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채이..
나리.. 너 없다고..
기억상실증에 걸렸어."
"뭐!?"
"병실에 들어가봐.
나.. 응급치료 받았던.. 그 병원이야."
나는 재빨리 나리가 있는 병원으로 뛰어갔다.
"나리야! 나리야!"
간호사는 기다렸다는 듯이.
"혹시 이나리씨가 찾으시는 분 아니신가요?"
"네. 그래요. 나리 어디있어요?
괜찮은 거죠?"
"빨리 들어가보세요.
의사 선생님이 보고싶은 사람을 보지 못하는 이유 때문에 생긴 일시적인 일이라고 했어요.."
"정말이죠?"
나는 대답도 듣지 않고.
나리를 찾으로 온 병원을 돌아다녔다.
201호..
나는 문득 지민이 생각이나서 201호로 들어갔다.
"나리야!"
"누구세요?"
"나리야.. 나 채이야..
김채이.. 몰라보겠어?"
"정말 채이야?"
"그래.. 바보야..
나 채이야.. 이제 알겠어?"
"채이야.. 얼마나 보고싶었다고."
나리와 나는 서로 부둥켜 안고 울었다.
"그동안 내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알아?
아무 것도 기억 안 나고..
오직 너만 기억났단 말이야.
아직도.. 엄마도 모르겠고. 아빠도 모르겠어."
나는 눈물을 닦고 나리에게 말했다.
"여기는 니가 있을 곳이 아니야.
여기 있으면 아무 것도 기억할수 없어.
자.. 빨리 나가자.
내가 모든 걸 알려줄게."
나리는 밝게 웃으며 대답했다.
"응."
나는 제일 먼저 내가 예전에 살던 집으로 들어갔다.
문이 열려있어서 지민이가 있는 줄 알았지만.
없는 모양이었다.
"여기 기억나?"
"모르겠어.. 모르겠어.. 기억이 안나."
나리의 눈에서 눈물이 계속 떨어졌다.
"바보야! 이제 알 때도 됐잖아!
김채이가 살던 곳이야!
바로 내가 살던 곳이라고."
나리는 정신이 드는지 두리면 거리며 주위를 살폈다.
"니가.. 지민이랑 같이 살던 곳..
이제.. 기억나.."
나는 나리를 향해서 방긋 웃어줬다.
"이번에는.."
나는 택시를 타고 나리네 집으로 갔다.
"여기는.. 기억나니?"
"여기는.. 우리집.. 우리집이야.."
"맞았어!"
나는 이렇게..
나리한테 차근차근 하나씩 다시 기억이 돌아오게..
열심히 가르쳐줬다.
마침내 나리는 기억이 돌아왔고.
윤민이도 흐뭇해 하는 것 같았다.
나리의 아빠. 엄마도 나한테 고맙다고 몇 번이나 반복해서 말씀하셨다.
지민이만 모른다.
내가 돌아왔다는 것을..
윤민이가 조용히 나한테 물었다.
"채이야.. 지민이한테 가 봐야 되지 않을까?
지민이가.. 너 돌아오면.. 100일 동거.. 다시 하자고 말한다고 했어."
나는 지민이를 생각하며 눈물을 흘렸다.
윤민이 때도 있었고. 나리 때도 있었는데..
왜 지민이만 생각하면 눈물을 흘리는 걸까..?
그래.. 내가 진짜로 좋아했던 사람은..
윤민이가 아니었던 거였다.
내가 진짜로 좋아했던 사람은..
바로 지민이 이었던 것이다.
"윤민아.. 내가 1년 전에 너하고 헤어질때..
했던 약속있지?
알고있어? 마음 속으로는 널 사랑할거라고.."
"기억해.."
"미안.. 나 그 약속 못 지키겠어.
나.. 아무래도 좋아했던 사람.. 니가 아니라 지민이였던 것 같아."
윤민이는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그래.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어.
너도.. 사랑 기억상실증에 걸려있었던 거야.
솔직히 말하면..
지민이보다 나하고 더 정이 있어서 그런거야.
그러니까.. 이제 진짜.. 나 같은거 깨끗이 잊고.
지민이 죽도록 사랑해줘.."
"고마워.. 고마워.. 고마워.. 윤민아.."
윤민이는 내 앞에서 씽긋 웃어주고..
이내 내 앞에서 사라졌다.
이미.. 내 마음은 지민이한테 있다는 것을 알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