요 참나(眞我)라 남을 해칠 것도 없고 요구할 것도 없다.
남이란 없기 때문이다. 그러니 자유(自由)이다. 남이 있으면 자유에 제
한을 받게 된다. (1957)
첫댓글 없이 계신다는 말은 眞空妙有로도 말하고 體用으로도 말한다. 없이는 초월적 神이요 계신은 우리와 함께하는 세속화된 神이다. 없이는 우리가 인식하거나 체험할 수 없는 무한한 절대적 神이고 계신은 지금 여기에 현존하여 우리가 하나되어 체험할 수 있는 신이다. 그런다고 神이 둘인 것이 아니라 相入相卽하여 理事無碍하고 事事無愛하여 본래 그대로 不動如如한 하나의 神이다. 다석선생님의 神의 이해와 체험이 이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