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풍(痛風), 요산이 내 몸에 쌓이는 이유
다친 기억도 없는데 갑자기 발을 땅에 딛기도 힘들다면…
특별히 다친 기억도 없이 갑자기 발이 붓고 아파져
땅을 디딜 수도 없다면서 한의원을 찾는 환자들이 있다.
보통은 몇 일 정도 조심하다 보면 저절로 나아지는 경우가 많아 별 걱정을 하지 않지만,
또 어떤 사람들은 이렇게 다치지도 않았는데 아프기 시작하는 자신의 몸 상태에 대한
큰 불안함에 이것이 어떤 심각한 병의 전조 증상은 아닐까 걱정하며 잠을 설친다.
통풍의 주 특징은 ‘갑자기’, ‘아픈것’
이런 갑작스러운 통증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통풍이란 질병인데, 이 통풍 그 자체로는 생명을 위협하거나 장애가 남는 위험한 질환이 아니지만,
문제는 그 극심한 통증이다.
오죽하면 병명 자체에 아플 통 (痛)자를 써서, 통풍이라 불렀을까?
아플 통 자에 바람 풍 자가 합쳐진 병명에서 추측할 수 있듯이,
통풍의 주 특징은 ‘갑자기’, ‘아픈 것’이다.
최근 통풍환자가 계속 늘어나고 있는 것에는 서구화되고 기름져 진 식습관과
일상생활 속에서의 운동부족이 지목되지만, 사실 그 정확한 발병 메카니즘에
대해서는 아직도 잘 알려져 있지 않다.
통풍은 요산이 몸 안으로 쌓여 생기는 병
일단 가장 일반적인 통풍이 생기는 원인은 우리 몸에서 소화 흡수되는 과정에서 생성되는 물질인
요산의 과다 분비인데, 좀 더 세밀히 들어가면 비장이 잘 소화시키지 못하는 특정한 단백질(퓨린)의
과다 섭취와 이렇게 생성되 혈액속에 녹아든 요산을 잘 걸러내지 못하는 신장의 기능저하를 들 수 있다.
이는 마치 허드렛물이 더러우면 하수구가 자주 막히는 것과 같이 비장에서 먼저 제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여 퓨린을 소화하지 못하면, 이것이 신장에게도 영향을 주어 신장 또한
제 기능을 십분 발휘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결국 이렇게 되어 체내에 과도하게 축적된 요산이 혈관을 타고 돌아다니다가 관절, 주로
엄지발가락과 귀 뒤 쪽처럼 갑자기 좁아지는 혈관 근처에 침착하여 염증과 함께 심한 통증을 일으킨다.
현대의학에서의 통풍은 난치병이다
현대의학에서는 체내에 쌓인 요산을 제거하기 위해 요산제거제를 투약하여 우선 급한 불을 끄고자 하나,
이는 미봉책일 뿐 근본적인 치료수단은 될 수 없다. 결국, 요즘 사용되는 약물을 이용한 치료법으로는
통풍을 근본적으로 고치질 못하니 적어도 현대의학에서의 통풍은 불치병인 셈이다.
하지만 한의학에서는 통풍의 근본 원인으로 제 기능을 못하고 있는 몇몇 장부(특히 비장과 신장)를
지목하고 이들의 강화를 꾀하는데, 이 경우 좀 더 효과적인 근본치료가 가능하다.
요산의 배출 이상보다, 과다한 요산의 생성이 더 문제
단순히 생각하면 통풍은 요산을 배출시키지 못하니 신장의 병이라고 말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비장의 문제라 보는 것이 더 정답에 가깝다.
일차적으로는 신장에서 요산을 잘 걸러내지 못해 통풍이 나타나는 것 같지만,
애초에 비장에서 요산의 원료가 되는 단백질을 잘 소화시켰다면
요산 자체가 많이 만들어 지질 않았으리라고 보는 것이다.
이렇듯 한의학에서는 어떤 질병이든 일차적으로 드러난 문제점만을 제거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보다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 제거하는 데에 중심을 두고 있다.
통풍은 여성보다 남성이 훨씬 더 많이 걸리는 병
또 하나, 우리는 통풍 환자의 남녀 비율이 20:1 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한의학에서는 체질적으로 대부분의 남성들은 비장과 신장의 상호 관계 속에서
대부분의 인체 기능이 이루어지고 여성들은 폐장과 간장의 상호 작용이 인체의 생리와
병리 현상이 일어나는 근본 원리로 보았는데,
통풍은 비장(火)과 신장(水)의 관계(수승화강(水升火降))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므로써
생기는 질병이므로 여성보다 남성에게 더 많이 생기는 것은 당연하다.
통풍의 주 원인은 스트레스 과다와 운동 부족
많은 경우 음주와 스트레스가 통풍을 일으키거나 악화시키는데, 이는 기본적으로 비장이나
신장기능이 약한 체질의 사람이 행하는 음주나 스트레스는 그 영향력이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비장의 화기가 약하여 양기가 잘 상승하지 못하는 체질에게는 승양익기(升陽益氣) 시켜주는
약물로 치료하고 신장의 수기가 약하여 음기가 잘 하강하지 못하는 체질은 자음강화(滋陰降火)
시키는 약물로 치료하는 것이 좋다.
뿐만 아니라, 요즘은 의자에 오랫동안 앉아 생활하는 사람들이 많아 운동량이 많이 줄게 되면서
요산이 쌓여 생기는 통풍석이 쉽게 생기는 체질이 되어 버리는 이들도 많다.
그러므로 평소에 술과 기름진 음식, 또 지나친 당분의 섭취를 자제하고
규칙적인 운동을 병행하는 것 또한 통풍 환자에게는 굉장히 중요하다.
여기에 한가지를 더한다면, ‘요산을 일으키는 음식 (퓨린이 들어간 단백질과 술)만을
피하는 것’ 뿐 아니라, ‘요산을 처리하는 비장, 신장의 기능을 저하시키는
음식 (과다한 당분과 가공식품)’을 피하는 것의 중요성일 것이다.
문의 (703)942-8858
<정호윤 <예담한의원 원장>>
미주 한국일보
2019-05-08 (수) 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