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깨를 털었습니다
저희 법인의 탄현교육관 텃밭에는 봄부터 가을까지 고추, 오이, 가지 등 열매채소와 감자, 고구마, 토란 등 뿌리채소, 그리고 상추 아욱, 배추 등 잎채소와 완두콩, 강낭콩, 참깨, 들깨와 같은 곡물을 심었습니다. 곡물은 일반적으로 봄에 파종하여 가을에 거둬들입니다. 이제 영근 곡식을 거둬들이는 가을걷이 시기가 되었습니다.
탄현교육관 텃밭에 콩류와 깨류를 많이 심는 까닭은 쌀, 보리와 같은 곡물은 수확 후 방앗간에 가서 낟알을 찧어야 하는 불편함이 따르기 때문입니다. 텃밭에 심은 곡물 가운데 마지막으로 심어 수확하는 것이 들깨입니다. 지난 6월 소서(小暑) 어간에 완두콩을 수확한 빈 이랑에 거름을 내어 들깨 모종을 심었습니다.
들깨는 본래 인도와 중국에서 들어온 종자로 통일신라 때 재배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들깨는 심기만 하면 뿌리를 잘 내리고 가뭄이나 장마에도 잘 버티므로 비교적 기르기 쉬운 작물입니다. 그리고 잎에 독특한 향이 있어 잎을 먹기도 하며, 주로 깨알을 짜서 기름을 내어 먹거나 가루를 내어 음식물에 섞어 먹기도 합니다.
들깨는 6월 중순에 심어 한로(寒露) 즈음에 베어 말린 뒤 대엿새 뒤에 바로 털어야 합니다. 늦으면 깨알이 이삭에서 바닥으로 쏟아져 내리기 때문입니다. 기실 10월 8일에 들깨를 베어 널었으므로 늦어도 열흘 전에 털었어야 합니다. 하지만 비와 안개 때문에 들깨 이삭이 축축하게 젖어 어쩔 수 없이 쉼터로 옮겨 말려야 했습니다.
시월 마지막 주 일요일인 10월 29일에는 법인의 임직원과 자원봉사자들이 탄현교육관에 모였습니다. 그래서 베어 널었던 들깨를 털고, 뽑아놓은 가짓대를 옮기는 한편 수확을 끝낸 이랑의 폐비닐을 걷어 거름 봉지에 넣은 뒤 수거장으로 옮겼습니다. 그윽한 국화꽃 향기와 더불어 들깨의 고소한 내음이 온몸에 밴 하루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