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세상에 참 별종이 많아졌습니다.
그 증에서도 으뜸은 미국 대통령을 지낸 트럼프인 듯합니다.
괴팍하고 거친 언행이야 오래전부터 아는 바와 같습니다.
연임(連任)하지 못한 대통령이 또 하겠노라 나선 것은정치인으로서의 뚝심이라 칠 수 있겠지요.
그런데 성추행 입막음 사건으로 받은 혐의 34건 모두 유죄 평결이 나올 만큼 뒤가 구린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데도 호감도가 경쟁 후보와 엇비슷이 나오는 걸 보면...
그를 지지하는 사람들 또한 만만찮게 별종입니다.
‘일부 지지자는 유죄 평결을 내린 배심원 신상 털기를 시도하고 있다.’
쏟아지는 언론의 기사내용입니다.
배심원일 법한 사람 이름이나 주소 따위를 퍼뜨리는 일에 ‘신상 털기’가 알맞은 표현일까요?
‘털다’는 한마디로 ‘남의 재물을 빼앗거나 훔치다’라는 뜻입니다.
한데 개인 정보는 재물(財物)이 아닌지라 대상으로 어울리지 않습니다.
게다가 빼앗거나 훔치는 게 아니라 여럿에게 드러내는 행위를 가리켰으니
‘털다’가 아니라 ‘캐다’나 ‘들추다’가 알맞지 않을까요?
비유적 표현이라 할 수 있지 않으냐고 반문하는 사람들도 있긴 합니다.
언젠가 쓰임새가 넓어진다면야 모르되, 딱 들어맞는 말을 구태여 팽개칠 까닭이 있나요?
더욱이 규범에 맞게 잘 다듬어야 할 종이 신문에서 제목이며 본문에 버젓이 쓰다니...
아무렇게나 말 갖다 붙이는 인터넷 매체와 다를 바 없지 싶습니다.
엇비슷해 보여서 잘못 쓰는 말이 이뿐이겠습니까.
‘곰탕에 진심인 사장님과’ ‘떡볶이에 진심인 모습’ ‘올해 투수 보강에 진심인 구단은’….
진심(眞心)은 말 그대로 ‘참된 마음, 거짓 없는 마음’인데.
‘곰탕에 참된 마음’은 대체 뭔 소리인지 몰겠습니다.
열과 성을 다해 곰탕을 끓여 낸다는 뜻일 터입니다.
그럼 ‘정성껏 곰탕을 만드는’이 옳지 않나요?
‘떡볶이에 진심’도 그렇습니다. 떡볶이를 참으로 좋아한다는 말이겠지요.
온 힘 쏟아도 모자랄 판에 좋은 선수를 거짓된 마음으로 데려가려는 팀이 있을까요?
‘투수 보강에 진력(盡力)하는’ 이라고 해야 맞는 말이 됩니다.
유죄 평결 뒤 24시간 동안 약 730억원의 후원금이 모였답니다.
그는 심지어 감방에 가도 출마할 수 있고 당선될 수도 있다는데......
진심으로 걱정스럽지 않나요? 결코 남 일 같지 않은 우리 정치 현실이기도 합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말123^*^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