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하늘 공활하고 산천초목 진하되 진한 푸른 빛으로 뒤넓혔는데 빨갛게 불타오른 단풍 잘도 익어 선들바람에 반짝이니 가히 금수강산 여기 있네.
허허벌판 메마른 땅 벌거숭이 민둥산이 기어이 살찐 수림(樹林)으로 몰라보게 풍성하니 절로 되었을 리 만무한데 하늘의 뜻 온전히 받들어 천지개벽의 새벽을 연 사람 누구던가!
오늘 11월 14일 “우리도 한 번 잘 살아보세!” 목젖이 떨어지고 말고 목놓아 울부짖었던 고 박정희 대통령(1917.11.14. ~ 1979.10.26.) 탄신 107주년을 맞는 날이다. 대물림 악착같은 가난의 굴레 훌훌 벗어던진 부국전쟁의 영웅. 인간 박정희의 혼불을 오늘에 되새겨 본다. “내 일생 조국과 민족을 위하여” 몸소 먹물 진하게 갈아 일필휘지한 12자(字)에 당신의 사생관두(死生關頭)를 농축시킨 ‘박정희시대’는 차라리 격랑속의 고독한 일엽편주(一葉片舟)였다. 그러나 거창한 대 서사시를 닮았으니 영웅의 몸짓이었다. 박정희의 성공여정은 세계에 빛나는 ‘동방의 등불’로 각인됐다. ‘변두리’를 거부하는 그의 뚝심은 ‘가난한 나라’를 끝내 세계 속 중심에 우뚝 서게 했다.
그의 빈곤탈피 전략은 독보적이었다. 기업인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듬뿍 공급했다. 딱히 ‘권력과 자본’의 동업(同業)시대 개막이 아니던가. 이병철 정주영 김우중 구인회 그 시절 거상(巨商)들과 가슴을 맞댔다. 흉금을 털어놓은 완벽한 동맹(同盟)관계의 탄생이었다. 오늘날의 구차스런 ‘정경유착’과는 사뭇 색깔이 다른 국부(國富)를 향한 일구월심 “착한 결탁”이었다. 당시 압도적인 시청률을 독점했던 MBC의 ‘영웅시대’라는 드라마는 그 시대의 기업 풍경을 에누리없이 다룬 ‘꿈의 향언’이었다. 이른바 30대 대기업탄생의 우람한 서곡이었다.
박정희 치세 하 강공드라이브는 간혹 “독재자“라는 비판과 맞닥뜨렸다. 박정희의 응수는 짧고 굵직했다. “내 무덤에 침을 뱉어라” 평가는 후세 사가의 몫이란 확신에 찬 음성이었다. 박정희의 당찬 용트림은 청교도 같았던 자신의 삶에서 울어난 자신감의 표시였다. 만인지상 그의 식탁은 간소했다. 앞장서서 청빈을 삶의 바탕으로 깔고 있었다. 영부인 육영수여사와 3남매 식솔들의 삶의 매무새가 타인의 입에 오르내린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박정희 성공여정은 동시대 세계 내로라는 지도자와 석학들이 앞다투어 입에 올렸던 화두였다. 하나같이 경탄의 수사로 채워졌다. 어느 무명시인이 읊조린 시 한수는 매우 인상적이다. “저 바람 속에서 저 흙먼지 속에서 박정희의 진한 입김을 느낀다”고 노래했다. “대한민국 곳곳이 모두 박정희 기념관” 이란 말은 오랜 세월 고체화된 실재 개념이다.
이날 경북 선산 구미시청과 박대통령생가보존회 등 유관단체가 봉행한 탄신107주년 숭모제는 각지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윤석열대통령의 화환이 눈길을 끌었고, ‘위대한 대한국인(大韓國人)의 표상’이라고 적힌 큼직한 화환들이 고인의 정체성을 상징적으로 표현했다.
여성수행원을 대동 카키색 옷차림으로 참석한 박근혜 전 대통령은 “오랜 세월 지났음에도 아버지를 기억해주시고 찾아 주신 국민 여러분께 감사합니다”라고 인사했다. 그는 “여러분 덕분에 아버지에 대한 추억과 그리움을 가슴에 담아갑니다”라고 거듭 고개를 숙였다. 1,000여명의 관중들이 ‘박근혜 화이팅’을 외쳤고 ‘당신의 행복이 국민의 행복입니다’고 환호했다.
박대통령(62)과 육여사(49)는 천수를 다하지 못하고 흉탄에 쓸어졌다. 원통하도다. “신(神)은 불세출의 영웅이겐 해피 엔딩(happy ending)을 선물하지 않는다”는 서양쪽 속담이 있다. 사무치는 그리움을 피안(彼岸)에 걸쳐놓고 영원히 잊지 않기 위한 ‘신(神)의 한수’라는 해석이 뒤따른다. ‘신(神)의 심술’이란 우스갯 역설도 없지 않다.
잠시 분위기를 바꿔보자. 박정희가(家) 행사 때 겉보기에 유족3남매가 함께 어울리는 경우는 아주 드물었다. 국민들이 고개를 갸우뚱 아쉬워하는 대목이다. 대통령 영식 박지만회장(66)은 슬하에 반듯하게 자란 대학수학중인 쌍둥이 4형제를 거느리고 있다. 3남매가 자랑스런 조카들과 함께 나란히 움직이는 그림을 선보인다면 많은 사람들이 박수를 보낼 것이다. 이승에서 못다한 정담을 나누시는 양위께서도 흡족한 미소를 보내주시지 않겠는가.
민족중흥회는 큰 일을 맞이할 때마다 영전에 바치는 헌사(獻詞)가 있다.
○°• 박정희가 옳았노라 °•○
청사에 빛나는 부국강병의 대업 험준한 그 마디 그 굽이마다 사생결단 불굴의 혼불 불살랐으니 그 찬란한 흔적 어찌 지워질손가 아, 만고에 아니 지워질 큰 이름이여 바를 正 빛날 熙 하늘과 땅이 무릎 맞대어 점지(占指)한 巨人 박정희가 옳았노라! 님은 아니 지워질 큰 이름이어라 아니 지워질 大韓國人이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