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kyilbo.com/358223
울주군 정치권, 국회 기자회견…롯데 질타ㆍ울산시 행정 비판
"롯데, 시민 기만ㆍ우롱…울산시, 사업 좌초 대비 `플랜 B` 없어"
롯데 쇼핑 측이 최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고속철(KTX) 울산역 복합환승센터 건립사업을 포기한 사실이 드러나자 지역 정치권이 이에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특히 국민의힘 소속 울주군 국회의원, 울주군수, 지방의원 등이 롯데 측의 지역 주민에 대한 손해배상 요구와 함께 울산시의 `안일ㆍ무능한 행정`을 질타하고 나서 울산시와 울주군의 갈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울산역 복합환승센터 건립사업은 총 사업비 2천800억원을 투입, 약 2만3천평의 부지에 환승시설과 쇼핑몰 등을 조성하는 사업으로 지난 2015년 롯데쇼핑이 제안, 2017년 롯데쇼핑이 출자한 롯데울산개발이 시행자로 지정됐다. 그러나 롯데측이 경영 여건과 경기악화 등을 이유로 사업 추진을 미루면서 현재 사업 공정율은 10%대에 불과한 상태다.
이에다 지난 13일 롯데울산개발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울산도시공사와의 사업협약을 해지한다고 공시, 사업 포기를 공식화하면서 지역 사회의 반발이 고조되고 있다.
서범수 국회의원(국민의힘 울산 울주)이 14일 국회 소통관에서 이순걸 울주군수, 울산시의회 홍성우, 김종훈 의원, 울주군의회 김영철, 정우식 의원 등과 함께 기자회견을 갖고 "롯데쇼핑의 울산역 복합환승센터 포기에 유감을 표하며 10년간 간절히 기다려온 울주군민들에 대한 손해배상과 신속한 대책 마련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10년을 끌어오던 롯데쇼핑의 울산역 복합환승센터 사업이 막을 내리면서 인근 상업시설에 투자, 분양을 받으신 분들은 물론, 서울, 대구 등 다른 대도시처럼 환승시설과 쇼핑몰을 갖춘 번듯한 상업시설을 갖고 싶었던 울산시민들은 망연자실 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또 "특히 산업수도 울산의 관문 역할을 맡고 있는 KTX 울산역을 새롭게 단장할 복합환승센터 사업이 좌절되면서, 울산을 찾는 관광이 가장 먼저 마주하는 울산역은 개통한 지 15년이 지나도록 황량함, 그 자체로 남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들은 복합환승센터 사업 철수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하며 롯데측의 `기만과 우롱`도 질타했다.
이들은 "롯데 측이 지난해부터 자산 매각, 투자 축소 등의 방안을 내놓으면서 울산역 복합환승센터가 예정대로 착공될 수 있을지 지역사회 초미의 관심사였다"며 "지난 10년간 두차례 사업변경을 거치고도 진척이 없었으면 이제와서 무작정 사업에서 철수할 것이 아니라 미리 대책부터 마련해 놓고 빠지는 것이 순리"라고 말했다.
이들은 또 사업 철수 방법에 대해서도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로 띄울 것이 아니라 주민들께 먼저 알리고 양해를 구했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전자공시를 보면, 이미 지난 9월 25일에 이사회 결의가 있었는데 어제서야 공시를 통해 알린 셈"이라며 "10년 가까이 울산 서부권 발전의 염원을 안고 기다려온 주민들이 언론을 통해 철수 사실을 접하고 상실감이 더욱 컸을 것"이라고 했다.
울주군 정치권은 이날 또 `울산시의 안일하고 무능한 행정`도 질타했다. 이들은 "롯데 측이 10년 동안 사업을 표류시키는 동안, 울산시는 어디에 있었느냐"고 반문한 뒤 "사업 이행을 강제할 구체적인 방안도, 사업 좌초에 대비한 `플랜 B`도 없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최근 정치권의 노력으로 울산-양산-부산 광역철도가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하고, 지난해 예비타당성조사에 들어간 동남권순환 광역철도에 기존 KTX까지 더하면 울산역 개발의 최적기임에도 불구하고 절호의 기회를 놓친 셈"이라고 지적한 뒤 "울산시는 사업이 지지부진한 KTX 울산역 복합환승센터에 공을 들이기는커녕 울산역 보다 3배나 많은 8천300억원을 들여 태화강역에 또 다른 복합환승센터를 짓겠다고 나서면서 울산역의 사업성을 더욱 떨어 트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과연 울산시의 도시종합계획은 있기나 한 것이냐, 그때그때 즉흥적인 지시에 의해 도시계획이 이루어진 것 아니냐"며 "KTX 울산역 복합환승센터는 울산지역의 균형발전을 위해서도, 도심융합특구 조성 등 도시 미래발전을 위해서도 절대로 포기해서는 안되는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사업포기로 인한 고통과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들의 몫"이라며 "롯데 측은 지난 10년간 울산시민을 기만한 것에 대해 사과하고, 단순 토지 반환을 넘어 사업 포기로 인해 발생한 막대한 기회비용 손실, 지역발전 지연에 대한 책임, 그리고 투자자들의 피해에 대해 명확하고 실질적인 배상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울산시는 안일하고 무능한 행정의 책임을 통감하고, 즉각적인 감사에 착수하는 한편, 사업 추진과정 전반의 문제점을 명명백백하게 밝혀야 하며 특히 KTX 울산역 역세권 개발을 위한 비상대책을 즉각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울산시민들의 잃어버린 10년과 무너진 신뢰회복, 그리고 주민들의 염원인 KTX 울산역 역세권 개발을 위해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