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국민의힘과 결별을 선언하는 기자회견을 예고한 상황에 대해 홍준표 대구시장이 "손절해야 할 사람에게 손절당하는 치욕스러운 일이 생기게 됐다"고 16일 비판했다.
홍준표 대구시장. [사진=김성진 기자]
홍 시장은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손잡고 가야 할 사람은 손절했다. 선후도 모르고 앞뒤도 모르는 그런 식견으로 거대 여당을 끌고 갈 수 있겠나"며 자신의 상임고문직 해촉을 결정한 김기현 대표를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전 목사의 기자회견 예고에 대해 홍 시장은 "마치 태권도의 약속 대련처럼 연결고리를 살려 놓기 위해 하는 약속대련 쇼로 보인다"며 "귀에 거슬리는 바른말은 손절, 면직하고 당을 욕설 목사에게 바친 사람 처리는 어떻게 하는지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 [사진=뉴시스]
홍 시장의 상임고문 해촉은 여러 면에서 뒷말을 낳게 하고 있다. 하태경 의원은 지난 14일 SBS 라디오에 출연해 '전문홍답'(全問洪答)이라는 조어를 제시하면서 "국민들이 '전광훈 자를 거냐'라고 물었는데 김 대표가 홍준표를 자르고 답한 아주 이상한 상황이 됐다. 메시지 관리에 실패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홍문표 의원도 B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 대표는 당 기강을 위해 (해촉) 했다고 하지만, 그걸 보는 제3자 입장에선 (홍 시장의) 저런 정도 이야기로 해촉하는 것은 너무 심하다는 양론이 상충하고 있다"며 "해촉에 대해 잘했다고 보진 않는다"고 했다.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 [사진=김성진 기자]
윤희숙 전 의원은 CBS 라디오에 나와 "홍 시장이 비아냥이 섞여 있는, 약간 선을 넘은 듣기 싫은 소리를 했다"면서도 "안타깝지만 당 대표는 그런 비아냥을 참아야 한다. 상임고문 해촉이라는 방식은 지지자들한테 '꼰대당인가'라는 위기감을 준다"고 평가했다.
당 일각에선 김 대표의 전격적인 해촉 결정엔 '윤심'(尹心·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이 담겼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김 대표 혼자서 결정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예상에서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사진=정소희 기자]
이준석 전 대표는 MBC 라디오에서 '해촉이 김 대표 뜻이 아니면 용산 뜻인가'라는 질문에 "김 대표가 했을리가 없다"며 "김 대표는 중재형이고 협상형이란 얘기가 많지 이걸(징계를) 하는 경우는 드물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영향이 있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다만 친윤 그룹에서는 아니라고 선을 긋고 있다.
앞서 홍 시장은 지난 15일에도 "앞으로 비공식 막후 조언이나 하라던 상임고문에서 벗어났으니 당비 매월 50만원씩 내는 책임당원으로서 당이 잘못된 길을 가거나 나라가 잘못된 길을 가면 거침없이 공개적으로 지적하고 바로잡을 것"이라며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한편, 전 목사는 오는 17일 서울 성북구 장위동 소재 사랑제일교회에서 국민의힘과의 결별을 선언하는 내용의 긴급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