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승 스님 사망의 비밀
지난 11월 29일, 자승 전 조계종 총무원장이 화재로 사망한 일을 계기로 한국불교를 한 번 정리해 봅니다.
1. 한국 불교는 크게 조계종과 태고종으로 나뉨.
2. 원탑이 조계종이고, 태고종이 많이 뒤처진 2위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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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조계종은 '비구'라고 하는 결혼하지 않는 스님들 집단이고, 태고종은 일본처럼 '대처승'이라고 결혼을 하는 스님들 단체임.
4.1954년, 한국의 절은 일본처럼 결혼을 하는 대처승들이 운영을 하는 경우가 많았음.
5. 해방직후 기준으로 대략 대처승 7천명에 비구승 700명의 10:1의 구도였다고 나옴.
6. 대처승들은 가족이 있다 보니 와이프와 자식들에게 절 재산을 물려주는 등 대처승의 부패가 사회문제가 됨.
7. 일본을 극혐했던 대통령이 “결혼을 하는 중들은 중이 아니니 절을 떠나라"라고 하자, 대통령의 발언에 힘을 받은 비구승들이 절 접수에 나섬.
8. 소수의 비구승들이 다수의 대처승들이 가지고 있는 절을 접수하는 과정에서 몸싸움이 빈번했고, 행동 대원급 몸싸움 인력이 필요해 짐.
9. 그러자 시중의 깡패들이 머리를 깎고 중노릇을 하며 행동 대원으로 앞장서는 일들이 생기게 됨.
10. 4.19로 대통령이 바뀌자 대처승이 다시 힘을 받음.
11. 대처승들도 시중의 몸싸움 인력들을 받아들여 비구승들에게 뺏긴 절을 다시 접수하는 일에 나섬.
12. 군사정권이 들어오며 분위기가 무시무시해지고, 비구와 비구니, 대처승을 모두 합쳐서 조계종을 만들자 싸움은 소강상태에 접어듦.
13. 나중에 대처승들이 태고종으로 다시 떨어져 나갔지만, 조계종의 시작은 군사정권하에서의 전체 불교의 통합이었음.
14. 문제는 머리를 깎고 절로 들어온 위장취업 폭력배들이었음.
15. 폭력배들이 중노릇을 하다 보니 의외로 이것이 할만한 것을 알게 됨.
16. 현금도 짭짤하게 들어오고, 의식주가 해결되며, 순하고 만만한 기존 스님들을 컨트롤 하기도 쉬워 꿀 보직으로 보인 것임.
17. 당시 절로 들어온 폭력배들의 상당수가 사회로 복귀하지 않고 중으로 눌러앉아 버림.
18. 이들이 싸움 실력과 조직생활에서 익힌 리더십을 바탕으로 무럭무럭 커서 80년대에는 작은 절의 주지가 되기 시작함.
19. 주지가 된 후 절을 조직의 구역 개념으로 생각하고 옆의 절을 접수하는 등 영역 확장에 들어감.
20. 영역 확장 과정에서 충돌이 시작됨.
21. 조직에서 영역 다툼을 하듯이, 몸싸움뿐만 아니라 투서와 소송 등 다양하고 지저분한 방법으로 절 뺏기가 이뤄진 것임.
22. 신군부가 정권을 잡은 계엄령시절, 이들은 '이때가 기회다' 하고 투서질을 시작함.
23. 대략 A는 B가 나쁜 놈이라고 신군부에 투서하고, B는 A를 투서함.
24. C에게 물어보면 A, B 모두 나쁜 놈이라고 해서 마지막에 고승한테 물어보니 A, B, C 모두 나쁘다고 하는 식이었음.
25. 불교에 문제가 크다고 판단한 신군부가 절들에 들어가서 중들을 검증함.
26. 나쁜 짓이 심한 중들은 삼청교육대로 보내고, 조금 나쁜 급들은 절에서 쫓아냄.
27. 나쁜 중들이 쫓겨난 것도 많지만 신군부 정권에 부정적인 일반 스님들까지 쫓겨나는 경우가 있었고, 이것을 '10.27법난'이라고 부름.
28. 비구승과 대처승의 싸움에서 분쟁이 시작되어 비구승이 완승했지만, 유입된 깡패들이 두고두고 지저분한 불교 분쟁의 불씨가 됨.
29. 한국 불교 조계종은 범어사, 통도사 등 24개 교구본사의 느슨한 연합으로 교구본사는 본사 주지가 원탑임.
30. 연방제 국가로 미국 대통령이 미국의 주지사들을 컨트롤하는 것과 비슷하게 24개 교구본사를 견지동에 있는 총무원에서 컨트롤함.
31. 조계종은 강력한 24개 지방자치단체와 약한 중앙정부의 구조임.
32. 교구본사의 힘이 세다 보니 교구본사의 장인 주지스님의 권한이 막강함.
33. 교구본사 주지스님의 가장 큰 권한은 교구당 30~120개까지 가지고 있는 말사라고 부르는 작은 절들의 주지스님을 선임할 수 있는 것임.
34. 이들 작은 절들이 교구의 주 수입원이라 그러함.
35. 입장료나 신도들의 일반 성금이 절의 주수입으로 알고 있으나 현실은 다름.
36. 절의 가장 큰 수입은 49재 수입임.
37.사람이 죽으면 7일마다 7번의 심판을 받는다고 믿는데, 심판을 받는 날에 맞추어 49일 동안 7번 재를 지내는 것을 49재라 함.
38. 한 번에 오십에서 백만원쯤 들여서 여섯 번 재를 올리고, 마지막 한 번은 '천도재'라며 세게 해서, 이백에서 천만원까지 돈이 들어가는 것임.
39. 주된 수입이 천도재에서 나오다 보니 큰절인 본사보다 말사라고 하는 작은 절들이 돈이 되는 구조로 돌아감.
40. 주지가 바뀌면 신임 주지스님이 말사 주지를 교체하는 일명 절 뺏기가 시작됨.
41. 신임 주지와 기존 주지 간의 권력이동 과정임.
42. 신임과 기존 주지 간 협의가 잘 안되면 보통 '주지 집무집행 방해금지 가처분 선고'를 받은 뒤 집달리와 함께 절을 접수하러 가게 됨.
43. 과거 신흥사가 이 과정에서 사망사고가 발생하는 등 사회적 이슈가 되기도 함.
44. 신흥사는 한국의 사찰중 Top5의 수입을 올리는 곳인데, 어느 문중에도 소속되지 않은 절이라 협의가 힘들었기 때문임.
45. 교구본사는 보통 문중이라고 하는 파벌이 경쟁하는 구도임.
46. 문중은 일종의 학연으로 누구에게 배워서 스님이 되었냐가 중요하고, 배움을 받은 스승이 속한 문중에 자동 가입하게 됨.
47. 한국 불교는 .선불교의 본류라는 경허스님에서 이어오는 덕숭문중과 3.1운동 당시 민족대표 33명 중 1명이었던 용성 스님에서 시작된 범어문중이 투톱임.
48. 1위 문중인 덕숭문중은 만공스님을 거쳐 금오스님으로 이어져 옴.
49. 금오스님의 제자들이 수덕사를 종가절로 해서 불국사와 법주사, 금산사 등 메인급 절들의 주지스님을 맡아 세력이 커지다 보니, 덕숭문중과 금오문중을 분리해서 보기도 함.
50. 2위 문중인 범어문중은 범어사가 종가 절이고 해인사, 화엄사, 관흠사, 쌍계사, 대흥사, 신흥사 등의 주지스님을 역임하고 있음.
51. 투 탑은 이들 두 문중이지만 기타 문중들도 상당수 존재함.
52. 3위급 문중인 경봉문중의 통도사, 효봉문중의 송광사, 백파문중의 백양사, 탄옹문중의 직지사, 운하문중의 봉선사 등이 군소 문중들임.
53. 총무원장은 24개 교구본사에서 10명씩 240명의 선거인단과 총무원의 81명 종회 의원 등 총 321명이 투표로 선정함.
54. 조계사 내에 위치한 총무원 공간을 확보하면 종단 전체의 권력을 잡는다는 인식이 있어 총무원장 선거가 무시무시함.
55. '여의도는 절대 견지동을 따라올 수 없다'는 말이 정설로 도는데, 여의도는 국회, 견지동은 조계사 총무원이 있는 동네임.
56. 총무원장 선거는 이권 쟁탈전임.
57. 스님 도박 사건, 룸살롱 사건 등 온갖 사건들이 터져 나오는 것들도 대부분 이 시기임.
58. 다른 후보 측에서 증거를 확보해서 제보하는 경우가 많다고 함.
59. 일반인들은 불교 내부의 이런 복잡한 내용보다 절을 가지 않고 등산만 하는데 입장료를 받는 것 등이 더 민감할 것임.
60. 나름 이유가 있음.
61. 조선시대에 큰 절들은 산 단위로 자기 영역을 가지고 있었음.
62. 조선시대에는 농사를 짓지 못하는 땅은 쓸모가 없다고 생각했고, 절이 있는 산이 딱 그랬음.
63. 무슨 산 하면 그건 어느 절 소유였고, 절이 산을 가지고 있는 것에 다들 별 관심이 없었던 것임.
64. 일제강점기 일본은 절이 소유한 산의 범위를 크게 좁혀서 절 주위 몇 킬로까지만 절 소유로 인정해주고 나머지는 국유림으로 바꿔버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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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 절의 입장에서는 소유 부동산이 강제적으로 줄어든 것이라 국립공원, 도립공원을 만들어 입장료를 받도록 해 주는 것으로 불만을 다독여준 것임.
66. 일반인, 특히 등산객 입장에서는 절을 보러 가는 것도 아닌데, 절 주위를 지나간다고 입장료를 내라고 하는 것은 불합리하게 보일 것임.
67. 절들이 주장하는 말은 "푼돈 입장료 안 받을테니 강제로 국유화한 내 땅 돌려달라"임.
68. 결국 돈 문제임.
69. 조계
첫댓글 감사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