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스 24 독자 리뷰 옮김
자연 속에 핀 동심
김미라 동시집 『하늘 시계 작동 중』(2024, 청개구리)을 읽고
자연에 순응하는 삶이 행복한 삶이라고 자연을 따뜻하게 바라보는 동심으로 가득 찬 자연 친화적인 동시집이 나왔다.
김미라 동시인은 광주대학교 문예창작과 대학원을 졸업했다. 2002년 아동문예문학상과 2004년 《무등일보》 신춘문예에 동시가 당선되었다. 광주·전남 아동문학인상, 광주문학상, 박종화 문학상을 수상했다. 동시집 『엘리베이터 타고 우주여행』, 『마법사는 바로 나!』, 『어느 쪽으로 갈래?』, 『마음이 말랑말랑』이 있다. - 작가 소개에서
전병호 동시인은 「재미있는 동시 이야기」에서
“김미라 시인의 시는 대자연의 질서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 삶을 보여주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자연의 법칙을 지키며 살아갈 때 우리는 정상적인 살아갈 수 있습니다.”
“동시집을 낼 때마다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시인”이라고 김미라 작가를 소개했다.
「하늘 시계 작동 중」은 총 4부로 나눠서 55편의 동시가 실렸다.
자연세계를 통해 어린이들에게 인간세계를 알려 주는 일은 쉽지 않을지도 모른다. 김미라 작가는 그만큼 자연을 좋아하고 자연적인 삶을 추구하는 사람이라서 자연에서 동심을 발견하고, 어린이들이 쉽게 알 수 있도록 동시를 썼다.
자연이 참 자연스럽다.(「봄」)라고 말하고, 눈으로 읽는 봄 입으로도 먹는다.(「계절 밥상」)라고 말한다. 별들이 시골을 좋아하는 이유도 그는 안다. 다음 동시를 보자.
아무것도 하기 싫어!
먹구름 이불 뒤집어 쓴
해님
심심했나 보다
빠끔히 구멍 뚫고
내다본다.
이제 곧
맑아지겠다.
- 「나도 그랬어!」 전문
김미라 작가는 어린이의 마음을 너무도 잘 아는 작가다. 심통을 부리다가도 금방 호기심을 드러낸다. 그러다가 스스로 맑아진다. 마음껏 뒤섞여 뒹구는 (「낙엽」)을 보며 어린이들의 자유로운 놀이 활동의 모습을 그렸다. 「얼음」에서는 두꺼운 얼음이 물고기를 보호해 주는 보호막으로 보았다. 「토란」에서는 토란잎에 맺힌 이슬방울을 땀방울로 표현했다. 노력에 대한 가치를 인정해 주고 칭찬해 주는 따뜻한 마음이 느껴진다.
자연 공부
- 아들
이리 좀 와 볼래?
- 왜요?
공부하라더니.
베란다로 나갔어요.
우와,
보름달이 두둥실!
책상에 앉아 책만 본다고 공부가 되는 것은 아니라고, 진짜 공부는 자연을 직접 마주하고 느끼는 거라고 알려 준다. 나무의 나이테도 살펴보고, 옥수수의 수염도 살펴보라고 한다.
하늘 시계도 설명해 준다. 작가의 말처럼 일침, 월침, 시, 분, 초. 지금도 작동 중인 하늘 시계에 맞춰 살아가고 있다.
은행잎 하나에도 행운과 행복을 만들 수 있는 작가의 맑은 심성이 느껴진다. 하늘까지 다 보이는 비닐우산, 바늘과 자석도 엄마 아빠도 짝꿍으로 만드는 유쾌함이 좋다.
새로 시작해
누군가
쓰레기 하나
툭!
버리니
따라서
툭!
툭!
툭!
누군가
꽃씨 하나 던졌다면…….
자연을 사랑하자고, 자연에서 삶의 지혜를 찾자고 김미라 작가가 새로 시작한 시어들을 따라 자연에 관심을 두고 자연의 아름다움을 찾아보자.
자연을 좋아하는 사람의 심성은 자연을 닮아 맑고 깨끗하다. 자연을 사랑하자고 직접 말하기보다 어린이들이 말과 생각이 자연을 닮아야 하고, 우리네 삶이 자연스러워야 행복한 삶이라고 동시집 전편에 흐르는 자연 친화적인 동심을 만날 수 있어서 행복하다. 김미라 작가님도 자연 속에서 평안하시길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