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공이 공자에게 물었다.
“어떤 사람이어야 가히 등용 시킬 수 있습니까?”
공자가 대답하였다.
“남을 위협으로 끌고 들어오는 자를 쓰지 말며,
남을 이기기 좋아하는 자를 쓰지 말며,
말 잘하는 사람을 쓰지 말 것입니다.”
“무슨 뜻입니까?”
애공의 반문에 공자는 이렇게 설명하였다.
“남을 위협으로 끌고 들어오는 자는
많은 비용만 쓸 뿐이므로 끝까지 그를 부릴 수 없습니다.
또 남을 이기기 좋아하는 자는
남의 일까지 간섭하여 자기가 하려고 들기 때문에 법도에 어긋날 수가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말 잘하는 자는
허탄(虛誕)하고 믿음이 적으며 그 실적을 기대하기가 어렵습니다.
무릇 활과 화살은 알맞게 당겨 조화를 이루어야 과녁에 적중할 수 있고,
말은 순하게 잘 길들여진 연후에야 좋은 재질을 발휘할 수 있으며,
마찬가지로 사람은 반드시 충신중후(忠信重厚)한 후라야 지식과 재능을 드러낼 수 있습니다.
지금 어떤 사람이 있는데 충신중후하지 못하면서 꾀와 능력만 있다면,
이는 곧 시랑(豺狼)과 같을 뿐이니 그에게 가까이 해서는 안 됩니다.
그러므로 먼저 그 사람이 인의가 충실한가를 보고, 그에게 친해야 하며,
그리고 나서 그가 지혜와 능력까지 가졌다면 그 때에 임용해야 합니다.
따라서 어진 점을 친하고 능력을 부리는 것(親仁而使能)이 바로 사람을 취하는 방법입니다.
또 그 말하는 것을 보고 그 행동을 살펴야 합니다.
무릇 말이란 그 가슴속의 뜻을 드러내고 그 정은 겉으로 보이는 것으로써,
능히 실천에 옮길 줄 아는 선비는 그 말도 신의가 있게 마련입니다.
이 까닭으로 그 언사를 보아 그 행동의 도리를 알 수 있는 것이니,
말은 그 행동을 규제하기 때문에 비록 간사한 사람일지라도 자기 뜻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입니다.”
애공이 이 말을 듣고 “좋습니다!”라고 하였다.
✼ 애공(哀公): 노나라 군주. 공자와 같은 시대. 재위 27년(BC. 494∼468).
-《설원(說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