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르만리(Harmanli)는 세계 각지에서 튀르키예를 지나온 난민들이 불가리아에서 처음으로 도착하는 지점이다. 불가리아-그리스-튀르키예 국경 삼합점에서 불과 50km 떨어진 이 도시는 증가하는 난민 유입 대응을 위한 주요 장소로 떠올랐다. 하르만리 소재 불가리아내 최대 규모의 난민 센터는 1,710명까지 수용 가능한데, 2020년 이후 점유율이 300% 상승했다. 그러나 이렇게 급증하는 난민 인구는 심각한 어려움에 직면해 있으며, 현재 제공되는 서비스로는 센터에서 발생하는 긴급 의료 수요에 대응하기가 어렵다.
시리아 출신 6세 라린(Larine)이 하르만리 소재 국경없는의사회 진료소에서 모친과 함께 진료를 받고 있다. 2023년 8월. ©Ghada Safaan/MSF
인도적 여건
하르만리에 도착하는 난민들은 안전과 보호를 찾는 과정에서 계속되는 분쟁을 피하고, 파괴적인 지진의 여파에 대처하며, 불충분한 인도적 대응과 씨름해야 하는 등 수많은 어려움에 직면한다. 튀르키예 상황이 변화함에 따라 더 많은 사람들이 유럽에서 안식처를 찾도록 내몰리고 있으며, 이는 보다 먼 거리를 이동해야 하는 고된 여정에 나서는 경우가 많음을 의미한다. 튀르키예를 가로지르는 여정은 길고 험난한 길로 이루어져 특히 힘든데, 혹독한 겨울 날씨와 난민 접수 및 등록 센터(RRC)에서의 열악한 환경 때문에 불가리아에 도착했을 때 어려움이 가중된다. 난민들이 어려운 상황을 헤쳐 나가고 있는 가운데, 보건 수요는 심화되고 있으며 이러한 외딴 지역에서 부족한 의료 인력 및 자원으로 인해 상황은 악화하고 있다. 난민 개개인의 굉장한 회복력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건강 상태는 불안정한 상황으로, 난민들이 피란 여정과 하르만리 센터 도착 시점에 이들의 긴급한 의료보건 문제에 대응할 수 있도록 즉각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2023년 8월부터 하르만리 난민 등록 센터에서 지내고 있는 한 남성은 “계속 피난해야 하는 것도 이젠 지쳐요. 그냥 다른 사람들처럼 더 나은 삶을 살고 싶을 뿐입니다. 그저 행복하게 살고 싶을 뿐이에요”라고 전했다. 2023년 11월. ©Saša Sretenović/MSF
불가리아 국경지대 국경없는의사회 대응
이러한 수요를 인식한 국경없는의사회는 2023년 7월에 불가리아 국경 지대에서 대응 활동을 시작했다. 하르만리 난민 센터에서 소규모 진료소를 운영하기 시작한 이후, 국경없는의사회 팀은 1차 의료 진료, 성·생식 보건 서비스, 비감염성 질환 환자 지원을 포함하여 총 3,262건의 진료를 제공했다. 감염 확산을 부추기는 열악한 위생 환경으로 인한 긴급 보건 수요가 최우선시되고 있다. 또한 국경없는의사회는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한 질환을 앓고 있지만 치료받지 못한 환자들을 이송하기 위해서도 적극 노력하고 있다.
하르만리 난민 등록 센터에서 국경없는의사회 활동을 지원하는 한 봉사자는 “약을 받으러 가거나 국경없는의사회 팀에게 진료를 받으러 갈때 ‘저 사람은 의사고, 나는 환자다’라는 생각은 안 듭니다. 그냥 다같이 한 가족같은 느낌이에요”라고 전했다. 2023년 11월. ©Saša Sretenović/MSF
불가리아 국경 난관
불가리아에서는 의료 인력난이 큰 문제인데, 이는 하르만리에서 난민을 위한 효과적 개입 역량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불가리아 보건 체계에는 특정 제약 사항이 있어, 난민들은 무상 치료를 받으려면 의사면허를 취득한 일반의(GP)로부터 진료의뢰서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등록 센터에서 일반의 진료가 불규칙하게 제공되어 긴급 또는 만성 질환 위주로 제공되는 필수 의료서비스 접근에 어려움이 발생한다.
의료서비스 외에도 정신건강 및 사회법률 서비스가 필요하며, 행정 절차·등록·진료를 위한 통역 서비스와 사회복지 지원도 제한적인 상황이다. 또한 추운 날씨에 적절한 침대 커버가 부족하고 보호자 비동반 미성년자를 위해 지정된 안전 구역이 계속 부재하는 등 여러 문제들이 있다.
하르만리 난민 센터에서 활동하는 국경없는의사회 보건증진 팀. 2023년 8월. ©Ghada Safaan/MS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