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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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2-24 23:07
(958회 토론) 꽃기린의 죽음(김미숙)
팔음
조회 수 109 댓글 1
꽃기린의 죽음 / 팔음김미숙
버스 정류장 앞
꽃가게 꽃들이
내 마음을 사로잡아
놓쳐버린 버스
꽃기린 화분 하나 샀다.
연한 노랑 빛깔보다
짙은 주홍빛
집으로 데려왔다.
여러 해 지나는 동안
꽃 보며 즐겼다.
나무 전체에 가시가 많아
매사 조심조심했는데
어느 봄날 화분을 옮기다가
가시에 찔린 손가락,
박힌 가시 뽑아낸 그 자리에
작은 혹 하나 생긴 후
시름시름 죽어버린 꽃기린
말 못하는 꽃나무
키워준 주인 찌른 죄값
속죄하듯 죽었는데,
남의 마음 깊숙이 찌르고도
사과하지 않는 사람의
가시 돋친 말
첫댓글 서강 23-12-26 21:58
많이 빼면 좋겠다 꽃기린이 죄로 죽었다는 것은 시의 세계에서는 괜찮다 하지만 화초가 죽은 이유가 죄를 지어 그렇다고 하는데 그리하면 리얼리티가 떨어진다 '왠일인지 시름시름 죽어버린 꽃기린'이렇게 하면 리얼리티가 산다 시의 비중을 가시에 두면 좋은 시가 되겠다 꽃기린의 가시와 가시돋친 말과 관련시켜 마무리 해 보자 마무리를 명사로 할 때는 선명하게 드러나는 장점이 있지만 지적인 느낌이 부족해진다 이 시의 마무리는 '남의 마음 깊숙이 찌르고 사과하지 않는 그의 말이 아직도 가슴에 남아 불면의 밤을 보내고 있다' 식으로 가야 시의 전체 흐름이 원할해 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