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8.18.
인터라켄(Interlaken)에서 북동쪽 20km. AlpenCamping. 캠핑장을 둘러싼 산에 아직 알프스 산세가 이어지고 있다.
많은 여행자들이 밤 늦게까지 들어오고 떠난다.
하루 머물고 떠나는 캠핑장이라도 어닝을 달고 테이블 의자 꽃화분까지. 오래 살 집마냥 꾸민다.
주변에는 아이들이 아무 것 없이도 어두울 때까지 이리저리 뛰어논다. 저 아이들도 언젠가 아기들을 데리고 다시 캠핑장을 찾을 것이다.
잔디 위의 하늘은 역시 푸르고 햇살도 여전할 것이다. 캠핑장은 사람으로 따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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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쪽으로 달려 루체른(Luzern)에 도착한다.
루체른에 있는 호수는 루체른 호수이다.
루체른 호수가 생각보다 엄청 크다. 스위스의 가운데에 위치해서 역사적인 유적이 많다. 호숫가에 많은 사람들이 거니는 평화로운 휴양도시이다.
루체른을 보며 사람의 어깨가 부딪히도록 북쩍이던 아름다운 안시(Annecy)가 떠오른다.
호수에서 10분 거리에 있는 빈사의 사자상.
TV에서 보던 것보다 훨씬 웅장하다.
스위스는 높은 임금 때문에 용병으로 지원하는 국민이 많았다.
프랑스 혁명 때 프랑스 왕과 왕비는 피신했으나, 스위스 용병이던 근위대는 피하지 않고 끝까지 궁전을 지키다가 786명이 모두 전멸하였다.
프랑스 왕조의 문장이었던 흰 백합의 방패 위에 창에 찔려 쓰러져 있는 이 사자상은 당시에 전사한 스위스 용병의 충성심과 용기를 기린다.
자기나라가 아닌 외국의 용병으로 죽음을 맞는 조상의 모습을 보는 스위스 아이들은 정신이 번쩍 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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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체른에 있는 카펠(Kapell)교.
유럽에서 가장 오래되고 나무로 된 가장 긴(204m) 다리란다.
다리 천장에는 루체른의 역사와 수호 성인을 그려 넣은 판화도 있는데 대부분 화재 뒤에 복구된 것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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쮜리히(Zurich)로 이동.
스위스의 수도는 베른(Bern)이지만 행정수도일 뿐. 스위스의 역사와 문화를 대표하는 실질적인 수도는 쮜리히(Zurich)라고 한다.
쮜리히 중앙역인 Main Station 내부로 들어가 뒤로 나오니
스위스 국립박물관이다.
탑에 걸린 일본 만화 하이디가 생소하다.
박물관에 들어서니 의외로 윌리암 텔의 삽화가 제일 먼저 맞이한다.
스위스의 영웅인 윌리엄 텔의 실존에 대한 직접적인 증거는 없지만 그에 대한 이야기는 잘 알려져 있다.
윌리엄 텔은 오스트리아의 폭압에 대한
개인적 자유를 위한 투쟁을 상징한다.
사람들은 이 사건이 민중을 오스트리아 통치자에게 대항해서 일어나게 만들었고 결국은 스위스 독립의 초석이 되었다고 말한다.
그러니 국립박물관의 맨 앞자리에 있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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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가 얼마나 산악국가인지 보여준다.
유물이라고 특별한 것은 없었지만.
매우 섬세하게 잘 진열되어 있다.
그런데 일본 만화가 여기에 왠 일이고?
해설에는 일본 만화 하이디가 스위스의 이미지를 만들어 주었다고 되어있다. 세상에.....
몽생미셸 옆에 일본 신사문이 세워져 있는 것. 러시아에도 있던 신사문. 어떻게 보아야 하나?
박물관은 오래된 건물에 현대식 건물을 이어 건축한 것이 인상적이다. 박물관 뒤로는 공원이 연결된다.
박물관 옆으로 더없이 맑고 풍부한 수량의 리마트(Limmat)강이 흐르고 그 강보다 청춘 남녀들의 애정은 더 깊다. 요숙은 신랑 우째뿌고 혼자 머하노?
FIFA. World FootBall Museum.
쮜리히 주차 전쟁터인지 박물관 주위를 여섯번 돌고 나서 주차를 포기했다.
입구만 찍은 FIFA 본부 로비. 월드컵을 직접 보고 싶었는데 아쉽다.
요고를 보고 왔어야 했는데 그노무 주차때문에...
FIFA 월드컵 원래의 작품은 FIFA에서 영구 소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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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헤르만헤세의 고향인 칼브(Calw)를 향해 길을 떠난다.
멀다.
가다가 힘들면 쉬었다 간다
독일은 와서보니 어디든 캠핑장이 많다.
요숙이 침 튀겨 찍은 독일 캠핑장이다.
잘 찍었다. 비가 왔지만 편안한 저녁이다.
2019.8.19.
어제에 이어 계속 칼브(Calw)로 간다
산속으로 난 시골길.
집도 절도 없고... 독일에 절은 없구나.
이렇게 외진 곳에서 ... 뜻밖의 이쁜 동네가 차를 세운다.
오는 도중에 여행기도 보내고 마트 장도 보고 했으나 하여간 칼브(calw)에 도착했다.
마을에 들어서며 탄성이 절로 났다. 헤세가 태어나 살던 곳이다. 참 이쁜 동네다.
월요일. 박물관이 쉬는 날이다.
내일 다시 오기로 후퇴를 결정하며 동네 골목을 어린 헤세가 보았을 눈으로 아주 찬찬히 눈여겨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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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Camping Erbenwald 캠핑장.
맨날 아침저녁으로 이삿짐 올리고 내리는 일이 여간 아니다. 매일 하루 2회 근력운동이다.
... 어 내 배 어데갓노?
잔디 위에 사과가 여기저기 떨어져 향기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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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장에 따라서는 고급 레스토랑이 있는 경우도 있지만 대개 그저 맥주를 파는 정도.
Alpirsbacher. 이 지역 로컬맥주다.
독일 최고의 맥주는 내가 서 있는 지방의 맥주다. 어디에서든 로컬맥주를 찾아야 한다. 그래야 맥주 파는 분에게 피어나는 미소를 볼 수 있을 것이다.
한갓 맥주의 맛이 무어 대단할게 있겠는가 노노. 오 아름다운 맛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