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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각각의 마당놀이가 나름대로 개성이 분명하고 특징적이어서 그 결과에 대한 평가가 분분했다. 원년 마당놀이의 프로듀서이자 작년 MBC 마당놀이의 예술감독을 맡았던 유길촌씨가 직접 제작, 연출한 마당놀이 '뺑파전', 빈 필 상암경기장 공연 등의 연출 경력을 가진 오태호씨가 연출한 MBC의 마당놀이 '제비가 기가 막혀', 그리고 내년 1월 2일까지 연장공연에 돌입한 극단 미추의 마당놀이 '삼국지'가 그 뜨거웠던 마당놀이 삼파전의 장본인들이다.
극단 미추가 이번에 무대에 올린 것은 판소리 다섯바탕 중에서도 가장 어렵고 속칭 재미(?)가 덜하다는 적벽가에서 소재를 가져왔다. 국립창극단에서도 쉬이 무대화하지 못하는 것이 적벽가이고 보면 마당놀이 삼국지는 개막 전부터 관심의 대상이 되었다. 누가 어떻게 만든다고 해도 적벽가는 쉽지 않은 소재이기 때문에 손진책의 연출과 마당놀이 인간문화재 윤문식, 김성녀, 김종엽 세 사람의 연기에 기대반 우려반의 예상이 분분했다.
마당놀이 삼국지 속의 위, 촉, 오 삼국은 얼마 전 "거시기 해불자"로 인기를 몰았던 영화 <삼국지>의 언어적 구도를 가져왔다. 경상도, 전라도, 평안도 사투리로 삼국을 확연히 구분시켜 마당놀이의 해학성을 위한 기본적인 구도를 구성하였다. 삼국지의 진정한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제갈공명 역에 김성녀, 조조 역에 윤문식 그리고 여전히 꼭두쇠라는 해설자 역에 김종엽이 맡아 이끌었다. 문제는 과연 적벽가의 백미인 적벽대전, 연환계 등의 스펙타클을 마당놀이에서 어떻게 보여주냐였다. 아무리 마당놀이라고 하여도 그것을 빼놓고 슬그머니 말 몇 마디로 넘어가서는 도저히 체면이 설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것은 기우에 불과했다. 적벽대전의 장대함을 해학으로 슬그머니 바꿔서 훌륭하게 연출해내었다.
이번 마당놀이 삼국지에서는 워낙에 마당놀이가 그렇기도 하지만, 볼거리가 무척 많다. 삼국이 대치하는 장면, 전쟁장면, 적벽대전의 연환계, 고육계가 선보이고 조조로부터 화살 십만개를 솜씨 좋게 뺏어오는 장면은 통쾌, 유쾌, 상쾌함을 주기에 충분했다. 그밖에도 중국을 연상케하는 깃발춤 등 다양한 장면묘사와 춤이 극흐름에 충실히 복무하면서 안배되었다. 그러나 마지막 결론 부분은 조금 아쉬움이 남는다. 치열하게 싸우던 삼국지의 주역들이 저승에서 세월이 흐른 뒤 만나 생전의 일들을 후회하는 듯한 말들을 나눈다. 좋게 말하자면 화해이지만 죽은 후의 화해라는 점이 주제의식을 비켜나간 듯한 인상을 주었다. 물론 이미 굳어진 삼국지의 구도 속에서 억지춘향의 화해를 끼워 넣을 수는 없었겠지만 사후 상황의 설정은 어쩐지 어색해 보였다.
올해 극단미추의 삼국지를 통해 판소리 다섯바탕은 모두 마당놀이로 소화되었다. 물론 지난 25번의 마당놀이 속에는 이춘풍도, 봉이 김선달도 있었지만 판소리 오대가는 가장 주요한 소재였기 때문에 그 완성을 의미를 갖는다. 또한 창극계에도 적잖은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이 마당놀이이기에 더욱 그렇다. 이제는 신채효 선생이 정리한 판소리 12바탕 중 소실된 7바탕을 살려보는 작업을 창극이 아니라 마당놀이에서 시도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아니 어쩌면 연출가 손진책씨는 이미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지 모르겠다. 늘 그렇지만 극단 미추의 마당놀이를 보고나면, 내년에는 또 무엇을 들고 나올까 궁금해진다. 그것이 마당놀이 인간문화재들의 진정한 힘이 아닐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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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삼국지면 나출연해야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