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 아시안컵 B조리그 경기가 열리고 있는 중국 지난에서 한국어 통역원으로 자원봉사하고 있는 윤재홍씨(23)와 그의 중국인 부인 리웨이웨이씨(22)는 열정적으로 한국을 응원하는 ‘한·중 커플’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어렸을 때부터 중국이 좋았다는 윤씨는 고교 시절 중국어 개인교습을 받았고 대학(광주대)에서도 중국어를 전공했다. 지금은 지난의 산둥대에서 국제경영학 석사과정을 밟고 있다. 광주대와 산둥대가 교류 관계에 있어 알게 된 중국 여학생의 소개로 현재의 부인을 만났고 1년간의 열애 끝에 올해 결혼했다.
리웨이웨이씨도 윤씨를 만나기 전부터 한국에 대한 애정이 각별했다. 중국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며 한류 열풍을 일으켰던 인기그룹 HOT의 팬으로 지난시 팬클럽 회장을 맡기도 했다. 윤씨와 가까워지고 결혼하게 된 데는 HOT를 통해 이전부터 한국에 호감을 갖고 있던 것도 영향을 미쳤다. 하루라도 일찍 함께 살고 싶은 생각에 혼인신고부터 마친 이들 부부는 올가을 한국과 중국에서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다.
이들은 지난 19일 한국과 요르단의 경기에 태극기를 준비해 장인과 장모까지 모시고 응원을 나갔다. 한국이 득점 없이 비긴 데 대해 아쉬워하던 윤씨는 “중국에 와서 한국대표팀의 경기를 보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다”며 한국이 조1위로 8강에 올라 한 경기라도 더 지난에서 치르기를 기대했다. 한국에 있을 때는 기아 타이거즈의 팬으로 축구보다는 야구를 좋아했다는 그는 이번 아시안컵을 계기로 열렬한 축구팬으로 변했다.
한국과 중국이 맞붙으면 어느 쪽을 응원하느냐는 질문에 리웨이웨이씨는 “중국은 한국에 항상 지기 때문에 한국을 응원한다”고 말했다. 옆에 있던 윤씨는 “한·중전이 열리면 경기하는 곳이 어디든 원정팀을 응원하기로 했다”고 밝히며 환하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