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병아리 부화
2019.3.18.(월)
오전 4시 45분 부화기 속 계란 뒤집다
부화기 앞에서 -
어젯밤 10시 검안
스마트 불빛으로
계란 속에 비친 성장하는 모습
병아리 태아의 모습이 선명하다
가느다란 선이 보인다.
실핏줄이라 한다
점도 보인다. 눈이라 한다.
움직인다. 신기하다
사람이라면 임신상태다
21일 만에 부화한다
사람은 10개월이다
사람으로 말하면 임신 3개월이다
손주들이 병아리 병아리 타령-
헐 수없이 인터넷 뒤져서
구입한 부화기
참 신기하고 재미있다
73년 만에 처음 해보는 부화기
매일 낳는 계란 14개
일주일 전 부화기 안에 넣고
하루 4번
6시간마다
손으로 180도 돌려준다.
400미터 거리에 여동생이 산다.
열흘 전 이장 댁에서 부화기에서 태어난 병아리
5마리 분양받아 잘 자란다.
친손주 외손주 5명이 주말마다 온다
내 손주들 4명도 온다
고모네 병아리 보고 사 달라 조르지만
아직은 날씨가 추워서 시장에 없다.
고모네 병아리
노은에서 성남 집 오간다.
조그만 박스 속에
사료와 물이 있다
이제는 제법 파닥거리며
날개 짓도 한다
삐약 삐약 노래도 한다.
재롱둥이 5마리
모두 주인이 다르다
하진이 하솔이
효빈이 태희 태린이
분양받은 지 열흘쯤 되었다.
삭막한 세상에서
병아리들이
어린아이들에게
아니 어른인 나에게도
기쁨과 소망과 사랑을 선물한다.
하진이 11세다
5세~6세 때인가?
계란을 품고 병아리가 되기를
간절히 바라던 꼬마
크리스마스이브.
산타 기다리며
잠 못 이루던 내 딸이
마흔한 살이 되었다
외손자도 자주 내려온다
부화기 안에 전등이 켜진다
일정한 온도 유지
35도 ~ 38도 온도센서가 있다
물도 한 컵 습도 유지 차원이다
암탉이 품던 알을 부화기가 한다
지금은 숫소가 없어도 송아지를 생산한다.
유한한 인간이 신이 하는 일을 하려고 한다.
사람은 도대체 무엇인가?
새벽이 밝아온다
2019.4/14(일)
새벽 5시 거실 온도 22도 병아리 7마리 다 살아있다
부화한 지 12일 되었다 4월 2일. 21일간의 산고 끝에 알에서 병아리가 되어
세상에 나왔다 삐악 삐악 거리며 부화한 병아리
에미 없이 사람 손에 의하여 인위적으로 부화기 속에서 태어났다
그동안 신생아 태어나 돌봄처럼 열심히 관심을 가지고 주야로 보살폈다.
온도계 백열등 설치하고, 물도 넣어주고, 먹이도 자주 주고 -
하루하루 몰라보게 자란다. 며칠 전 전구가 나가고 기온이 떨어지니 병아리들이 움츠리고 추워한다. 방 안에서 키우다가 냄새가 나고 시끄러워 거실로 옮겼다
집사람이 하는 말이 이제는 어린애가 아니다
겨우 10일 된 병아리 보고 다 컸다니!
자꾸만 상자 밖으로 나오려고 날아오른다.
어제는 두 번이나 상자 위로 올라와 두리번거리고 다시 들어간다
아직은 세상이 두려운가 보다 냄새가 심하여 점차 관심이 멀어진다
식사와 물은 3 시간 내지 5 시간마다 준다.
처음엔 티스푼으로 2개 주고 점차 늘려서 지금은 5개 준다
오늘 아침에는 처음으로 6스푼 주었다 아주 잘 먹고 잘 큰다.
이젠 제법 똘똘해졌다
내가 만지려 들면 이리저리 잽싸게 도망친다. 다리가 아픈 놈은 아픈 다리 끌며 살아간다 항상 다른 놈들보다 뒤처진다. 그래도 살려고 악착같이 먹어댄다
본능인가 보다. 다른 병아리보다 자연히 뒤처진다. 조금 작다.
내가 고쳐줄 수도 없고 안타깝다 .
아들이 4월 9일 미국으로 가면서 아버지 잘 기르세요 하며 떠났다
1년 후 돌아올 때까지 잘 길러야 할 텐데 -
내 생각대로 되는 것이 아니다
생명의 주인은 하나님이시다
물 흐르듯이 살면 된다.
3월 12일 계란 14개 부화기에 넣으며 수작업으로 하루 4번 6시간마다 180도 돌려주고
18일간 그 작업을 하면서 가끔 검안도 하고 -
그 이후 3일간은 그대로 두라는 말(인터넷 공지사항)에 지켜보니 20일 되는 날
한놈이 파각(계란에 구멍을 내는 일) 하기 시작 나오기도 전에 조그마하게 삐악삐악 소리가 들려서 환청인가 했다 그런데 밤 2시 며느리가 아버님 또 소리가 들려요 그래서 온 식구가 자다가 말고 귀 기울이니 어~ 진짜 소리가 들린다 가느다랗게 삐악 삐악 ~ 하더니 멈춘다. 결국 그날 밤 온 식구가 병아리 부화과정을 지켜보았다
다음날 시간차 파각하고 병아리가 한 마리 두 마리 나오고 -
물기가 있어 2일간은 그 안에 (부화기) 그대로 두었더니 마른다.
결국 삐악삐악 거리다가 파각할 힘이 없어서 그대로 숨을 거둔 놈도 있다.
그래서 마지막 검안을 해보니 움직이지 않는 놈은 죽은 것이다
산속에 장사 지내주고 - 남은 7마리만 열심히 키우고 있다
계란이 병아리로 변화해가는 모습을 바라보며 심혈을 기울였지만 7마리만 태어났다.
아빠가 오골계라 그런가? 병아리 3마리는 완전히 새까맣다 잡종이다
기존 어미닭들 5마리 닭장 속에서 산다. 2년 되었다 13마리 사다가 키웠는데 한 마리 한 마리 죽어가더니 이제 5마리 남았다
가끔 닭장을 열어놓곤 하였는데 고양이에게 물려가고 너구리와 사냥개에게 희생을 당하고 병들어 죽은 놈도 2 ~ 3마리 있다
기존 5마리와 병아리 7마리 총 12마리의 의 닭들. 닭장 농장주가 되었다
사료비도 많이 들어가겠다. 지금 까지 에미 닭은 한 달에 사료 한포(15,000원) 만주고 음식물 찌꺼기로 길렀다.
마당에 심은 곡식 물( 상추 등-) 보호차 닭장 속에 가두어 둔다.
유정란 하루 2~3개 낳는다. 냉장고 속에 보관하였다가 서울에서 딸 가족이 오면 선물한다. 어린 외손자 (7세 4세)가 계란말이를 아주 좋아한다.
병아리 재롱 피우는 모습을 바라보노라면 마음이 아주 평안해진다.
세상 근심 걱정이 사라진다.
생명의 소중함을 새삼 느낀다.
생과 사를 주관하시는 하나님께 오늘 하루도 나의 생명을 연장시켜주심을 감사드린다.
창밖에는 개나리가 활짝 피었다 명자나무도 빨갛게 피어난다. 매화 하얗게 만발하고 -
마당에 잔디도 푸릇푸릇 나오고 - 참새 소리가 요란하다
거실 안에는 병아리가 삐악삐악 노래를 하고 밖에서는 참새가 짹짹 _
여기가 천국이 아닌가 싶다
귀촌 7년 차 돈은 없지만 행복하게 지낸다.
9. 삼팔선 혼자 지키나!
2019.5.15.
오늘 스승의 날이다
오전 10시 낯선 청년이 교문을 들어선다.
누구지?
장애인학교 아무나 못 들어온다
가만히 바라보니 안면이 있다
금년 2월 졸업한 학생이다
박 아무개-
스물한 살인지 스물두 살인지 -
스승의 날이라고
학교가 그리워서 찾아왔다고 한다.
집은 충주 무슨 아파트라고 한다.
버스 타고 왔니? 네-
갈 때는?
학교버스 타고 간다고 한다.
오후 3시 40분에 나가는데-
아 차 싶다.
내 직분이 배움터 지킴이다
모처럼 놀러 온 졸업생을 외면할 수도 없고 -
초소 안에 들어가자 하며
차라도 한잔 대접하려고 하다
그런데 운동장 안으로 들어간다
버스 운전 주무관과 웃으며 담소하고 -
차량 안내 실무원과 이야기하고 -
내가 설 자리가 모호하다
누군가 본관 문을 열어주고 본관으로 들어가 버렸다
앗차 ~
작년 방배동 사건이 떠올랐다 (초등학교 교실 인질 사건)
교무실 가니 교무실무원 한분만이 교무실을 지킨다.
오늘 스승의 날이라 3층에 있다고 한다.
교감도 부장도 안 계신다.
박 아무개 졸업생 무단출입 사실을 알리니
어제 전화가 와서 차량 승차 실무원 아무개 만난다고 한다.
아휴_
그래도 그렇지 -
내 책임은 골키퍼야 -
3층에 올라가니
부장 선생님 교감 다 계신다.
여차 여차 -
보고 필하고 나니
괞찮다 고한다.
어쨌든 내가 할 일을 하고 나니 기분이 좋다
군대 보초 설 때 기분이 든다
삼팔선 혼자 지키는 거 아니다
나는 내가 자랑스럽다
이 나이에 즐거운 마음으로 근무한다는 것이
보람도 있고 -
치매 예방도 되고
돈도 벌고 -
커피 한잔 마시며
아무도 없는 운동장 -
70여 대 승용차를 바라본다.
오늘도 좋은 아침
파이팅!
10. 찬송가 쓰기
2019.5.20(수)
찬송가 쓰기 5번째 도전 -
한번 다 쓰는데
약 2개월 소요된다
찬송가 쓰다 보면 근심 걱정이 사라진다.
어느 땐 기쁨으로 쓰고
어느 때는 참회하는 마음으로 쓴다
7월 20일쯤엔 다 쓸 것이다.
마음의 목욕을 하듯이-
방학전에는 다 쓸 것 같다
대학노트 오늘 다 소진
찬송가 470쪽 -
내 평생에 가는 길
여기까지 쓰고 -
대학노트로 151페이지
오늘은 더 나아갈 길이 없다
충주 다이소 가면 한 권 2,000원이다
근무시간에 초소 안에서
찬송가 들으며
찬송가 쓰는 일
얼마나 행복한가.
첫댓글 인터넷으로 병아리 부화기를 구입하여
직접 병아리 부화에 성공하신 이야기~~
졸업생인줄 알지만 배움터지킴이로서의
책임감으로 꼼꼼히 확인하신 이야기~~
성경 필사를 넘어 찬송가 필사 5번째 이야기~~ 대단하십니다! 화이팅 입니다~~
대나무밭님 관심있게 살펴 주시고
담글도 상세히 올려주셔서
글올린 보람도 느낍니다
비가 내리는 밤입니다
코로나가 창궐 -
나라 전체가 위험에 노출되어 불안하기만합니다
개학이 얼마남지 않았읍니다
건강 조심하십시요
감사합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파이팅!
대구의 배움터지킴이는 방학이 없습니다.
돌봄교실을 방학중에도 운영하기 때문에요.
최근에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중단 되었습니다.
대구는 공포에 잠겨있습니다.
교만한 인간들이 눈에 보이지도 않는 코로나 바이러스에
겁을 먹고 집에 틀어 박혀 움직이질 않습니다.
대구 땅이 소돔과 고모라 같이 음란했었구나 하는 반성을 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