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텃밭 가꾸기]자투리 텃밭에 친환경 농사짓기

[소천]

[텃밭 가꾸기]자투리 텃밭에 친환경 농사짓기

직접 길러 건강하게 먹는 기쁨

집 앞의 자투리 땅이나 주말농장에서 우리 식구 먹을 만한 농작물을 깨끗하게 키워보는 것은 안심되고 보람찬 일일 것입니다.화학비료나 농약을 쓰지 않고 텃밭에서 농작물을 재배하는 방법을 소개하겠습니다.

작물을 재배하는 흐름에 따라 살펴 보겠습니다. 이랑식 밭을 기본으로 합니다. 이랑에는 평이랑과 좁은 이랑이 있는데, 평이랑은 폭을 넓게 하여 작물을 두줄로 심는 밭을 말하고, 좁은 이랑은 폭이 좁아 작물을 한줄로 심는 밭을 말합니다.

작물을 심기 전에 밭에 거름을 주는데 이를 밑거름이라고 합니다. 거름의 재료는 주로 똥과 풀인데 똥은 대표적인 질소질 거름이며, 풀은 탄소질 거름입니다. 질소질 거름은 작물이 몸체를 키우는 데 필수적인 영양소이고, 풀거름은 종합영양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름지고 틈새가 많아 작물이 잘 자라는 땅을 만들기 위해서는 탄소질과 질소질의 거름이 균형을 이룬 좋은 퇴비를 넣어주는 것이 중요하며 그 다음엔 흙을 잘 갈아엎어주어야 합니다. 흙을 갈아엎는 것을 쟁기질이라고 하는데, 속흙과 겉흙을 교체해주면서 흙속에 공기를 넣어주고 영양과 미생물이 들어가 뿌리가 잘 뻗을 수 있게 만들어줍니다.

씨앗뿌리기

씨앗을 심을 때에는 여러 알을 한데 심는 것이 좋습니다. 새나 벌레에게 먹힐 것을 대비하기 위해서이기도 하고, 어릴 때 서로 경쟁을 시켜야 작물이 더 잘 자라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씨앗을 심고 씨앗 두께의 두세배 정도로 흙을 덮습니다. 가물 때는 깊이 심어 씨앗이 마르는 것을 방지하고, 습할 때에는 얕게 심어 씨앗이 물에 썩는 것을 예방합니다. 가뭄이 심할 때에는 파종 후 물을 뿌려주고, 싹이 날 때까지 이틀에 한번은 물을 줍니다. 가뭄이 심하지 않을 때는 씨앗이 스스로 싹을 틔우고 자라도록 놔두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비가 온 후에 파종하는 것이 좋습니다. 씨를 심고 비가 오면 씨가 비에 쓸려가거나 공기에 노출될 수 있습니다. 다만 감자처럼 종자가 큰 것이나 모종들은 괜찮습니다.
심을 때에는 작물이 다 자랐을 때를 생각하고 간격을 두어야 합니다. 너무 빽빽하게 심으면 나중에 작물이 서로 부대끼고 통풍이 되지 않아 병해충이 많이 발생합니다.

가꾸기

작물 가꾸기에 제일 중요한 것은 풀매기입니다. 풀 한번 매주는 것은 거름 다섯 번 주는 것에 버금간다고 했을 정도입니다. 풀은 항상 작물보다 빨리 자라고 생명력이 강하기 때문에 그냥 놔두면 풀에 치여 작물이 제대로 자라질 못합니다. 풀매기만큼 중요한 것은 솎아주기입니다. 파종할 때 선파(줄뿌리기)나 산파(흩어뿌리기)를 하면 밀식하게 되는데, 어느 정도 크면 서로 부대껴 자라질 못하므로 꼭 솎아주여야 합니다.

다음으로 중요한 것이 북돋아주기(북주기)입니다. 북주기는 포기 주변 흙을 긁어모아 둔덕을 만들어주는 것으로 작물의 쓰러짐을 방지하고 수분을 보호해주며 뿌리에 산소 공급을 원할히 해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북주기를 하면 풀매기가 절로 됩니다. 호미나 괭이로 슥슥 흙을 긁으며 북을 주면 자연히 풀이 뽑혀나갑니다.

병해충을 예방하기 위해 농약 대용으로 쓰는 것이 목초액입니다. 목초액은 나무를 태워 생기는 연기를 액화시킨 물로 강산성에다 휘발성이 강한 톡 쏘는 냄새 때문에 병해충을 예방하는 효과가 큽니다. 목초액을 쓸 때에는 반드시 물에 희석해야 합니다. 원액을 쓰면 제초제 역할을 하며 100배 ~ 200배로 쓰면 농약 역할을 하고 500배 ~ 1000배로 쓰면 거름 역할을 합니다. 농약 대용이면서 거름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액비도 있습니다.

액비는 들깻묵이나 참깻묵을 물에 담가 우러난 물을 말합니다. 액비는 반드시 완숙된 것을 써야 합니다. 완숙된 액비는 미생물제재나 다름없어서 이 미생물들이 잎사귀에 달라붙으면 막을 형성해서 외부 공격을 막아줍니다. 목초액은 휘발성이 강해 일시적인 효과를 주지만 액비는 살아 있는 미생물이라 지속적인 효과를 냅니다.

여기에 빨래비누물을 섞어주면 더 효과를 지속시켜줍니다. 빨래비누는 화학적으로 만든 가루비누를 쓰면 좋지 않습니다. 작물이 어느 정도 자라면 꼭 순지르기를 해주어야 합니다. 순지르기는 작물의 생장을 억제하여 영양분이 열매에 집중하도록 하는 방법입니다. 순만이 아니라 마늘이나 감자처럼 꽃대를 잘라주는 경우도 있고, 오이, 호박, 수박, 참외처럼 넝쿨손을 잘라주는 경우도 있으며 고추처럼 곁가지를 잘라주기도 합니다. 또 토마토의 경우 겨드랑이순을 잘라줍니다.

■ 배추

배추는 병해충이 많이 달려드는 작물인데, 모종을 옮겨 심고 나서 자리를 잡을 때까지는 충분히 예방을 해주어야 합니다. 액비와 목초액을 물로 희석해 효과가 있을 때까지 계속 줍니다. 액비는 다섯배로 희석하고 그 물에 200분의 1로 목초액을 타서 분무기로 뿌려줍니다. 하루나 이틀에 한번씩 세 번에서 다섯 번을 주면 효과가 있습니다.

가을에 김장농사로 배추를 심으면 된 서리가 오고 나서 보온을 위해 끈으로 포기를 묶어줍니다. 배추 속이 더 잘 차라고 묶어주는 줄 알고 날이 따뜻한데도 묶는 사람이 간혹 있는데 이렇게 하면 오히려 배추 속이 썩을 우려가 있으며, 썩지 않아도 진딧물 같은 해충을 더 불러모으는 부작용을 낼 수 있습니다.

■ 고추와 가지

고추와 가지는 지주를 세워주고 끈으로 묶어 쓰러지지 않게 해줍니다. 세네포기당 지주 한개씩 박아줍니다.
고추 지주는 종묘상에 가면 살 수 있습니다. 끈은 지그재그로 묶어주고 더 자랐을 때 한번 더 묶어줍니다. 많이 자라면 포기별로 지그재그로 묶기 힘듦으로 서너포기를 기준으로 지그재그로 묶어도 됩니다.

■ 토마토, 오이, 호박

토마토나 오이나 호박은 긴 지주로 삼각대를 만들어 묶어주어야 합니다. 토마토는 크게 자라는데다 열매가 무겁고, 오이나 호박은 넝쿨을 길게 뻗고 열매도 무겁기 때문에 튼튼한 지주를 세워주어야 합니다. 오이나 호박은 넝쿨을 뻗기 때문에 끈으로 유인해서 묶어줍니다.

거두기

거두는 시기는 작물마다 다르지만 작물에 맞게 그 시기를 잘 맞춰야 합니다. 너무 일찍 수확하면 열매가 덜 영글고, 늦게 수확하면 열매가 망가질 수 있습니다.
참깨나 들깨 종류는 늦게 거두면 알곡이 다 떨어질 수가 있고, 콩도 늦으면 깍지가 벌어져 알곡이 땅으로 떨어질 수가 있습니다.
벼도 늦게 거두면 알곡이 너무 말라 금이 가서 맛이 떨어집니다.

말리기

작물을 거둔 후 말려서 보관할 수 있습니다. 고추를 말리는 것은 아주 힘든 작업인데, 기계 건조기에 말리면 쉽지만 맛이 떨어집니다. 태양초로 하는 것이 가장 좋고, 비닐하우스에서 말리면 좀 더 쉽습니다. 쉽게 말리기 위해 고추 배를 가르는 경우가 많은데 이렇게 하면 맛이 떨어집니다. 가능하면 통째로 말리는 게 더 좋습니다.

고추나 벼처럼 뜨거운 햇빛에 말리는 것도 있고, 반대로 바람이 잘 통하는 밝은 그늘에 말리는 것도 있습니다. 감자는 햇빛을 받으면 파래져서 맛이 떨어집니다. 무청 시래기도 되도록 밝은 그늘에서 겨우내 말려야 영양 손실이 적고 맛이 잘 듭니다.

저장

마지막으로 중요한 것이 저장입니다. 잘 거둬서 잘 다듬고 잘 말렸으면 오래도록 잘 저장해야 합니다. 제일 좋은 저장고는 토굴입니다. 2, 3미터 이상 깊이로 땅을 파서 저장고를 만들면 그만한 저장고가 없습니다.

무나 배추처럼 한겨울 임시로 보관할 정도면 50cm 깊이로 파서 묻어두어도 됩니다. 이때는 따로 숨구멍을 만들어 볏 짚단으로 막고 그를 통해 꺼내 먹을 수 있게 해야 합니다. 생강 같은 것은 화분에 흙과 함께 켜켜이 담아두는 것이 좋습니다.
요즘은 김치 냉장고가 일반화되어 있어 양이 적으면 냉장 보관도 좋습니다.

글쓴이 안철환님은 안산주말농사학교에서 텃밭농사를 짓고 가르치고 있으며 전국귀농운동본부 도시농업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 글은 ‘청소년을 위한 생태텃밭교실’ 활용자료에서 일부 정리한 것입니다.

                                                                      ok시골 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