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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천리안 축동에서 축구 관련 글을 쓴 이후 축구 커뮤니티에서 글을 쓰는 것은 11년 만이 아닌가 싶네요.(저는 부산 지지자입니다.)
운영자님 같은 글이 축게에도 있는데, 성질을 봐서 둘 중 하나 지워도 무방합니다.
월드컵 조별 예선 2라운드가 끝나고 어느 정도 16강의 윤곽이 잡힌 가운데 한일 양국의 평가가 극명하게 갈리는 신기한 현상을 맞이하게 되었군요.뭐랄까요? 저는 허정무 감독이 나쁘지 않다고 보는데, 사람들은 오카다를 더 좋아하는 말까지 나오더군요.
아르헨티나 전에 대한 실망감이 커진데에 일본의 선전이 효과를 더 가중시킨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아직까지 실망은 금물이고, 한국은 일본보다 더 좋은 길을 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먼저 아르헨티나 전부터 이야기를 하고 싶군요.
아르헨티나 전이 한국 축구에게 가지는 의미와 과제
많은 사람들이 스코어 4-1에 대한 충격을 받은 것 같더군요. 저도 그랬습니다. '저 정도까지 벌어질 스코어는 아닌데...'라는 생각이 드는 것은 아마 자책골과 이과인의 오프사이드 골 때문이었습니다. 분위기를 바꾸는 두 골이 하나는 우리 실수에 의해 하나는 오심에 의해 갈려버렸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바로 여기에 한국 축구 감독의 한계가 드러나고 과제가 보였던 것입니다.
1. 강팀의 매니지먼트 부재
- 강팀을 맡은 감독들의 가장 큰 특징이 뭔지 아십니까? 바로 '주둥아리'입니다. 바로 경기 전 팀 선수들의 사기를 끌어올리고, 상대방 선수들의 사기를 저하시키고, 신경을 긁어놓는 것이지요. 그리고 경기 시작 후 10분간 경기를 주도권을 장악하는 멘탈을 팀에게 부여하는 임무입니다. 허정무 감독의 한계가 바로 여기 있습니다. 사람들은 아르헨티나 전의 전술이 실패했다고 말을 합니다. 포메이션이나 각 종 비판을 하지만 가장 큰 실수는 다름 아닌 선수 기용에 있어서 선수 멘탈 관리에 실패한 것입니다. 오범석 선수를 두고 이야기하는 것이지요. 오범석 선수의 실력은 아르헨티나 전의 그것이 아닙니다. 나름 악착같고 지능적인 플레이도 하고 오버래핑도 잘 하지요. 그런데 그에게 이번 월드컵의 데뷔전이 다름 아닌 '아르헨티나 전'이었던 겁니다. 차두리는 월드컵 유 경험자입니다. 오범석을 제외한 모든 선수들이 지난 그리스 전에 뛰었기 때문에 사실상 데뷔를 치르는 선수는 오범석 한 사람 뿐이었던 것이지요. 그런데 경기를 보니 오범석은 감독과 대화가 안 된 상태였다는 것이 보였습니다. 심리적 공황상태에 압박감이 너무 잘보이더군요. 히딩크가 2002년 월드컵 개막 이후 가장 총력을 기울였던 것은 훈련보다 '상담'이었습니다. 큰 경기를 치르는 선수들에게 자신감과 '사기'를 올린다는 것은 바로 종이 한 장 차이를 극대화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더군다나 16강 이후부터는 육체적으로는 완성되었지만 심리적으로 누가 더 잘 완성되어졌는지 결론을 짓기 때문에 더욱 중요한 것이지요. 아르헨티나 전때 허정무 감독은 '승리'를 욕심부렸습니다. 거기까진 좋았습니다. 한국축구가 비판받아왔던 패배주의 의식을 감독 스스로가 버렸으니까요. 하지만 강팀과의 승부 때 이기기 위한 가장 중요한 '자신감' 관리를 전혀 못 했습니다. 포메이션과 구상 자체는 매우 좋았습니다만 장기판의 '차'를 놔야 할 자리에 '졸'을 놔둔 셈이 되어버렸지요. 자신감이 없는 수비 한명이 바로 전술의 총체적인 붕괴를 불러일으켰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건 오범석의 잘못이 아닙니다. 허정무의 잘못인 것이지요. 관리자의 차원의 문제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허정무도 이런 일은 처음 겪어봅니다. 마라도나나 메시, 이과인 등은 강팀과의 승부가 일상이 되어버린 선수와 감독이었습니다. 적어도 스스로 멘탈 관리를 하는 선수들이고, 마라도나도 알게 모르게 그 방법을 체득하고 있지요. 품위 없이 내뱉는 말들은 사실 한국 선수들의 기를 죽이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런데 한국 선수 중 주장인 박지성은 '쇼크를 안겨주겠다'라는 비교적 점잖은 심리전을 펼쳤지요. 이청용이 유일하게 '메시 별거 아니다' 정도를 했습니다. 아무튼 초기에 기 싸움에서 패배한 것이 바로 실수와 비운으로 나타난 것이지요. 이것도 결국 실력입니다. 아무튼 히딩크 이후에 명장에 대한 논란이 많았는데, 한국 감독들은 여전히 언론 플레이와 심리전에 취약하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해줬달까요? 그러나 부정적이지만은 않습니다. 한국 감독들도 강팀과의 대결에 있어서 패배주의를 벗어났다는 것입니다. 나이지리아처럼 '1점 패배도 괜찮다'가 아니라 '무승부 이상이 필요해'라는 의지가 바로 후반 30분에 드러났지요. 결정력과 심리상태라는 차이가 없었다면 좀 더 긍정적인 결과를 우리가 마주하고 있었을 겁니다.
2. 패배주의의 극복
- 사람들은 아르헨티나 전때 극도의 수비전략의 실패다라고 말하고, 왜 후반에 공격 일변도로 나갔느냐라고 지탄을 합니다. 그런데 이 두 가지 주장이 서로 모순되었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겁니다. 전자의 주장은 비기기가 목적인 가치이고 후자는 비기기가 최소한의 목적인 가치이니까요. 허정무는 오카다와 비슷했지만 비슷하지 않은 전술을 택했습니다. 전력 차이를 인정하고 수비부터 챙기겠다는 것은 모두 같았지만 허정무는 아르헨티나를 이기고 싶어했고, 오카다는 비기거나 석패도 만족한다는 생각이었으니까요. 오카다는 이미 일본팀의 실력에 대해서 포기를 한 상태입니다. 정상적인 전술로는 가망성이 없어서 꺼내든 전술이 바로 9백이나 10백에 역습 전략이었던 것이지요. 그런데 언론에서는 오카다 감독을 패배주의를 극복했다라고 말하더군요. 그런데 그건 한시적인 겁니다. 지금은 일본 팀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겠지만 월드컵은 이번 뿐만이 아닌 것입니다. 그리고 한국은 그 누구보다 그걸 잘 압니다. 그 전술이 원래 우리 전술이었으니까요. 일본과 같은 입장이 된 것은 벌써 16년 전인 94년도 월드컵입니다. 선수비 후역습 전략을 펼쳐 좋은 성과(?)를 거두었던 것이지요. 그리고 그때 나왔던 말이 '강팀을 상대로 선전했다. 잘 싸웠다. 아쉬웠다'라는 말입니다. 데자뷰 아닙니까? 그런데 한국은 그 영광을 못 잊어 이후에도 그런 역습 전략을 모토로 삼았습니다. 점점 뻥축구로 갔던 것이지요. 미드필더에서의 짧은 패스가 중요하지 않은 가치를 띈 것입니다. 그리고 일본에게 따라잡힐 뻔 했었습니다. 이미 선수들과 전체적인 축구 철학이 선수비 후역습인 한국팀이 월드컵에서 1승을 위해 이기기 위한 전술을 꺼내든 모순된 상황이 바로 98년 월드컵이었습니다. 시원하게 털렸지요. 2000년 허정무 감독이 퇴진할 때 100분토론의 주제가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왜!! 강팀만 만나면 먼저 주눅들고, 비기기 전략부터 하느냐?' 한국은 그리스를 상대로 처음 선제골도 안 내주고, 압도적인 결과로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아르헨티나 전의 선수비 후역습 전술은 과거의 선수비 후역습과 같아보여도 달라진 것이 있다면 '주력 전술'이 아니라 '옵션'이었던 겁니다.
3. 일본 축구의 미래
- 사람들은 이번에 일본 축구가 선전했던 것에 찬사를 보내는데, 저는 그 반대입니다. 일본은 스스로 자신들의 문제점을 회피하고 있다는 생각까지 들더군요. 일본 축구의 강점은 미드필더였습니다. 물론 그것이 세계적 수준에는 미치지 못 하더라도 지금까지 일본 축구를 아시아 강팀의 반열에 올린 것은 미드필더인 것만은 확실합니다. 그러나 스스로 미드필더를 포기했습니다. 결정력 부재라는 현실과 체력적 열세, 수비에 있어 피지컬의 열세를 숫자로 극복하려고 했던 것이지요. 그런데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카메룬의 무성의함으로 1승을 거두고, 그 자신감과 믿음을 바탕으로 네덜란드에게는 석패를 했지요. 3라운드 일본은 한국보다 유리한 상황입니다.(뭐 그리스의 3라운드 최종전이 아르헨티나라는 점을 생각하면 딱히 그렇지도 않지만요) 그런데 일본은 이미 원정 월드컵 최고의 성적을 거두었습니다. 앞으로 오카다의 수비 전술은 일본의 주력 전술화 될 가능성이 있지요. 자신들의 한계를 인식한다는 것이 패배주의로 빠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한국이 94년 98년 사이에 겪었던 환상을 일본이 물려받은 꼴인게지요. 그런데 언론과 일부 네티즌은 일본 축구를 보고 잘 한다고 합니다. 아이러니 하지 않습니까? 그런 축구가 싫어서 2000년 허정무를 자르고 히딩크를 앉혔고, 외국인 감독을 지속적으로 영입했던 것인데 말이지요. 그리고 그런 축구의 낌새가 보였던 핌베어백을 자르고, 다시 시작하는 허정무를 앉힌 것이 우리 국가대표 축구입니다. 그리고 허정무는 과거의 실수를 극복해내었습니다. 최고의 승부를 위한 준비가 무엇인지에 대한 것은 아직 불명확한 상태이지만요. 저는 허정무가 싫어도 이토록 싫을까하는 느낌까지 받을 정도로 오카다 > 허정무 공식을 네티즌들이 남발하더군요.
오카다 감독은 선수비 후역습 전략을 처음 시도한게 아닙니다. 98년도 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 크로아티아를 상대로 성공했습니다. 나름 선전했다고 칭찬받았지요. 하지만 정상적인 전술을 가지고 나왔던 자메이카를 상대로는 1-2로 패배했습니다. 그 자메이카가 아르헨티나에게 0-5로 패배했고, 크로아티아를 상대로 1-3으로 패배했었습니다. 자메이카는 9백을 할 줄 몰라서 안 했을까요? 대부분의 감독들이 알고 있습니다. 극도의 수비전략은 최다 실점을 피하기 위한 보험이고, 일단 수세를 인정하는 것에서 출발한다는 것을 말이지요. 잘되면 이기는 것이지 대부분 결과는 비기거나 진다는 사실을 말이지요. 운이 좋아 좋은 성적을 거두어도 결국 그 축구는 몰락하게 되어있습니다. 독일이 그랬고, 그리스, 프랑스가 지금 현재 진행형이지요. 일본은 그 길을 걸어가고 있습니다. 그게 왜 부러운가요? 무리뉴나 히딩크는 선수비 후역습을 여러가지 전술 중 하나로서 옵션으로 보지 결코 주 전술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경기를 지배하기 위해서 필요하다면 할 뿐이지요. 그런데 일본은 경기를 지배하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단기적인 최악의 성적(3패)를 막기 위해 시도했던 것이 1승 1패의 호성적으로 이어졌던 것이지요. 그게 그렇게 부럽다면 10년전으로 시간을 되돌려서 한국 축구를 다시 보는게 좋을 겁니다.
스코어만을 따지자면 크로아티아에게 0-3으로 패배했던 98년 독일과 자메이카는 일본보다 형편없는 팀이어야 정상이겠지요. 브라질에게 0-2로 졌던 호주도 평범한 팀이어야 했습니다. 그러나 호주는 우승후보 이탈리아를 죽음 직전까지 몰아붙인 팀이지요. 왜 이런 차이가 벌어졌냐면 히딩크의 호주는 브라질을 상대로 최소한 비기기 이상을 목표로 했고, 이탈리아를 상대로는 무승부와 승부차기를 노렸습니다. 이 양자의 차이가 공격성의 설정에 영향을 주는 것이지요. 한국도 아르헨티나 전에 얼마만큼 공격성을 부여하느냐의 문제에 있어서 입장이 반영되었습니다. 단순히 경기를 스코어로 보는 것은 참 문제가 있다는 것이지요. 패배주의를 극복하고 월드컵에서 즐기기 위한 축구를 하는 팀이 최강의 공격력을 자랑하는 팀과 붙어서 졌던 것이 그렇게 원통했을까요? 다시 실리축구로 전환해라고 하는 목소리는 축구팬으로서 참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소위 오랜 축구팬들이 그런 소리를 할 때마다 Before Hiddink를 잊었냐고 되묻고 싶을 뿐입니다. 그리고 지금 16강 탈락 확정된 상황도 아니고 유리한 상황에서 왜 이런 목소리가 들려오는지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그야말로 '냄비'라는 소리를 들어도 할말이 없다고 보이네요.
지금 일본은 모래알 같은 카메룬을 상대로도 선수비 후역습을 쓸 수 밖에 없는 상태입니다. 자메이카를 상대할 때의 자신감조차 없는 팀인 것이지요. 농부가 되겠다던 오카다를 겸손하다고 칭찬하는 것은 꿈보다 해몽입니다. 1승 1무 1패를 거두었던 2006년 월드컵을 기억하신다면 '기록'이라는 무서움을 아시겠지요. 결국 한국은 16강 탈락 팀이고, 17위입니다. 토고전의 득실 관리가 독이 되었던 대회에서 반성하고 나온 대회가 2010 남아공입니다. 이번에도 아르헨 상대로 득실관리 못 했긴 합니다만은 상대적으로 득실관리가 잘된 2위팀입니다. 유리한건 한국이지요. 일본은 덴마크 전에서 비기기 전략을 하겠지요. 올센 감독이 어제 카메룬 전 이후 화를 냈던 이유가 그것 때문이었습니다.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기 위해 밸런스까지 무시하면서 공격 일변도로 나간 덴마크였기 때문이지요. 일본은 덴마크 전에 지더라도 선전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상황이 그렇게 만들었거든요. 1승 1무 1패를 하더라도 일본은 만족할 겁니다. 3패가 예상되었던 월드컵에서 희망을 봤다고 하겠지요. 그게 부러운가요? 우리는 1승 1무 1패를 했던 대회에서 강팀이 되기 위한 조건을 발견했고, 만족하지도 않았지요. 한국은 이런 나라입니다. 일본 따위를 부러워하고 찬양해야 할 이유는 전혀 없지요. 설사 16강에 올라가더라도 일본은 거기서 끝입니다. 선수비 후역습은 승점이나 다득점, 득실차 등이 관여되는 상황에서나 주효한 전술인 것이지요.
아마 아르헨티나 전반의 모습에 대해서 왜 그렇게 위축되었는지 궁금해하시는 분이 계실겁니다. 사실 그 책임의 상당수는 박지성에게도 있습니다. 홍명보 선수가 2002년 폴란드 전에서 선수들이 긴장했을 때 가장 먼저 했던 일이 '유효 슛팅'을 기록하는 일이었습니다. 긴장감을 풀어주거든요. 그런데 박지성은 묶여버렸지요. 거기다 월드컵 고참인 선수는 이영표가 유일했습니다. 슛팅으로 분위기를 전환해야 할 선수는 박주영이었는데, 자책골로 패닉상태에 빠졌던 것이지요. 김남일을 투입한 이유는 수비력에서 구멍을 보이는 기성용을 제외하고 분위기 반전을 위한 까닭도 있습니다. 박지성이 리더로서의 제 할일을 못 하기 때문에 김남일에게도 부여한 것이지요. 그리고 어느 정도 성공했었습니다. 이과인의 그 결정타가 있기 전까지는 말이지요. 사실 팀 멘탈에서 패한 경기의 가장 워스트는 다름 아닌 허정무와 박지성입니다. 감독과 캡틴의 자리는 그런 것이니까요.
덧. 저는 축구에 있어서는 반일감정이 매우 큽니다. 2000년 일본이 한국을 향해 했던 독설과 비아냥이 잊혀지지 않기 때문이지요. '탈아시아'를 외치고, 한국을 종이호랑이, 아시아에서만 강팀이라고 비아냥 댄 것이 일본입니다. 그런데 언론에서는 '같은 아시아'로서라는 말을 하더군요. 2002년 4강 신화를 가장 비하했던 것이 일본, 중국입니다. 월드컵 출전 티켓?? 그걸 성적으로 했다면 진즉 줄었을겁니다. 그건 오로지 중계권이라는 마케팅 논리고 편성된 것이지요. 같은 아시아란 말은 70년 전 '대동아'라는 제국주의 표현과 맞닿아 매우 싫어합니다. 한국은 한국일 뿐이고, 일본은 일본일 뿐입니다. Pride of Asia는 같은 아시아보다는 '아시아 최고이자 최강'이라는 가치를 상징했던 카드섹션이었지요. 한 마디로 다른 아시아의 축구는 형편없어서 우리가 그나마 자존심이라는 뜻입니다. 지금 일본의 성과? 숭배받을 만한 일도 아닙니다. 다만 16강에 올라가 한국을 근거없이 비하하는 모습이 꼴보기 싫을 뿐이지요.
덧2. 성과 지상주의라는 차원에서는 강팀을 만나 최소 실점 패배도 좋은 성과 중 하나입니다. 그러나 기억 속에 남는 건 결국 2라운드냐 1라운드 탈락이냐입니다. 어차피 아르헨티나 전 4-1 패배는 16강 토너먼트 진출시 리셋됩니다. 다음 월드컵에 영향을 주는 것도 아니지요. 자메이카의 입장을 살펴봅시다. 크로아티아에게 선제골을 넣고 3점 내줘 패배했습니다. 16강을 위해서는 승리가 필요한 상황이 되었지요. 크로아티아가 1승을 거두었고, 2라운드에서도 1승을 거두었기 때문입니다. 자메이카가 바라봐야 할 것은 아르헨티나 전에서 승리였습니다. 그래서 처녀 출전국인 자메이카는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무모한 도전을 감행했습니다. 가만히 있어도 죽을 위기라면 몸부림을 치는 것이 더 좋거든요. 일본과 자메이카의 차이는 98년도이 이것의 차이였습니다. 일본의 오카다 감독은 그때에도 크로아티아를 상대로 선수비 후역습을 했습니다. 1패를 안고도 말이지요. 그에게 필요한 건 월드컵 16강이 아니었거든요. 나름 선전했다는 성과물만 보여주면 될 일이었습니다. 결국 오카다는 당시 실패했지요. 현재 일본은 선수비 후역습 전략이 최적화된 상황이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약체로 평가받는 일본에게 이기기 위해서 카메룬은 공격적으로 임해야 하는데, 일본은 거기서 선수비 후역습을 꺼내들었고, 유효했지요. 그런데 덴마크도 네덜란드에게 0-2 패배를 당하게 되면서 다득점 승리가 필요한 상황이 되어버렸습니다. 어제 카메룬 전에 그 성과를 달성하지 못 했습니다. 일본은 3차전에도 똑같은 전술을 들고 나오겠지요. 반대로 그리스는 아르헨티나 전에서 선수비 후역습을 할 수 없습니다. 오토레하겔은 일단 아르헨티나전에서 무승부 이상의 성적을 거두기 위해 노력하겠지요. 무승부를 하더라도 다득점 무승부입니다. 그래야 한국과 나이지리아가 무승부를 거두었을 때 유리하기 때문이지요. 1-1 무승부는 한국이 진출이므로 승자승 원칙까지 안 가기 위해서는 2-2 무승부까지 노려야 합니다. 누가 더 공격성이 짙어질까요? 한국은 그런 측면에서 매우 유리합니다.
첫댓글 본 글을 컬럼란에도 같이 올려주시길 부탁합니다.
좋은 글입니다 하지만 저는 조금 관점이 다른데요 저도 미래는 우리가 밝다고 생각합니다 왜냐면 청소년들이 자신감 넘치니까요 20세 17세 모두 8강 간것으로 기억합니다 이선수들이 무럭무럭 자라서 월드컵에 나간다면 자신감 넘치는 한국축구를 볼수있겠다는 기대감 때문이죠 허나 이번 월드컵 대표팀만 놓고보면 일본이 우리선수들보다 자신감이 있는거 같습니다
월드컵에서 세계적인 강팀과 대등한 시합...우리가 못하는걸 일본은 해냈으니깐요 적어도 현 대표팀 선에서는 일본에게 배워야할듯 싶네요 정신적인 부분을..........
도대체 어느 부분에서 대등한 경기를 했다는 것인지요?(상대적으로 네덜란드가 일본수준에 맞춰진것이라 생각합니다만....)
네덜란드가 덴막을 2-0으로 이긴것도 덴막의 자책골이 없었다면
분위기가 그렇게 까지 가질 않았을수도 있었습니다.
일본전의 네덜란드 경기력은 보면 충분히 그럴만도 합니다.
.....결과론 이긴 하지만 말에요.
네덜과 일본전 보면 ..
적어도 우린...
우릴 처참하게 발라댔던 98년의 네덜국대를 원했습니다만,ㅎㅎ
아쉽게도 지금 국대와는 차이가 있었구요.
컨디션 조절이나, 아직 손발이 맞질 않아서 그럴수도 있다라고 봅니다.
요지는 다운그레이드 된 네덜란드와 동등하게 싸웠고, 그 자신감에
동점내지는 역전을 노렸던 경기였다 생각됩니다.^^*
우리의 알젠티나전은 멘탈에서 실패한 경기가 맞다는것에 100% 동감하는 바 입니다.
멋진 글입니다. 3라운드 결과가 나오면 많은 사람들이 알게 될 것입니다. 누가 진정한 아시아 넘버 1인지...
좋은글 고맙습니다. 역시 사월회원님들의 내공은 높고 깊군요. ^^
저는 멘탈 싸움의 격이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어느 정도의 성과를 목표로 두는지의 차이입니다. 비기기라는 결연한 자세로서 정신력은 이미 한국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기기 위한 멘탈은 상대방을 지배하겠다는 욕심과 개개인의 자신감도 있어야 합니다. 일단 일본은 개개인의 자신감은 스스로 포기한 상태입니다. 팀으로서의 자신감은 있습니다만은 승리를 위한 자신감이 아니지요. '아 비겨서 다행이다'와 '비겼군 제길'은 참 다른 겁니다.
반드시 넣어서 이기겠다라는 것과 반드시 막겠다는 것도 다른 의미입니다. 아르헨티나는 한국을 상대로 반드시 넣어서 이기겠다에 다득점을 하겠다. 그리고 지배하겠다까지 나간것이었죠.
그에 반해 한국은 이기겠다는 있는데, 이기고 지배하고, 진검승부에서 승리하는 토너먼트 차원의 멘탈은 관리하지 못 했습니다. 같은 조별 2라운드이지만 한국과 아르헨티나 전의 멘탈 싸움은 토너먼트의 그것과 같고, 일본과 네덜란드는 그야말대로 넥스트가 있는 멘탈 싸움이었습니다. 그러니 로벤이 1-0 승리에도 웃었겠지요? 마라도나가 전반전 종료시 왜 얼굴이 굳어졌는지를 생각해보면 됩니다.
카메룬 전의 일본을 생각한다면 부끄러운 승리였다고 생각합니다 희망도 안보이는 축구를 했다고 생각하고 그레이우드님의
말씀에 동의하지만......네덜란드 전을 생각하면 일본의 자신감은 분명 진정한 자신감이었던거 같습니다
'세계 무대에서 우리도 할 수 있다'라는 자신감 차원에서는 일본도 자신감 맞습니다.
그런데 우리도 이미 그런 자신감을 가지고 월드컵에 임했던 적이 있습니다. 스페인과 비긴적도 있고, 프랑스에게 비긴 적도 있지요. 선수비 후역습 전략을 통해 '할 수 있다'라는 자신감을 얻었지만 그 이상의 뭔가는 없었습니다. '우리도 이길 수 있겠다'는 2002년에 이겨냈구요. 조별리그에서 압도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단계가 한국 축구입니다.
일본의 자신감이 없다는 것은 아닙니다만은 어떤 동기에 의한 자신감인지는 구분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일본 선수들이 네덜란드를 이길 수 있겠다라는 자신감이었다면 어제 패배에 만족하지 못 했겠지요. 졌음에도 일본 언론에서 호평한다는 뜻은 바로 자신감의 동기가 '세계 무대에서 할 수 있다'라는 자신감입니다. 2006년의 아픔을 이겨냈다는 차원이지요. 한국은 반대로 아르헨티나에게 졌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화를 냈지요. '아르헨티나'를 이기는 꿈을 꿨던 자신감의 역효과입니다. 3라운드가 끝나고 토너먼트 1차전(16강)이 끝나면 두 팀이 월드컵을 어떻게 바라봤는지 나뉘어지겠지요.
좋은글 잘 읽엇습니다... 자신감은 최소한 지지않을때 생기는거라 봅니다.. 2006월드컵때 프랑스와 비겼을때 처럼 최소한 무승부라도 해야 강팀과의 자신감이 생기는 거지 큰 점수차로 이길 마음이 없는 팀 상대로 1대0 졌다고 자신감이라니 .. 그런 생각에서는 더 이상의 발전은 없을 듯합니다...
조별 리그 전체를 놓고 생각하는게 아닌, 2번째 경기인 한국과 일본의 경기만을 놓고 보자면 분명 일본 코칭스탭의 승리입니다. 강팀을 상대로 주눅들어 가진바 기량도 제대로 펼치지 못하고 당한쪽의 감독과 , 강팀을 상대로 <너죽고 나죽자>식으로 덤벼들게 만든쪽의 감독만을 놓고 보면 말이죠.. 4점이나 줬다는것은 강팀과의 경기에서 오는 점수차이라기 보다는 코칭스탭의 전술이 완전히 깨지고 농락당했다는 의미이고 이부분에 무슨 고차원적인 해석은 별로 필요하지 않아 보입니다
글쓴이의 탁월한 글감각과 양국 축구에 대한 철학적 소견에는 동의하지만 , 2번째 매치업이라는 원매치 한가지만 놓고 보면 처음부터 걸어잠그고 시작하다 뜻밖의 일격을 받고 만회해보려고 뒷문 열고 뛰쳐나갔다 흠씬 두들겨 맞고 뻗은 꼴입니다. 전략적으로 상대에게 완전히 농락당한 요즘 보기드믄 완패죠. 그 원인중 가장 큰것이 글쓴이의 의견처럼 심리전과 선수단의 사기를 올려주지 못한점.. 이게 정상적인 경기를 하지 못하게 만든 결과죠.
아르헨전에서 보여준 한국의 전반전 수비작전과 네덜란드전에서 보여준 일본의 수비작전은 좀 다르다고 봅니다. 한국이 역습의 의지 자체가 없는, 미드필드를 완전히 내주고 수비라인을 박스까지 내린 극단적 가드였다면, 일본은 수비라인을 끌어올리고 미드필드에서 공간을 내주지 않고 싸움을 붙이는 수비작전이었습니다. 눈빛만 봐도 선수들의 이기고자 하는 의지가 번뜩이고 잡아먹을듯이 달려들었죠..
전반전 잔뜩 내린 수비라인으로 가서는 안되겠다 생각한 한국 코칭스탭은 후반전에 정상적으로 미드필드 싸움을 붙이고 몇번의 날카로운 카운터를 먹이고 득점까지 가는 상황을 연출했지만 사실 이모습을 전반전 초반부터 보여줬어야 했다고 생각합니다. 잡아먹을듯이 달려드는 일본선수들처럼 한국도 특유의 투지로 공간을 내주지 않는 강력한 프레싱으로 아르헨티나의 기를 죽였어야 하는데 오히려 한국이 기가죽어 우왕 좌왕 하는 모습이었죠...
아르헨티나 선수들의 인터뷰를 보면,"한국이 득달같이 달려들어 힘든 경기가 될줄 알았는데 소극적인 운영을 해서 놀랐다. 그래서 편하게 경기를 했다" ..솔찍히 전반에 우리 모두가 눈으로 본 한국 선수들은 겁을 먹고 우르르 몰려다니는 비정상적인 모습이었습니다. 사실 그게 진짜 우리선수들의 모습이 아니란것을 알기에 감독이 이토록 비난 받는것이죠. 반면, 일본선수들은 매우 투지로와 보였고 그것이 일본의 한계일지라도 맨탈리즘이 매우 강한 축구경기에서 강팀을 상대로 그정도의 맨탈을 보여준것 하나만으로도 오카다의 선수단 관리 능력이 허정무보다 낫다고 봅니다.
허정무의 전술적 능력에 대한 비관적 부분은 이미 중국전에서도 보여줬습니다. 중국전에서 우리선수들이 심리적으로 지고들어간 경기도 아니고 오히려 위에서 내려다보는 ,심리적 우위에 있던 경기였습니다. 심리적인 우위에 있던 경기였는데도 3점이나 얻어맞으며 완패했습니다. 전력적인 차이가 없는 축구경기에서 3점이나 내주며 영패를 당했다는것은 더이상 말이 필요없는 전술적인 무능입니다. 모든경기에서 허감독이 무능하진 않겠지만 적어도 예상못한 방식으로 게임이 흘러갈때 그것을 뒤집을만한 전술적인 능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보입니다.
확실히 많이 둔감합니다. 전술적인 유연성이 없는 감독이긴 합니다. 뻣뻣해요. 어디를 보고 있는지 알기 힘듭니다. 다만 그런 고집불통 감독이라도 나이지리아만 잡아주길 간절히 바래봅니다. 뽀록골이라도 16강 올라가서 의기양양하게 "내가 최고다!"라고 꼴보기 싫은 후까시 잡아주기를 바랍니다.
전술적 유연함 부분도 공감하는 바 입니다.
그런 유연함도 자신감에서 나온는것 이지요.^^*
본선조별리그에서 크로아티아랑 붙었던 06월드컵 당시 일본 감독은 오카다가 아니라 지코 아니였던가요?
일본은 98년에도 크로아티아와 한 조 였습니다. 당시 오카다 감독이구요
아 그러고보니 98월드컵에서도 크로아티랑 한조였군요 제가 잠시 착각을 죄송.그때 제기억으로는 미드필드 숏패스만 돌리다 0대1로졌던거 같던데..뒤지고있어도 공격 적극적으로 못하던 일본팀.점유율은 더 높게 가져갔지만요..
기록으로 살펴봐도 대등한 경기가 맞다고 보여지는데요 슛팅 숫자가 9:6 으로 일본이 많고요 경고 한장 안받았습니다
파울숫자가 16:10 네덜란드가 많고요 코너킥 5:4 점유율은 네덜란드가 65:35 로 압도적이군요
여하튼 내용상으로 봐도 네덜란드 선수들은 금방 지친듯했고 일본 선수들은 체력도 좋아보이고
한골 먹힌뒤론 오히려 일본이 몰아부치고 네덜란드가 역습을 노렸지 않나요? 제 눈엔 대등해보였습니다
네덜란드가 과연 다운그레이드 됐을까요? 월드컵 직전 가나와 평가전할때도 4:1로 완승을 거둔 네덜란드고요
멤버는 98년에 비할바 못되 보이지만 조직력이나 팀으로서의 완성도는 유로 2008 때도 그렇고
최근의 몇년간 네덜란드가 98년보다 못해보이지는 않는거 같은데요 덴마크는 원래 무시못할 강팀인걸로 압니다
어떤 상대를 만나도 대등한 시합하는 팀으로 봐았습니다
네덜란드가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일지 모르겠지만 다운그레이드 된 팀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좋은글 잘읽었습니다. 멘탈적인 부분에 대한 내용 공감합니다.
글쓴이는 이청룡 선수의 경기후 인터뷰를 좀 보시기바랍니다
이론은 다 좋은데요 필드위에서 뛰는 선수가 어떤생각을 가지고 있었는지
꼭 확인좀 하시기 바랍니다.
그 인터뷰가 무엇인지 말하지도 않으면서 툭 던져놓는것은 제가 답을 안 해드릴지 모릅니다. 지금 말하시는 것이 '일단 그런게 있으니 니가 틀렸어'라고 근거없이 비판하는 모습입니다. 타인을 비판할 때에는 최소한의 근거(링크를 걸어달라는 것은 아니겠습니다만은 그에 관한 최소한의 언급 정도)는 하고 해주시길 바랍니다.
추천 버튼이 없는 게 아쉽네요 .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