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투수 이영하와 군복무 중인 LG 투수 김대현이 고교 시절 학교폭력에 가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제는 법정 싸움이다. 두산 베어스 투수 이영하와 LG 트윈스 투수 김대현이 고교 시절 학교폭력에 가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스포츠춘추 취재 결과 최근 검찰은 특수폭행, 강요, 공갈 등의 혐의로 이영하와 김대현을 불구속 기소했다. 이영하의 재판은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군복무 중인 김대현의 재판은 9월중 군사법원에서 진행된다. 이영하의 재판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이영하와 김대현의 학폭 의혹이 처음 제기된 건 지난해 2월.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2명이 한 인터넷 게시판에 선린인터넷고 시절 당한 폭력과 가혹행위를 폭로해 파문이 일파만파 커졌다. 이들은 자신들의 실명은 물론 학생선수 시절 사진까지 함께 '인증'해 증언의 신빙성을 더했다.
이후 3월 한 지상파 탐사보도 프로그램에서 피해자 인터뷰가 공개됐다. 방송에서 제보자는 이영하와 김대현이 '전기 파리채에 손을 넣으라고 했다' '야구공을 집어던졌다' '변태적이고 이상한 행동을 시켰다' '마사지를 강요했다'고 주장해 충격을 안겼다.
논란이 커지자 이영하와 김대현은 가해 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이영하는 소속사를 통해 발표한 입장문에서 "고교 시절 투수조 조장, 선배로서 후배들에게 쓴소리를 하거나 단체 집합을 시킨 적은 있지만 특정인을 지정해 폭력을 행사한 적은 없다"라고 해명했다. 이영하의 소속사는 "당시에는 야구부뿐만 아니라 운동부 기강이 엄격한 편이었고 이영하도 일부 잘못된 과거 방식에 따라 선수들의 기강을 잡으려고 한 것은 사실"이라고 사과하면서도 "방송에서 방영된 것처럼 개인이나 특정인에게 가혹행위를 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두산 베어스 구단도 자체 조사를 진행한 뒤 "차후 사실관계가 명명백백하게 밝혀지면 그에 따른 대응에 나설 예정"이란 입장을 발표한 바 있다. 두산은 피해자, 해당 선수, 주변인 상대로 여러 차례 크로스 체크를 진행했지만 당사자와 해당 선수의 진술이 엇갈렸다며 판단을 유보했다. 이후 이영하는 구단 훈련과 정규시즌 경기에 정상적으로 참가해 왔다.
김대현도 LG 구단을 통해 학폭 의혹을 부인했다. 김대현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법률대리인을 통해 폭로자를 무고로 고소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했다.
한동안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사건은 피해자들이 스포츠 윤리센터에 이영하, 김대현을 신고하면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사건을 심의한 스포츠윤리센터가 지난 5월 경찰 수사를 의뢰했고, 이영하는 한 차례 경찰 조사를 거쳐 이달 중순 재판에 회부됐다. 군복무 중인 김대현 역시 군 검찰을 거쳐 이달 중 법정행이 확정됐다.
현역 프로야구 선수가 형사재판에 넘겨지는 건 보기드문 일이다. 검찰 송치부터 기소까지 2주 만에 일사천리로 진행되는 경우도 이례적이다. 검찰이 두 선수의 혐의를 입증할 만한 강력한 증거를 확보했다는 관측도 가능하다. 반면 선수 측은 제기된 혐의를 강력하게 부인하면서 "검찰이 공소시효(7년)에 쫓겨 무리하게 기소했다"고 맞서고 있다.
소속 선수가 법정에 넘겨진 두산, LG 구단은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두산 구단은 기소 사실을 확인한 직후 KBO 클린베이스볼센터에 신고했고, 21일자로 이영하를 1군 엔트리에서 말소했다. LG 역시 KBO에 신고한 뒤 재판 결과를 기다리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