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를 마시기 시작한지가 언 10년차. 하지만 얼마 전 까지만 해도 커피의 맛도 모르고 커피가 뭔지도 모르고 오직 커피릎 마시는 곳의 분위기만 좋아한 듯 싶습니다.
얼마전까지 내가 커피를 마시는 경우
1. 여자를 만날 때 (80%) - 작업의 필수 조건^^
2. 전날 회식으로 만취 후 정신차리기 위해서 (15%)
3. 주말에 심심할 때 조용한 카페 소파에 죽치고 앉아 책 읽을 때(4%)
4. 우미갈 정모 또는 스터디에 참가(0.9%)
5. 졸음을 쫓기 위해서 (0.1%) - 절대 안 통함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항상 마시는 커피는 오직 아메리카노.
얼마전 유행했던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에서 선생님이 즐겨 마신다는 캬라멜 마끼야토가 어떤 맛일까 궁금해서 시켜봤습니다만...... 아깝더군요.
사실 단걸 별로 즐기지 않아 다방커피, 자판기 커피 또한 그다지 좋아하지 않습니다.
이러던 제가 최근 드립커피에 맛에 빠지게 되었으니......
같은 파우더 커피로 내리더라도
1. 어떤 물을 사용하는지
2. 커피의 양은 얼마나 넣는지
3. 누가 내리는지
4. 물은 얼마나 넣는지
5. 어떤 주문을 거는지 (영화 카모메식당에서 나오는 '커피 루악!' 같은 주문)
에 따라 맛이 달라지는걸 알았습니다.
저는 아직 커피 전문점 같이 온도계 드리퍼 등등 복잡한 장비들도 없거니와 사용할 줄도 모르고 그냥 가지고 있는 필립스社의 커피메이커 하나로 매일 아침 고소한 커피를 내려 마시며 근사한 하루를 시작하고 있습니다.
사무실에서 커피메이커로 내린 커피를 마시기 시작하면서 약 10개 정도 다른 브랜드와 종류의 드립커피를 시도해 봤는데 그중 제 기준에 맛이 괜찮았던 커피 3개를 소개해 보겠습니다.
1. 라바짜 카페 크레마 (Lavazza Caffe Crema)
이탈리아 커피로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커피라고들 하더군요.
저의 사랑스러운 커피 고문의 추천으로 구입해 봤는데 역시! 커피고문의 탁월한 선택.
이 커피는 맥도날드에서도 마실 수 있는데 직접 내려 마실때 하고는 맛이 160도 정도 다릅니다.
커피의 색깔은 짙은 갈색으로 나름 진해 보입니다만 맛은 그리 진하진 않지만 쓴맛은 거의 없고 신맛은 살짝 있으며 향이 아주..... 사무실 안이 커피향으로 가득할 정도로 고소하고 진합니다.
인터넷에서 구입할 경우 250g에 \15,000 정도이고
괜찮은 맛을 내기 위한 커피의 양은 머그컵 3개분을 기준으로 개량스푼으로 2개 반 약간 안될 만큼이 적당합니다. 3스푼을 넣으면 맛이 써지기 시작합니다.
재탕은 1인분도 안됩니다.
2. Cao Nguyen
베트남 커피입니다. 아직 어떻게 읽는지도 모릅니다. 국내에서는 구할 수 없고 베트남 현지에서만 구할 수 있습니다. 얼마전 미국 쇼핑몰을 찾아봤더니 같은 이름의 커피가 있긴 한데 포장도 다르고 가격도 다른걸 보아 아마 아니지 않나 싶은데......
이 커피는 지금까지 제가 마셔본 커피중 가장 맛있는 커피입니다.
거의 검정색으로 아주 짙고 무거워 보입니다. 하지만 커피가 커피맛이 안 나고 숭늉으로 커피를 내렸다고 해야하나...... 커피의 맛이 아주 고소하고 그윽하고 향기 또한 좋은 최고의 커피입니다. 제 커피 고문 및 제 주변분들 모두 동의하십니다.
자판기 커피와 다방 커피만 즐기시는 50대 분들도 마셔보고는 극찬을 하셨으니!
단 문제는 이 커피를 구할 방법이 없다는것....... 구하기 위해서는 베트남을 가야합니다.
제 사촌 형수님이 베트남분이신데 한국에 들어오시면 형수님을 통해서 구해볼까 생각도 하고 있고 혹시 커피수입 하시는 분들 중 이 커피를 수입해 주신다면 제가 10년 계약 맺겠습니다. 그리고 무료 홍보 및 영업지원 보장합니다.
베트남 현지에서 가격은 500g에 US$5.00. 가격도 착해
괜찮은 맛을 내기 위한 커피의 양은 머그컵 3개분을 기준으로 개량스푼으로 1개가 적당합니다. 혹시나 하고 2스푼을 넣으면 물 타서 드셔야 합니다.
재탕은 1인분도 안됩니다.
3. 꺄페 뮈제오 인도네시아 자바 (Caffe Museo Indonesia Java)
나름 한국에서는 드립커피 브랜드로 유명한 커피죠. 전에 Kenya AA와 Ethiopia 커피를 내려 마셔봤는데 신맛과 쓴맛이 너무 강해 저한텐 맞지 않더군요. 이 브랜드 커피는 나랑 안 맞구나 싶었는데 제가 또 워낙 도전정신이 강하다 보니^^ 다시 한번 꺄페 뮈제오에 도전장을 던져 이번엔 Indonesia Java를 시도해 봤습니다.
인도네시아 자바는 커피 맛이 납니다.색은 그리 짙진 않지만 커피 가루 입자가 굵어서 그런지 짙을것 같았는데 생각외로 짙지 않고 맛 또한 진하지 않습니다.
약간 쓴 맛이 강하지만 여기에 크림과 설탕을 타면 아마 괜찮은 고급 다방커피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향도 커피 같고 맛도 커피 같은 커피.
인터넷에서 구입하면 200g에 \15,000원 정도. 조금 비쌉니다만 괜찮은 커피 같은 커피를 마셔보고 싶으시다면 인도네시아 자바 강추합니다.
괜찮은 맛을 내기 위한 커피의 양은 머그컵 3개분을 기준으로 개량스푼으로 3개가 적당합니다. 조금 쓰다 싶으면 내릴 때 물을 약간 더 넣으면 괜찮아집니다.
이 커피 역시 재탕은 1인분도 안됩니다.
커피 내릴 시간이 없다면 인스턴트 커피로도 비슷한 맛을 낼수 있는 커피가 바로
4. 테이스터스 초이스 부드러운 블랙
이름 그대로 부드럽습니다. 당도도 조절할 수 있고 커피 맛의 깊이도 적당하고 신맛이나 쓴맛도 거의 없고, 단 왠지 이 커피는 설탕을 안 넣으면 안될것 같은 느낌이 드는 이유는 뭘까요? 인스턴트라서 그런가? 저만의 생각.....
하지만 나쁘진 않습니다.
커피믹스는 작은 커피잔용이기 때문에 머그컵에 드시려면 두봉지는 넣으셔야 제맛이 납니다.
물론 제가 커피 전문가도 아니고 그렇다고 바리스타도 아니지만 스타벅스 커피를 마시면서 맛의 의문을 두지 않는 일반인으로서 위 커피들을 마셔보고 괜찮은 커피라고 생각한 바 여러분들도 아마 저랑 비슷한 생각을 가지시지 않을까 합니다.
커피가 생각나시면 언제든 사무실에 들려 주세요. 단 2번 베트남 커피는 지금 협상중입니다.
같은 파우더 커피를 내리더라도...... 에서 6. 누가 마시느냐에 따라가 빠졌군요^^
누구를 위하여 커피를 내리나
For whom the coffee drips
아~ 그리고 저는 커피를 내릴 때 제주도 화산 암반수를 씁니다.
첫댓글 자판기커피를 자주 마시다 보니 내 입맛에 딱맞게 되버렸습니다
안개님 반갑습니다 건강은 어떠신지요
밥 잘먹고 잠 잘자고 잘 지내고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