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 여행을 떠나기 직전 카우치서핑에서 호스팅을 처음 했을 때, 독일 친구 두명을 우리집에 재웠던 적이 있다. (# 본격 평범한 가정집에서 카우치서퍼 초대하기.http://bananabackpack.egloos.com/1734751) 이때 나는 한창 여행 계획을 만들 때였고, 카우치서핑을 위해 2주치의 여행계획을 만들고 있을 때였다. 헬싱키에 도착해서, 발트 3국을 지나 폴란드에서 2주째가 되는데, 폴란드라는 나라에 대해서 전혀 모르니, 어느 도시를 가야 되는지도 전혀 모르겠더라. 그 독일애들한테 폴란드 어딜가면 좋을까 하고 물어보니, 자기들도 바르샤바랑 포즈난밖에 안 가봤단다. ㅇㅋ 그럼 나도 그냥 바르샤바 이후, 포즈난으로 가야겠다.
포토샵 같은 거라도 할 줄 알면 좀 예쁘게 오려 붙였을텐데 ^^;; 빨간 선은 내가 실제로 이동한 투르이고, 파란색은 추천 경로이다. 이 여행기의 시작이기도 했던, 오른쪽 맨 위, 북동쪽에 있는 핀란드 헬싱키에서 시작해, 배타고 에스토니아 탈린으로 내려와서, 버스타고 라트비아 리가에 도착, 히치하이킹으로 리튜아니아 빌뉴스로 GOGO, 폴란드 바르샤바에 10시간 넘게 버스타고 도착. 유럽에서는 며칠만에 여러나라 옮겨다니는 것 참 간단하다.
바르샤바에서 남서쪽으로 파란선 따라 내려가면 크라쿠프라는 도시가 있는데 거기가 그렇게 좋단다. 당시에는 그 도시에 대해 잘 알지도 못했고, 정신적으로 너무 여유가 없어 빨리 폴란드를 넘어가고 싶었다. 원래 여행 계획을 짜다보면 그렇다. 시간은 부족한데 갈 곳이 너무 많아, 일단 빨리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쉥겐조약에 가입되어있는 유럽 대부분의 국가에 딱 90일밖에 체류할 수 없는데, 여행 초기엔 시간이 너무 부족하다고만 생각했다. (결국 쉥겐 90일을 채우지도 않고 떠났지만..)
바르샤바 기차역. 사람 진짜 많다. 시내 다니다가 별 생각 없이 가서, 포즈난 가는 차표 예매하려고 했는데, 역무원하고 의사소통이 전혀 안되서 좌절했다.ㅠ 결국 인터넷에서 열차조회 미리 해서 열차 번호 적어가서 표끊었다. 오호라 지금 다시 블로그 글을 뒤적거리다 보니, 여행 한창 다니다 이때에 대해서 썼던 글도 있다. ( #힘들지만 불가능하지는 않아. 여행과 영어http://bananabackpack.egloos.com/1870430) 영어 못해서 여행 못다닌다고 생각하시는 분들! 그럴필요 없어요. 어차피 영미권 아니면 현지인들도 대부분 영어 잘 못해요 :)
도대체 저 건물을 을 왜 찍었더라?
여행 다니다 보면, 기억하고 싶은 순간이 있다. 메모를 하긴 참 귀찮다. 그럼 사진기를 든다. 분명 저 사진도 기억하기 위해 찍은 것인데 저 건물이 뭐였는지 기억이 안난다. 아.. 잘 보다보니, 내가 찍었던 것은 건물이 아니라 하늘의 전선들. 우리나라에는 전기로 다니는 버스가 없는데, 유럽에는 많은 도시에 트롤리버스라 하는 전기버스가 있다. 에스토니아 탈린에 도착했을 당시, 전기버스를 처음 보아 충격을 받았었는데, 포즈난에서 또 보고 ‘아 이거 어디에나 있는거구나;;’ 라고 생각했었다.
그냥 돌아다니다 발견한 성. (사실 성인지도 확실치 않다.)
폴란드 포즈난에서의 호스트와 약속한 시간까지 한 세네시간 남았다. 그동안 혼자 놀아야한다. 여기저기 싸돌아 다니다보니 지친다. 킥보드 타면 빠르지만, 그만큼 빨리 지친다. 녹초가 되어 어디 앉아 쉴 곳 없나 하다가 찾은게 이 곳. 앉아 있다 보니 건물 참 예쁘다. 사진을 찍어야겠다.
킥보드를 들고 어께에 얹고 다니면, 초등학교때 폼잡는다고 가방 한쪽어깨에 메고다녔던 생각도 나고, 왠지 멋있을 것 같은데, 사진 찍어 보면 그냥 이게 뭔가 싶다. -_-;;
유명한 관광도시도 아니고, 저 건물도 유명한 뭐가 아니었던지라, 주변에 사람도 없었다. 그냥 혼자 찍어야했다. 아무리 찾아봐도 사진기 올려놀데가 없어, 벤치에 올려놓고 각도를 이리저리 재다가 타이머 맞추고 찍기를 여러번.
이 엉거주춤한 자세는 뭔가요... 찍으면 찍을수록 사진이 이상하다.
여행을 많이 다닌 이후에야, 아무나 지나가면 사진찍어달라고 부탁하고 그랬는데, 처음에는 사람들한테 말을 잘 못걸었다. 그냥 혼자 죽어라 찍는건데, 혼자 찍는 것도 처음엔 잘 되지 않았다.
6개월 동안 찍은 사진들 중 가장 좋아하는 사진이 여기서 나왔다.
열심히 찍다보니 되는구나! 컴퓨터에 저장되어 있는 사진들을 다시 돌려보며 깨달았다. 좋은 사진 한 장 건지려면, 그저 일단 많이 찍어야 하는구나.. 킥보드 타고 관광도 여기저기 다니고 사진도 많이 찍은 날이었다. 보통 이렇게 놀다가 호스트가 퇴근하고 집에 올 시간에 맞춰 찾아간다.
직접 그린 지도와 주소. 자! 관광 잘 다녔으니 이제 카우치서핑 하러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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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도 합니다용 :)
# 당돌한 대학생 500만원 들고 6개월 여행 다녀온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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