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8일 고등 동기들과 급 벙개에 마눌 모시고 갑니다.
화왕산 억새가 지금 최절정이라는 것을 인터넷으로 실시간 봅니다.
매표소부터 걸어가야 정상인데 좀 늦었습니다.
억지로 우겨서 산행을 안 가는 사람이 1명 있어서(고맙게도..ㅋㅋ)
관룡사까지 올라갑니다.
매표소에서 여기까지 포장도로로 40분쯤 걸립니다(도보로)
10시 40분 관룡사에서 출발합니다.
용선대로 향하기 전 관룡사 함 보고...
관룡사는 보물급의 문화재가 많습니다.
보물 제212호인 대웅전(다포 계열의 전각),
보물 제146호인 약사전(藥師殿),
보물 제295호인 용선대석조석가여래좌상(龍船臺石造釋迦如來坐像)- 요게 제일 유명하지요!
보물 제519호인 석불좌상, 경상남도 유형문화재 제11호인 3층석탑 등
아무튼 절보다는 화왕산 들머리로 더 유명합니다.
입장료 개인 1천원
철늦은 꽃무릇도 보이고...
보물인 석불좌상, 하나하나 설명은 생략~
대웅전 뒤로 보이는 암릉의 산행 구간이 재미있다고 누가 가르쳐 주던데...
처진 소나무 밑으로 역시 철늦은 꽃무릇이 보이고...
용선대로 가는 오솔길~
늦게 출발해서인지 아님 다들 이리로 하산하는 코스라 그런지 한적합니다.
이제 돌계단이 시작합니다.
아직은 걸을 만하지요~
정상 4키로를 남기고 용선대에 도착합니다.
우리를 태워주고 또 태워갈 놈도 여기까지는 같이 올라옵니다.
용선대에서 바라본 조망! 아까 대웅전 뒷산의 암릉이 조금 더 가깝게 와닿고...
저 멀리 마을도 바로 눈앞에 확 펼쳐져 있습니다.
여기 와서 이 사진이 빠질리 없겠지요!
항마촉지인을 하고 있는 석가모니 부처님이네요.
도시에서 급조한 어느 대형 절의 인상 구겨진 부처님보다는 상당히 인자한 모습입니다.
저 멀리 색깔이 다른 부분이 우리가 가야하는 화왕산 억새 들판입니다.
화왕산으로 가면서 늘 찍는 자리, 망원으로 찍으면 상당히 좋은 구도로 나오는데... 아쉼
화왕산 정상으로 갑니다.
여기도 종주하면 시간이 꽤 걸리네요.
관룡사에서 화왕산 정상까지는 약 4키로가 되네요.
아마 매표소에서 걷고 매표소까지 간다면 시간은 1시간은 족히 더 잡아야 할걸요.
아무튼 여기서 선두조가 길을 잘못 잡고 내려가는 것같기에,
후미조였던 지가 보기엔 아무래도 아닌 것 같아 급히 선두조를 잡아서 다시 유턴
한 10분은 더 잡아먹은 것 같습니다.
그냥 두었으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아마 일찍 식당에서 밥 먹고 있었을걸 하는 친구의 답변에 웃으면서 다시 올라갑니다.
드디어 억새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하늘은 맑지요, 날씨는 더없이 좋지요, 구름마저 정겹게 느껴집니다.
허준 세트장을 지나갈 때가 1시가 되었습니다.
산에서의 점심을 시작해야지요.
다들 맛있게 사왔네요.
마눌표가 아니라 엄마표 김밥이란 말에 졸지에 마마보이가 된 동기넘 김밥
어, 우리 팀의 쌈밥은 사진에 없네... 우리 것이라고 뺐나? ㅋㅋ
저는 산에서 먹는 쌈밥을 억수로 좋아라 합니다.
요즘 즉석순두부도 있데예, 그거 가져온 사람도 있고...
라면도 한 젓가락 먹고, 막걸리에 소주에 매실주도 한 잔씩만 하고,
따뜻한 커피도 나눠 마시고... 행복하고 배부른 점심이었습니다.
바로 옆에 웅덩이가 하나 있었는데 온갖 물고기 새끼가 살고 있더군요.
누가 먹다남은 빵 조각을 던져주니 물고기가 집중하네요.
이건 쑥부쟁이입니다. 구절초와 구별은 이파리로 구별 가능하고요,
여기처럼 가지 하나에 꽃이 여럿이면 쑥부쟁이
가지 하나에 꽃이 하나만 피면 구절초입니다.
잘 모르면 모두 들국화입니다. ㅋㅋㅋ
억새 너머로 저 멀리 배바우가 보이네요, 흐릿하게...
요게 구절초입니다. 요즘 벌이 왜 저리 작은지...
벌이 사라지면 어떻게 될까요?
애들에게 물었더니 꿀이 없어요, 단순하게 대답하네요.
벌이 없어지면 꽃가루에 의한 수정이 끝입니다. 과일이 안 되겠지요...
문제는 요즘 토종벌이 거의 없다고 하니.....
이제 배바우가 가깝게 보이지요.
점심을 먹고 부른 배를 두드리며 산성의 성돌이를 해봅니다.
억새의 군무도 보고, 하나하나 피어있는 억새에도 눈길을 보내 봅니다.
산성길로 올라갑니다.
저 멀리 중간을 가로질러 오는 사람도 보이고요,
사진기 렌즈가 아무리 좋아도 눈으로 보는 감흥을 만들어내지는 못하는군요.
햇빛에 따라 그 색깔을 달리하고,
바람 한 점에도 그 각도를 달리하면서
우리를 맞이하는 억새를 표현할 길이 없네요.
배바위까지 가는 길도 호젓하게 보입니다.
이젠 그냥 구경만 하십시오.
때론 그냥 침묵하겠습니다.
웬 패랭이꽃~
저는 이 구도가 좋은데...
마눌은 이 구도를 더 좋아라 합니다.
바람에 각도를 달리하는 억새들~
햇빛을 받아서 완전한 은빛 물결입니다.
동문 앞에선 장사하는 사람들도 있네요.
요건 미역취 같네요.
요건 또 쑥부쟁이
돌아보면 온통 은빛입니다.
요건 물을 정화시키는 고마리입니다. 정말 작은 꽃인데 무리지어 핍니다.
흰색 오마리도 있습니다.
그렇게 산에서 5시간 놀고 3시 40분 경에 다시 내려 옵니다.
밀양 초동에 사는 친구넘 집으로 갑니다.
가마솥엔 닭이 삶겨지고 있습니다.
배추하고 열무도 자급자족하려고 심고 있네요.
보기 좋습니다.
돌 위에 훈제 오리랑 돼지고기 구워서 한잔합니다.
참 저 버섯은 화왕산 밑의 옥천에서 산 것입니다.
며칠 계속 아마 표고버섯이 반찬으로 나올 듯...ㅋㅋ
맛있게 한잔합니다. 뒤풀이로...
이게 삶겨져 나온 닭백숙입니다. 토실토실하게 보이죠?
그렇게 바쁜 와중에 올해는 신불도 못 가고, 화엄벌도 못 간 눈호강을 양껏 하고온 하루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