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평구와 서대문구의 공동 지붕, 백련산(白蓮山)
▲ 백련산 동남쪽 능선에서 바라본 천하 ①
홍은동과 홍제동 지역, 인왕산(왼쪽 산), 안산(오른쪽 산) |
여름 제국과 가을의 팽팽한 경계선인 9월의 첫 무렵, 은평구의 동남쪽 지붕이자 서대문구(西
大門區)의 북쪽 지붕인 백련산을 찾았다.
통일로와 세검정로, 연희로가 만나는 홍은4거리에서 서쪽(연희동 방향)으로 100여m 정도 가면
오른쪽(북쪽)으로 골목이 하나 있는데, 그 골목에 백련산으로 인도하는 나무계단길이 숨어있
다. (백련산 동남쪽 기점임) 시작부터 속세살이처럼 경사가 좀 각박하나 계단길을 적당히 닦
아놓아 그 급한 성질을
조금 누그러뜨렸다.
그런
산길을 5분 정도 오르면 바위에 심어진 조그만 네모난 정자가 마중을 한다. 이곳에 올라
서면 동쪽으로 북한산(삼각산) 서남쪽 산줄기부터 홍은동, 홍제동, 인왕산(仁王山), 안산, 연
희동이 좁게나마 시야에 들어온다. 백련산은 통일로와 맞닿은 동쪽 부분(산골고개, 녹번동)에
는 바위와
벼랑이 많으며 응암동과 백련사와 맞닿은 서쪽과 남쪽 부분은 거의 흙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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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련산 동남쪽 능선에서 바라본 천하 ②
푸른 하늘 밑으로 북한산(삼각산) 서남쪽 산줄기와 탕춘대능선, 홍은동
지역이 바라보인다.
▲ 백련산 동남쪽 능선에서 바라본 천하 ③
홍은동(弘恩洞)과 홍제동(弘濟洞) 지역, 그리고 인왕산
▲ 백련산 동남쪽 능선에서 바라본 천하 ④
홍은동과 홍제동, 연희동, 안산(왼쪽 산), 백련산 남쪽 부분(오른쪽 산줄기)
▲ 바위에 걸터앉아 시내를 굽어보는 쉼터 정자
정자는 작고 보잘것은 없지만 위치와 조망만큼은 정말 기가 막힌다. 바로 밑으로
시내가 펼쳐져 있어 마치 세상의 주인이 된 기분인데 이곳에 걸터앉아
시내
야경을 바라보며 곡차 1잔 겯드리는 재미도 꽤 쏠쏠할 것 같다.
▲ 솔내음이 율동을 부리는 백련산 동쪽 능선길 |
바위 정자를 지나서부터 백련산의 하늘길(능선길)이 시작된다. 능선을 따라 백련근린공원, 백
련산
정상(은평정), 백련산근린공원까지 이어지며 대부분 짙은 숲길이라 그늘의 질감도 좋다. 게다가 산길 경사도 거의 느긋하고 은평정과 백련근린공원 동쪽
전망대에서 1급 조망까지 누
릴 수 있어 걸어가는 길이 썩 지루하지가 않다. |
▲ 대통령이 기념 촬영을 했다는 백련근린공원 동쪽 능선 바위
2017년 5월, 문재인 전 대통령이 이곳에서 기념촬영을 했다고 한다.
<그는 청와대에 들어가기 전까지 백련근린공원 부근(홍은2동)에 거주했음>
▲ 대통령이 기념촬영을 했던 백련근린공원 동쪽 능선 바위의 앞 모습
(바위 이름은 없음)
▲ 백련산의 동북쪽 끝을 잡고 있는 백련근린공원 동쪽 전망대 |
백련근린공원 동쪽 조망대는 백련산의 동북쪽 끝이다. 앞이 확 트여있어 백련산에서 2등으로
일품
조망을 자랑하고 있는데 동북쪽 너머로 북한산(삼각산) 탕춘대능선과 족두리봉, 비봉능
선 등이 보이고 바로 밑에 녹번동을 비롯한 은평구 북부 지역, 봉산~앵봉산 산줄기, 인왕산,
북악산(백악산)까지 싹 시야에 잡힌다.
전망대 주변이 벼랑 일색이라 안전을 위해 난간을 둘렀으며, 전망대 옆으로 내려가는 계단길
이 있는데, 그 길은 통일로와 통일로 허공에 닦여진 산골고개 생태다리로 이어진다. (산골고
개 생태다리를 통해 북한산, 탕춘대능선으로 넘어갈 수 있음) |
▲ 백련근린공원 동쪽 전망대에서 바라본 천하 ①
은평구 북부 지역
(녹번동, 불광동, 구산동, 갈현동, 연신내, 진관동)
▲ 백련근린공원 동쪽 전망대에서 바라본 천하 ②
북한산(삼각산) 서남쪽
산줄기 (족두리봉, 비봉능선, 탕춘대능선 등)
▲ 백련근린공원 동쪽 전망대에서 바라본 천하 ③
홍은동과 인왕산, 북악산(왼쪽 산줄기)
▲ 백련근린공원 북쪽 능선길 |
백련근린공원 동쪽 전망대에서 능선길은 서남쪽으로 크게 꺾인다. 생태공원처럼 꾸며진 백련
근린공원을 지나면 숲이 매우 삼삼한 능선길이 펼쳐지는데, 정상 주변에서
경사가 좀 흥분기
를 보일 뿐, 거의 느긋하여 구름 위를 거니는 기분이다. 그런 길을 20분 정도 가면 백련산 정
상에 이른다. |
▲ 백련산 서쪽 능선길 (백련근린공원~은평정 구간)
▲ 백련산 정상으로 인도하는 계단길 (정상 직전) |
백련산(215m)은 은평구 녹번동과 응암동, 서대문구 홍은동에 걸쳐있는 조촐한 뫼이다. 산 남
쪽 자락에 오래된 절인 백련사(白蓮寺,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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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게 되었는데, 조선 때 왕족과 양반사대부들이 매를 날리며 사냥을 했던 매바위가 산자락에
있어 '응봉(鷹峯)'이라 불리기도 했다.
그 매바위는 부암동의 붙임바위, 인왕산 선바위 등과 함께 서울의 이름난 바위로 1970년대까
지 있었으나 개발에 눈이 뒤집힌 동네 사람들이 무식하게 폭파시키면서 사라지고 말았다.
백련산은 동쪽 자락을 빼면 산세가 거의 완만하며 흥은4거리에서 백련근린공원, 은평정을 거
쳐 백련산근린공원까지 환상적인 능선길이 이어져 있다. 산 동쪽은 산골고개를 통해 북한산(
삼각산)과 이어지나 나머지는 거의 평지이며, 동남쪽은 홍제천을 사이에 두고 안산과 만난다.
산에 안긴 늙은 명소로는 백련사가 있으며, 산 동북쪽 자락에 백련근린공원이, 그리고 산 남
쪽 자락에는 백련산근린공원이 닦여져 있고, 산 정상에는 은평정이 자리하고
있다. |
▲ 백련산 정상에 자리한 은평정(恩平亭) |
은평정은 한옥 양식과 콘크리트 건축 양식이 조잡하게 섞인 2층짜리 정자로 1989년에 은평구
에서 지었다.
백련산에서 가장 조망이 좋은 곳이며, 앞서 봉산처럼 해돋이와 일몰 구경에 최적화된 곳으로
여기서는 은평구 대부분 지역과 마포구, 서대문구, 고양시 동부, 한강 너머로 강서구와 양천
구, 영등포구, 구로구, 금천구, 인천 지역까지 흔쾌히 시야에 들어온다. |
▲ 백련산 정상에서 바라본 천하 ①
은평구 남부와 마포구 서부, 하늘공원, 한강, 강서구, 양천구,
영등포구,
인천 계양산 등
▲ 백련산 정상에서 바라본 천하 ②
응암동, 구산동, 역촌동, 갈현동 지역, 봉산~앵봉산 산줄기,
봉산 너머로 고양시 지역과 고봉산까지
▲ 백련산 정상에서 바라본 천하 ③
은평구 북부(녹번동, 갈현동, 불광동, 연신내, 진관동 지역) 지역과
앵봉산, 노고산(老姑山) 등
▲ 백련산 정상에서 바라본 천하 ④
녹번동과 진관동, 북한산 서남쪽 산줄기(족두리봉, 비봉능선)
▲ 은평정 2층에 걸린 창정기(創亭記)
은평정의 창건 이유가
소상히 적혀있다.
▲ 숲터널 속으로 빠져들다 ~ 백련산 남쪽 능선길 (백련사 방향)
▲ 내리막의 연속인 백련산 남쪽 능선길 (백련사 방향)
▲ 백련산 남쪽 능선길에서 만난 돌탑
백련산을 찾은 중생들이 작은 소망을 담아 쌓은 돌이 쌓이고 쌓여
자유분방한 모습의 돌탑으로 성장했다. |
백련산 정상에서 10분 정도 정상의 기분을 누리다가 남쪽 능선길로 내려갔다. 숲터널과 다름
이 없는 그 길을 10분 정도 가면 백련사 갈림길이 나오는데 여기서 직진하면 백련산근린공원
과 홍연초교로 이어지며 오른쪽(서남쪽)으로 내려가면 백련사이다.
여기서 백련사로 내려가면 얼마 안가서 백련사 주차장이 마중을 하며, 여기서 서쪽으로 가면
백련사, 동쪽은 백련사 마을버스 종점이다. 백련사는 자주는 아니지만 수국사처럼 아주 가끔
씩 찾는 절이라 이번에는 통과하고 백련사 마을버스 종점을 지나 홍연초교 쪽으로 내려갔다.
이렇게 하여 백련산 나들이는 대단원의 막을 고한다.
* 백련산 소재지 : 서울특별시 은평구 응암동, 녹번동 / 서대문구 홍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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