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사실 프로스포츠에 관심이 없었습니다. 어느 정도였냐면, 87년 제가 돌을 갓 지나고나서 부산으로 이사해 99년까지 부산에서 살았는데, 롯데 자이언츠라는 팀이 있는 줄도 모르고 살았습니다. 부산 대우 로얄즈도 당연히 몰랐죠.
그나마 좋아하던 스포츠 종목은 유도, 럭비, 미식축구였는데, 특정 팀을 좋아한 것이 아니라 그 스포츠 자체를 좋아했지요. 지금도 유도 경기는 중계해주면 무조건 봅니다. 국적, 나이 상관없습니다. 유도면 무조건 봅니다.
이렇게 프로스포츠에 관심 빼고 살다가, 06년 군대에 가게 됩니다. 군대에서 자대배치를 받으니 소대 선임이 밖에서 축구를 한 사람이더군요. 제가 포상휴가를 나갔을 때, 축구잡지 베스트 일레븐을 사달라는 부탁을 받습니다. 그 일을 계기로 베스트 일레븐이라는 잡지를 알게 되었고, 그 선임이 그 동안 사다놓은 베스트 일레븐 잡지를 읽을 수 있었습니다.
그 중 인천 유나이티드의 특집 기사를 보았습니다. 인천이 05년 준우승 기적을 일구고, 흑자경영, 비상의 흥행 등 여러가지 내용이 적혀있었죠. 전 제가 살고 있는 지역에서, 힘든 상황을 이겨내면서 앞으로 나아가는 팀이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름 이 팀이 기특했지요.
그러다 07년 일병 휴가 때에 인천 유나이티드의 경기를 봤습니다. 아버지 연줄로 VIP룸에서 봤지요. 상대는 전북이었고 인천이 3:0으로 잡았습니다.(컵대회로 기억합니다.) 그때는 이미 어느 정도 인천 유나이티드의 팬이 되어서 승리에 기뻤지만, 더 눈에 들어온 것은 서포터즈였습니다. VIP룸에 갇혀서 편안하게 경기를 보는 것보다, 소리지르고, 날뛰면서 응원하는 서포터즈에 눈이 가더라구요. 이후 또 포상휴가를 나와서 인천 유나이티드 경기를 보러 갑니다. 07년 후반기 수원과의 홈경기였죠. 에두가 임중용에게 침 뱉고, 관중 소요 사태가 일어났던 그 경기.
전 그 경기에서 응원가를 귀로 듣고, 그때그때 입을 맞춰가면서 응원가를 배웠습니다. 사실 첫 직관 전부터 전 인천 유나이티드의 팬이 되었습니다. 전북과의 경기를 시작으로 모든 휴가는 인천의 홈경기를 맞춰서 나왔습니다.
이후로 제대를 하고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 사이에 인천 전자랜드 엘리펀츠와 인천 대한항공 점보스라는 팀에도 관심을 가졌죠. 인천 연고 팀이니까요. 대한항공의 경기를 먼저 보고, 전자랜드의 경기를 그 다음에 보았습니다. SK와이번스는 처음에 접했을 때는, 어느 정도 호감이 있었죠. 그러나 축구 푸대접하는 야빠 언론 때문에 정나미가 떨어지다가, 김성근 감독 해임 사태 이후 마음이 완전히 식었습니다. 결정적으로 공짜표로 경기를 보러 갔는데, 너무 재미없고 수준 낮은 경기가 나와서(넥센과의 경기였습니다.) 완전히 마음이 떠났습니다. 아마 야구를 좋아하게 되더라도, SK와이번스를 좋아하게 될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이후 볼티모어 레이븐스의 팬이 되고, 뉴욕 레인저스 등 팬이 되지만, 제 지지팀의 뿌리에는 인천 유나이티드가 있습니다. 인천 유나이티드가 없었다면 인천 코레일, 인천 전자랜드, 인천 대한항공, 감바 오사카, 볼티모어 레이븐스, 뉴욕 레인저스의 팬이 될 일도 없었을 겁니다.
인천 유나이티드 덕분에 어떤 팀을 좋아하고, 서포팅 하는 행복을 알았으니까요.
추가. 인천 코레일의 팬이 된 계기는 인천 유나이티드의 경기를 보러 갔다가, 인천 코레일의 경기 일정이 실린 현수막을 보게 됩니다. 어? 인천에 축구팀이 또 있네? 하는 생각에 직관을 하게 되었죠. 그러다가 인천 코레일의 역사도 알게 되었구요. 인천 코레일 팬이 된지는 한 3년 됩니다. 인천 유나이티드는 7년 째에 접어들게 되네요.
첫댓글 전 점보스팬 때려치움...신영철을 짜르다니
작년 챔결 때, 삼성에게 처발리는 꼴 보면서 삼성 챔피언 안 될 떄까지 직관 안 한다고 다짐했지요.
프로배구는 향후 최소 3년은 삼성이 계속우승할듯
근데 레오가 가빈보다는 파괴력이 떨어지고 석진욱과 여오현이 나이를 먹어가고 있다보니 삼성이 이전의 포스가 나온다고 보여지지는 않네요.. 하지만 다른팀들이 워낙 못하고 특히 현대는 김호철 감독을 하종화 감독으로 바꾼게 가장 큰 실수인것 같네요..
신영철 감독이 하종화 감독보다 먼저 경질된게 놀라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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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번 보고, dvd 소장이요.
저는 인천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서 인천 유나이티드도 관심있게 보고 있습니다.
야구는 LG 팬인데 작년의 야구 LG와 축구 수원 동시에 보다가 몸에서 사리 나오는 기분을 느끼기도 했죠..
농구는 대우제우스 때부터 인천 연고팀 팬이어서 팬고이전 안하고 그때부터 쭈욱 가고 있구요..
배구의 경우 신영철 감독이 하종화 감독보다 먼저 경질될 거라고는 전혀 생각도 못했네요.. 시즌 도중에 감독을 경질했던 경험이 있다보니 그렇게 한 것 같아 보이지만 무리수라는 판단이 듭니다. 러시앤캐시가 인수기업 찾고 아산에서 연고정착 하면 제대로된 강팀이 될것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김호철 감독이 있다 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