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 좋은 날
어제는 참 기분이 좋은 날이었다
그 좋은 기분이 이어져 오늘도 상쾌하게 시작했다
내가 오래 전부터 은행에 가서 보는 일이 한 가지 있다
대부분의 다른 은행일 들은 거의 다 집사람이 하지만
유일하게 외화수표를 바꾸는 일은 내가 직접 가야한다
회사에 다닐 때 실적이 좋다고 받았던 주식
그 주식에 대한 배당금이 분기마다 수표로 온다
수표의 유효기간이 6개월이다
처리 건 당 수수료가 부과되므로
두 분기의 수표 두 장을 들고 은행엘 간다
집 바로 옆의 K은행 지점에서 수표를 바꾸다가
2009년 재건축 후에 입주한 뒤로는 B은행으로 바꾸었다
처리 수수료가 반 밖에 되지 않았고
마침 특판예금이 있어 이율이 높아 그리로 옮겼다
외환계에 가서 일을 보았는데 이게 간단치가 않았다
내 명의로 발행된 외화수표를 보고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곳곳에 전화를 걸어 문의하고 본점까지 연락을 하고
그런 다음에 수표를 현금으로 바꿔 주었다
그건 K은행에서 처리할 때도 거의 마찬가지였다
한번 하고나면 그 다음부터는 조금 수월해 지긴 했지만
어쩌다 하는 일이다 보니 버벅거리기는 마찬가지였다
정기적으로 인사이동이 되고나면 더 힘이 들었다
처음부터 다시 이러저리 물어보고 난리를 쳤다
심지어 현찰매입은 불가하다고 추심을 해 주겠다
이거 제대로 된 수표냐?
별의 별 소리를 다 들었다
내게 장황한 금융 강의를 하는 직원도 있었다
6개월에 한번 은행엘 가니 자주 담당자가 바뀌었다
가서 담당자가 바뀌어 있으면 가슴이 철렁했다
아 오늘은 또 얼마나 싱갱이를 해야하나?
어김없이 긴 시간 자존심 상하는 얘길 듣고 그랬다
심지어는 고성을 내지르며 화를 낸 적도 몇 번 있었다
지점장이 뛰쳐 나오고 뒤에 앉았던 책임자가 싹싹 빌고
귀가가 늦어지는 걸 보고 집사람이 달려 오고 그랬다
거래내역과 대여금고 사용자라는 걸 알고 사과를 했다
어제도 은행엘 갔더니 담당자가 바뀌어 있었다
바로 지난번 담당자와도 장시간 입씨름을 했었는데
너무 일찍 담당자가 바뀌었다고 생각하고 불아해졌다
그런데 의외로 옆 자리의 어느 직원에게 문의를 하더니
일사천리로 단 한 번의 질문도 없이 일처리를 해 주었다
마지막에 한 가지 현찰매입이 아닌 계좌송금을 잘못 눌렀다며
은행계좌를 물었다. 바로 가르쳐 주니 입금이 됐다
너무 고마웠다
일처리하는 동인 보았던 자리 앞 팻말의 이름도 참 예뻤다
다른 일 때문에 함께 갔던 집사람과 같이 귀가하며
기분이 매우 상쾌하였다
집에 돌아와서 해당은행 홈페이지로 들어갔다
직원에 대한 칭찬 코너를 찾았다
그런데 회원가입이 쉽지 않았다. 로그인을 할 수 없었다
하는 수 없이 포기하고 앉아 있다가 생각이 떠올랐다
콜센터에 전화를 걸었다. 연결하는데 시간이 좀 걸렸다
자초지종을 상세하게 얘기하고 대신 좀 칭찬 글을 부탁했다
직원이 고맙다고 하며 잘 정리해서 올리겠다고 했다
내 이름과 전화번호를 물었다
그리고 저녁 시간에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일처리한 여직원의 윗사람이 보낸 메시지였다
직원을 칭찬해 주어 너무 감사하다는 얘기였다
당사자에게도 전달이 됐다며 앞으로 더 잘 하겠노라고...
집사람에게 메시지를 보여주며 기분이 상쾌하였다
오늘 아침에도 그 메시지를 보고 이 글을 쓰게 됐다
내 평생에 은행직원을 칭찬한 일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니 누군가를 위해 이런 칭찬글을 올린 것도 처음이다
그런데 어제 전화를 하면서도 기분이 좋았지만
문자메시지를 받고나서 더 기분이 좋았고
오늘 아침까지도 기분이 매우 상쾌하다
자기 맡은 일을 성심성의껏 처리해 준 여직원
딸 뻘도 안 돼 보이던 얼굴이지만 너무 친절하였다
내가 면전에서 용기를 내어 고맙다며 인사를 하자
옆에 계신 분이 알려주셨다며 처음 해 본 일이라며
저도 좋은 거 배웠다고 오히려 감사하다고 했던 여직원
고객의 일을 내 일처럼 처리해 준 여직원에게
다시한번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
오래오래 이 지점에서 근무하시기를 바란다
남을 칭찬한다는게 이렇게 기분좋은 일인 줄 미처 몰랐다
첫댓글 도처에 기쁜 일 만드는게 흔한데
저는 그걸 잘 발견하지 못합니다.
칭찬하는 일이라도 인색하지 않아야겠어요.
그런데 외화수표 다루기가 그렇게 어려위서야?
네 어제 오늘 기분이 참 좋습니다
요즘은 좀 나아졌는데도 그렇습니다
예전엔 정말 힘들었습니다
거의 추심을 했지요
시간도 오래 걸리고 의심받는 기분이고...
감사합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잖아요,,
좋은 하루 되셔요,,^^
네 그렇 습니다
서로 칭찬하고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가급적 지적은 자제하구요
감사합니다
네~~맞아요.칭찬~~한국인 ~~꼭 칭찬합니다.
앞으로 칭찬할 일을 찾으려고 합니다
칭찬하니까 기분이 상쾌합니다
감사합니다
일상생활 에서 누굴 칭찬 할일이 없던데 기쁜날 맞네요 축하드립니다
네 어제 정말 고맙고 기분이 좋았습니다
이런 칭찬을 해 본 적도 처음이었습니다
의외로 기분이 정말 좋았습니다
감사합니다 큰언니1님. ^^*
.저는 그 쪽 방면은 문외한이지만 그렇게 힘들군요 어제는 일처리도 쉬웠고 그래서 칭찬 덕도 쌓으셨으니 아주 좋은 날이였군요
자주 있는 일이 아닌 거 같습니다
갈 때마다 버벅거려서 짜증났지요
이번에는 물흐르듯이 처리됐습니다
네 덕분에 팔자에 없는
칭찬도 할 수 있었구요
지금까지도 기분이 좋습니다
감사합니다 운선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