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MBC 스포츠에서 메모리즈 라는 제목으로 부산 아시안게임 결승전을 자주 보여주고 있죠.
대회 당시 방송으로 중계가 되었던 아시안게임 농구 전 경기를 시청했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는 한 명인데요. 벌써 10년 전이네요. ㅠ.ㅜ
문득 그 당시 경기들의 제대로 된 박스스코어를 한 번도 본 적이 없다는 것이 떠올랐습니다.
찾을 수 있을까 걱정을 했지만... OCA, FIBA 등 어느 홈페이지에서도 찾을 수 없는 자료를 결국 수십분여의 구글링을 통해 찾아냈습니다. 구글이 최고입니다 ㅎㅎ^^;;
스타팅 멤버는 이름 오른쪽에 파란색 점을 찍어 보았습니다.
1. 예선 1차전 몽골 전
2. 예선 2차전 일본 전
3. 8강 조별리그 1차전 북한 전
4. 8강 조별 리그 2차전 홍콩 전
5. 8강 조별 리그 3차전 카자흐스탄 전
6. 준결승 필리핀 전
7. 결승 중국 전
보시면 아시겠지만 당시 주전은 이상민-문경은-전희철-김주성-서장훈 이었습니다.
전체적으로 사이즈가 매우 좋으면서도 포지션 별 밸런스가 완벽한 팀이었죠. 이상민이라는 가드의 존재는 사실상 리딩에 거의 도움을 줄 수 없는 문경은을 2번으로 돌릴 수 있게 해주었고, 전체적인 공격력이 매우 좋아지는 결과를 보였습니다.
거기에 1번 백업으로는 김승현, 2~3번 백업 방성윤, 4~5번 백업으로 현주엽이 나서는 형태의 팀, 즉 12명을 풀로 돌리는 팀이라기보다는 주전 5명과 백업 3명을 최대한 활용하는 형태의 팀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8명의 면면을 보면 90년대 중반 농구대잔치 최고의 스타 플레이어였던 연고대의 이상민-문경은-전희철-현주엽-서장훈의 전성기 막바지와 KBL 최고의 스타가 되는 김승현-방성윤-김주성의 전성기 시작점이 교묘하게 맞물리는 팀이라는 것을 알 수가 있죠.
많은 분들이 결승전 4쿼터 마지막 25초 이후만을 본 탓에 김승현, 현주엽만을 기억하는 경우가 많지만, 실제로 대회 전체적으로 팀을 이끌었던 건 이상민-문경은-김주성-서장훈이었고, 특히 문경은의 경우 집중마크를 당했던 중국전 이전까지 3점슛 성공률이 거의 70%에 육박하는 무시무시한 활약을 보였던 기억이 나네요.
이상민의 경우도 올라운더 타입의 PG였던 당시 플레이 스타일답게 득점, 리바운드, 어시스트, 스틸 등 전 부문에서 고른 활약을 보였죠. 필리핀 전 15득점도 그렇고 특히 중국 전에서도 4P, 6A, 2R, 4S라는 좋은 활약을 보였습니다.
물론 출전 시간 대비 김승현의 9A, 3S의 기록은 다시 봐도 후덜덜하구요.
북한 전은 쉽게 이겼지만, 당시 KBL 최고의 수비수였던 추승균이 박천종을 전혀 막지 못하고 탈탈 털렸던 기억도 새록새록 나고 오랜만에 보니 참 재미있네요.
이상민(183cm)- 최고의 패스와 득점 능력까지 갖춘 올라운더 PG
문경은(190cm)- 어느 자리에서나 슛을 올릴 수 있는 역대급 3점 슛터
전희철(198cm)- 중국에도 밀리지 않는 사이즈를 갖춘 내외곽을 넘나드는 올라운더 스코어러
김주성(205cm)- 최고의 운동능력을 갖춘 블록커이자 스피드를 갖춘 속공 피니셔
서장훈(207cm)- 강력한 리바운드와 어느 자리에서나 득점을 올려줄 수 있는 역대 최고 센터
이후 국가대표 선발 때마다 꿈이기만 했던 사이즈와 실력을 갖춘 팀은 이 때 이미 완성이 되었고, 그 이후 다시 나오지 못하고 있는 것 뿐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후배들의 분발을 다시 한 번 바라 봅니다.
PS 1... 박스 스코어 중에 Fouls 부분이 좀 이상합니다. 뭔가 다른 기록을 Fouls이라고 잘못 표기했거나 그냥 아예 오류인 것 같은데... 잘 모르겠네요.
PS 2... 자료 검색을 위해 해외 사이트를 돌아다니던 중 필리핀 팬들이 준결승에 대해 이런 멘션들을 남긴 걸 발견했습니다.
2002 asian games..!!! bad memory!
Lee sang Min and moon keungyun(spelling?) killed us..
재미있었습니다 ㅎㅎ^^
정말 방성윤만 있었어도 국대 스코어러 자리 구멍 안났을텐데.. 방성윤을 이을 슈터 빨리 한명 나왔으면 좋겠네요. 아직까지 보이지를 않으니.. 그나마 이번 농구대잔치 허일영이 기대감을 가지게 했네요. 오리온스 f급 포가와 함께여서 준수하게 봤는데.. 상무에서 A급 포인트가드들과 함께 하니 득점력이 후덜덜 하더군요.
아... 방성윤... 정말... 2002년엔 10년 후 대표팀에 방성윤이란 이름이 없을 꺼라곤 상상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카타르전이던가? 방성윤 3점슛 12개는 전율이었습니다.
이상민은 필리핀전 첫 3점이 위닝샷이었네요 ㅎㄷㄷㄷㄷ
경기 첫 3점으로 경기를 끝내셨죠 ㅎㅎ^^
문감독님의 득점력은 정말 대단하네요.. 정말 대단하셨음
문경은 선수 이후로는 정말 짧았던 방성윤의 전성기를 제외하곤 국제대회에서 3점을 쏠 때 들어갈 거란 믿음을 주는 선수가 아직까지도 나타나지 않고 있죠...ㅠ.ㅜ
두번다시 오지 않을것 같네요..
그때의 영광은..
현실적으로는 중국과 이란이라는 양강 구도에서 적어도 아시아 No 3의 자리는 확고히 지키고 있어야 가끔씩이나마 아시아 정상에 오르는 모습을 볼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솔직히 이날은 보이진않아도 서장훈 수비가 대박이었어요.. 야오밍수비가 ....쿨럭
초반부터 반칙을 많이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도 경기 끝까지 버티며 야오밍을 23점으로 막았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대단한 수비였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