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로스
쇼펜하우어는 두 가지가 있어 인간의 행복을 가로막는다고 했다. 하나는 궁핍과 결핍이요 다른 하나는 안전과 풍요다. 하위층에선 궁핍과 결핍을 해결하기 위해 고통에 시달리고 부유층에선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고통을 받는다는 것이니, 그의 말을 빌리면 삶은 고통의 연속이게 된다. 하지만 이 양자를 조절해 행복을 찾는 비결이 있으니, 나는 그것을 플라톤의 <향연>에서 찾는다.
플라톤의 스승 소크라테스는 <향연>에서 디오티마의 입을 빌려 <에로스>를 설파한다. 에로스는 포로스와 페니아 사이에서 태어났는데, 포로스는 어떤 상황에서도 살길을 찾아나가는 능력을 상징하는 신이자 풍요와 부의 신이요, 페니아는 가난과 궁핍의 여신이다. 그런 까닭에 그 아들 에로스는 결핍된 존재이면서도 결핍을 풍요로 채우는 역동적인 힘을 상징한다.
그런 힘의 근원이 에로스라는 건데, 이 에로스가 어떤 아름다움과 좋음을 어떻게 추구하느냐에 따라 낮은 단계의 에로스에서 높은 단계의 에로스로 발전할 수 있다고 한다. 처음에는 두 사람이 서로의 아름다운 육체에 이끌려 사랑을 나누지만, 각자의 아름다움에서 모두의 아름다움으로, 육체의 아름다움에서 정신의 아름다움으로 시야가 높아지다가 결국 아름다움 자체를 사랑하게 되는 경지에 이르게 된다는 것이요, 이때 우리는 가장 높은 수준의 에로스를 경험하게 된다고 한다.
아름다운 것(Thing)들로는 부(富)와 명예와 권력과 육체적 사랑 등일 텐데, 이것들은 쟁취하면 쟁취할수록 갈증에 허덕이게 되거나 권태에 빠지게 된다. 그렇다면 그 갈증과 권태에서 벗어나는 길은 아름다움 그 자체, 또는 좋음 그 자체를 추구하는 길에 들어서는 게 아닐까 싶다. 그래서 나는 결핍이나 풍요, 또는 그 권태에서 벗어나는 길은 에로스를 실현하는 데에 있다고 해보는 거다.
서양문화에서 사랑의 한 유형으로 보는 에로스는 그 개념이 플라톤의 <향연>에 기원한다. 이성에 대한 사랑은 그것을 아무리 소유하려 해도 소유할 수 없고 체내화 하려 해도 체내화 할 수 없는 것이기에 한없는 갈증에 허덕이기 마련이요, 비록 사랑을 일시적으로 소유했다 하더라도 그런 소유는 상실을 수반하기 때문에 불안감에 이은 질투심은 피할 수 없게 된다. 그렇다면 사랑은 함께 가꾸며 누리는 것이지 소유하거나 독점하는 게 아니란 생각에 이르고, 그럼으로써 질투심이 없는 평온한 상태에서 사랑을 누릴 수 있지 않나 싶은 것이다.
사랑에 관한 바울의 글을 빌려보더라도 에로스는 삶의 뜨거운 열정일 뿐, 진정한 사랑이라 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사랑은 오래 참고 온유하며 질투와 시기를 하지 않고 자기만의 유익을 구하지 아니하며 악한 것을 행하지 아니한다고 했으니 그런 것이다.(고린도전서 13장 4-7절)
삶의 방 진객들이여! 무얼 움켜쥐려 할 것도 없이 그저 사랑과 호감으로 어울릴 지어라~
첫댓글
성경(聖經) 은 섹스어필이란 낱말이 만들어지기
전에 써진 경전(經典)이지요
음욕(淫慾) 을 품은 눈을 빼버리라고 했으니
해도 해도 너무 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랑은 편안해야 하고 사랑은 따뜻해야 하며
사랑은 자유로워야 합니다.또한 사랑은 아이처럼 순수해야 합니다.
사랑은 다른 의도가 없어야 합니다
사랑은 무조건으로 해야 하지요 ㅎ
마이웨이
열정적 사랑(Eros)을
선호합니다.ㅎㅎ
~단결~!
네에, 동감입니다.
又丹潔
선배님의 글을 읽으면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들이 모여 학문과 진리에관해
토론하는 라파엘로의 그림 '아테네 학당'이 떠오릅니다.
사랑을 소유가 아닌 자유로 생각한 루 살로메도 생각나고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편히 쉬세요...
아이구우 별말씀을 요.
젊음의 눈동자는 가리지, 막지 못하는 것.
사랑 때문에요.
'비온뒤' 님 댓글에 저도 동조합니다.
저도 동감입니다.
플라톤은 너무 어려워요. ㅜㅜ
에로스는 상대가 있어야 시작되고
아름다움의 본질이고 싱싱한 생식기적 젊음 욕구는 새 생명 탄생이란 대리만족으로 이어짐. 요것은 맞는 거 같기도 합니다. ㅋㅋㅋ
저도 동감입니다.
맞는 말씀이셔요!
있은대로 즐기고
주신것에 감사 하며
살면 되지요...
자기들은 하지도
않을 꺼면서
여기저기 다니며
딴데가서 딴청부리고
딴지나 걸고
하는 사람들
당신 인생 성공 하시고
너나 잘하세요!!~~
맞추기 젤 힘들어요!
맞는말씀이에요.
하긴 말과 행동이 따로인 사람들이 많지요.
저도 비슷하지만요.
젊어서는 에로스,(육체적 사랑)
중년에는 피로스,(형제 자매간의 우애)
노년에는 아가페,(신이 인간에 대한 사랑)
세월 따라 환경 따라 사랑도 변하며 적응해야
아름답게 느껴지나 봐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네에 그렇게 변하기도 하는거 같습니다.
에로스든 아가페든 한쪽으로 치우치지 말고,
인간에게 주어진 것이 니 잘 조율하면서 사랑하며 살면 좋지않을까 합니다.
잘 조율해야 한다는 말씀에 공감합니다.
ㅎㅎ 에로스 만 눈에 띄네요
그게 나침반이기도 하니까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