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조문 2019.7.9.
서울 살 때 앞집 살던 분이 어제 돌아가셨다
보훈처 병원 장례식장
74세 나보다 한 살 위다 평생 운전만 하였다
워낙 성실하여
술 담배 안 하고 -
점심도 집에 와서 드시던 분이다
자녀 1남 2녀 (쌍둥이)
모두 대학 가르치고
결혼도 시켜서 살만하다
손주들도 7명이나 된다
아빠가 고교시절 밴드부
쌍둥이 중 하나가
아빠를 닮아서
피아노도 잘 치고
공부도 잘하였다
연애도 잘하고 -
아버지 반대로
음대를 못 가고
대학(일어과 )
졸업 후 실용음악과
다시 갔다 아버지 몰래 다녔다
자녀들 3명 다 학원 안 다녔다.
그래도 중상위권 이상 갔다.
부모 고생하는 것 보고
열심히 공부하였다
모두 효자 효녀다
아들은 군 시절 봉급한 푼도 안 쓰고
제대 후 어머니 갖다가 드린 효자다.
뒷집 살던 미니네-
구청 다니던 분
나보다 한 살 위 -
내가 귀촌한 후
지병으로 별세하였다
그 집은 따님 만 3명인데-
막내는 미혼이다
40이 가까워 온다
내가 살던 삼선교 한성대학 부근
재개발로 아파트 촌이 되었다
그곳에서 50년 살았다
제2의 고향이다
나의 어린 시절도 거기 숨어있다
우리 가족 모두
아내도 나도 딸도 아들도
삼선초등학교 동창이다
삼선초등학교는 아직도 그 자리에 건재한다.
그곳에 함께 살던 분들이 하나둘
돌아가신다.
가끔 조문이 날아온다.
내 순서도 다가오는 거 같다
죽음은 누구도 피할 수 없다
아내 왈 -
당신 90세까지 건강하게 사세요
나는 87세까지 살게요
같은 날 함께 가자는데-
생사화복이 어디 인간의 욕심대로 되는가?
살만큼 살았다는 생각이 든다.
아내 보고 첫차로 올라가라 했다
당일치기 다녀온다.
5만 원 할까? 아내가 묻는다.
아니야-
이웃집인데-
나도 허덕이지만
10만 원 보낸다.
설합 속에서
여비와 조의금 주고 나니
세종대왕 몇 장 남는다
그래도 -
부족함이 없이 살아간다.
날마다 하나님이
만나와 메추라기로 채워주신다
어느새 밤 1시 5분이다.
19. 점심시간 2019.7.12.
오전 근무 마친 후
오전 11시 57분
초소 문 잠그고
식당으로 향한다.
학생들은 수업이
12시 20분 4교시 마친다
그 이전에
식사를 한다.
행정실 직원
청소하는 아주머니
식당 종사자 분 들
등하교 버스 운전사
승하차 도우미
교장 교감선생님
맛난 점심식사 시간
군대서도
회사 다닐 때도
배움터 지킴이 도
점심시간은 일정하다
대부분 오전 12시
배꼽시계가
정확하다
식사시간이 즐겁다.
20. 어린 시절 2019.7.23.
서울 돈암동 살 때 일이다
삼선초등학교 근처
구세군 근처 언덕에 살았다
낮에 남자아이들은
구슬치기, 딱지치기, 다방구, 발 까기
여자애들은 고무줄놀이 공기놀이
저녁에는 남자 여자 애들 다 같이
술래잡기를 하곤 했다
10여 명이 매일 술래잡기하고 -
술래가 되면 전봇대에 얼굴을 묻고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10번을 외치고 -
다 숨었니?
하고 찾으러 다닌다.
술레가 여기저기 찾으러 다니는 동안
날랜 친구들은 술래 보다 빨리 와서
술래가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외치던 장소를 손으로 탓치 하면서
야동 ~ 하곤 했다
그러면 못 찿은 것이 된다.
어느 날 나도 비탈길 비가 내려
움푹 파진 곳에 숨었다
그런데-
갑순이가 나와 같은 장소로 숨었다
술래가 우리 숨은 장소로 가까이 오고 -
우린 들킬까 봐 숨을 죽이고
눈을 감고 서로 꼭 껴안고 있었다.
잠시 뒤 술레가 가버리고 -
갑자기 어색해진 우리는 슬그머니
안았던 팔을 풀고 각자 집으로 갔다
내가 오 학년 갑순이가 3학년
앞집 뒷집 살았다
그다음 날부터 얼마나 어색한지
한동안 죄를 저지른 사람처럼
만나면 서로 외면하고 -
중학생이 되어
그녀는 진명여중 다니고
나는 청운중 다니고 -
중앙청 옆 통의동에
진명여중 이 있고
한 정거장 지나서
효자동 청운중학교가 있었다.
노선이 같은
전차와
버스를 타고 다녔다
버스는
삼선교에서 타고 중앙청에서 내리고
콩나물 만원 버스
줄 서서 타는 것이 아니라
서로 타겠다 아우성치던 시절
버스 차장이 버스 안으로 밀어 넣고-
오라이 하면 출발한다.
버스기사가 이리저리 흔들며
체를 치듯
운전하고 손님들 균형을 잡곤 했다
지옥 같은 등굣길 -
키가 작은 나는 버스 안이 감옥이었다.
어쩌다 우연히 마주치면 홍당무가 되는 그녀
나도 솔직히 조금 호감이 가긴 했었다
먼 추억이 된 일이다
지금 그녀도 할머니가 되었을 것이다
어느 때는 궁금하기도 하다
며칠 전 아내에게 그 이야기하며
웃었다
지나간 추억 -
아름다운 기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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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23 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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