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는 분들은 다 아시는 얘기겠지만 스포츠조선, 그 중에서 특히 축구 보도 관련해서 상당한 영향력을 지닌 김성원은 대표적으로 현 축구협회 집행부에 비판적인 기조를 유지해 왔습니다. 이런 경향은 특히 조중연 회장 재임기 및 최강희 감독 취임 직후에 더욱 강해졌죠. 에닝요 귀화 추진 때나, 최근으로는 국가대표 평가전 차출논란 때 김성원이 낸 기사들 타이틀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오래 전 일도 아니니 다들 기억하시겠죠.
그러던 스포츠조선이 축구계가 선거국면으로 들어온 요즘 들어 더더욱 노골적으로 반축협 성향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는 또한 꾸준히 현 집행부의 반대편에 서 온 허승표 후보에 대한 은근한 밀어주기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특히 김성원은 객관적으로 선거 추이를 보도한다는 명목으로 기사를 쓰면서 실제로는 어느 후보는 긍정적인 이력만 언급하고 다른 후보는 비판의 소지가 있는 부분을 부풀려서 언급하는 등 아예 중립적인 척 하려는 최소한의 '척'조차 내팽개쳐버린 모습입니다.
일단 간단히, 현재 회장 선거에 나선 후보들 중 2강으로 평가받는 정몽규, 허승표 두 후보의 출마선언 보도를 살펴보겠습니다.
http://sports.chosun.com/news/news.htm?id=201301080100043090003238&ServiceDate=20130107
정몽규 총재 출마 선언, "현대가 세습 표현 부적절" (1월 7일)
http://sports.chosun.com/news/news.htm?id=201301100100054450004185&ServiceDate=20130109
'야권의 핵' 허승표 출마 선언, "임기 동안 40년 기틀 마련" (1월 9일)
http://sports.chosun.com/news/news.htm?id=201301100100057380004376&ServiceDate=20130109
현대가 '몽 트리오' 도전, 스포츠 수장 재벌시대 지났는데… (1월 9일)
http://sports.chosun.com/news/news.htm?id=201301110100059480004579&ServiceDate=20130110
치밀해진 허승표 회장 "등록선수 100만명 시대 초석 쌓겠다" (1월 10일)
허승표 후보 출마 선언 보도의 경우 '임기 동안 40년 기틀 마련'이라는 문구를 넣어 후보자가 표방하고 있는 공약을 기사 타이틀부터 내세웠습니다. 해당 기사를 읽어 보면 후보자의 이력과 공약을 상세하게 적고 있습니다. 반면 정몽규 후보 출마 선언 보도를 보시면 타이틀에서부터 '세습'이라는 단어를 넣어 후보자에 대한 부정적 첫인상을 유도하고 있습니다. 기사 본문을 보시면 허승표 후보 출마 선언 보도기사에는 없던 후보자의 아킬레스건 대목을 집어넣었습니다. 현대가 세습 논란 및 현 축구협회 집행부의 실정을 상세하게 소개했습니다. 균형적인 보도가 되려면 허승표 후보에 대해서도 축구협회 재직 시절 실정이나, 선거철 이외에 실질적으로 한국축구계에 기여한 것이 없다는 등의 비판점을 언급했어야죠.
심지어 허승표 후보가 출마선언을 한 바로 그 날 김성원은 범현대가에 대해 광역디스를 날리는 기사를 내놓았습니다. 현대가의 다른 기업인들까지 끌어들여서 정몽규 후보에 대한 공격을 시전했습니다. 이 기사에서 김성원은 대놓고 정몽규 후보를 향해 '한 발 물러서야 할 때다'라며 후보 사퇴까지 요구하고 있습니다. 언제부터 기자가 선거판에 개입해서 특정 후보더라 사퇴하라 마라 하는 세상이 되었을까요. 허승표 후보의 출마 다음날 후보에 대한 비판은커녕 공약을 상세히 보도하고 '치밀'이라는 단어까지 써 가면서 추어올려주는 기사를 낸 것과 대조적입니다.
날짜를 더 거슬러 올라 가 보겠습니다.
http://sports.chosun.com/news/news.htm?id=201301080100039510002965&ServiceDate=20130107
'빅2' 드디어 움직인다, 정몽규-허승표 출마 선언 (1월 7일)
언뜻 보면 정몽규, 허승표 두 후보에 대해 공평하게 소개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역시나 허승표 후보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는 전혀 언급하지 않으면서 정몽규 후보에 대한 세습논란은 두 문단이나 써 가면서 상세하게 서술하고 있습니다. 이어서 허승표 후보를 개혁적인 인물인 것처럼 포장하는 내용이 이어집니다.
http://sports.chosun.com/news/news.htm?id=201301020100003570000029&ServiceDate=20130101
계사년 한국 축구 지형 바뀔까, 회장 선거 점입가경 (1월 1일)
마찬가지로 선거판 흐름을 중립적 입장에서 조명하는 척 하고 있습니다. 후보자 각각이 강점과 취약점이 있는 것은 당연한 이치인데 이 기사에서 김성원은 다섯 명의 후보 중 네 명에 대해서만 취약점을 언급했고 한 명만은 그러지 않았습니다. 그 한 명이 누구인지는 굳이 적을 필요도 없을 것입니다. 스포츠조선이 사랑하는 '현대가 세습 구도', 'MJ의 씨앗'이란 표현은 어김없이 등장하고 있으며, '허승표 대세론'이란 표현까지 나옵니다. 국내 굴지의 스포츠일간지에서 대세론을 언급했으니 확실히 대세론이란 얘기가 나오긴 나오겠네요 뭐.
http://sports.chosun.com/news/news.htm?id=201212290100172360014349&ServiceDate=20121228
한 달 앞으로 다가 온 '축구 대선', 관전포인트는 (12월 28일)
정몽규 후보에 대한 현대가 세습 드립은 이젠 식상하기까지 합니다. 이 기사의 포인트는 김성원이 기사를 쓰다가 자아분열을 일으켰는지 한 기사 내에서 두 소리를 하고 있다는 거죠. 기사 전반부에서는 조중연 회장의 지원을 받는 김석한 후보를 제3세력으로 분류해 놓고, 뒤에 가서는 조중연 회장의 실정의 책임을 정몽규 후보에게 돌리고 있습니다. 게다가 심지어 사실왜곡까지 자행하고 있네요. 허승표 후보가 '유창한 영어 실력과 깔끔한 매너로 국제통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녔다'라고요? 미스터 골프라는 수식어겠죠 하하... 허승표 후보가 AFC 회의는 맨날 땡땡이치고 골프나 치러 다녀서 국제축구계에서 한국축구 이미지 다 망쳐놓았다는 사실을, 대체 어떤 두뇌를 거쳤길래 저런 문장으로 미화시킬 수 있을까 궁금합니다.
http://sports.chosun.com/news/news.htm?id=201301020100003710000039&ServiceDate=20130101
[신기재의 開口]축구대통령의 자격, 이런 분이 와야 (1월 1일)
바로 위 기사에서 김성원이 허승표 후보를 '국제통'이라고 포장해 준 데 이어, 여기에서 신보순 기자는 축구협회의 외교력 부재를 언급하면서 '국제적 감각을 가진 분이 필요'하다고 하고 있습니다. 환상의 콤비플레이네요. 현대가 세습은 비판하면서, 허승표 후보가 구렁텅이로 떨어뜨려 놓은 한국축구의 외교력을 끌어올린 게 다름아닌 정몽준 전 회장이라는 사실은 언급조차 하지 않고 말이죠. 전체적으로 읽어 보시면 차기 회장에 대한 단순한 바람을 이야기하는 척 하면서 현 축구협회에 대한 비판을 통한 특정 후보에게 호의적인 여론 조성을 목적으로 하고 있음이 빤히 보이실 것입니다.
사실 스포츠조선의 선거개입의 결정판은 바로 얼마 전에 있었던 '긴급점검 4부작'이죠. '긴급점검'이라는 자극적인 워딩과 뿌리깊은 극일 감정의 자극, 어그로의 필수요소를 고루 갖춘 수작이라고 평가할 만 합니다.
http://sports.chosun.com/news/news.htm?id=201301050100025400001650&ServiceDate=20130104
[긴급점검 한국축구, 일본만 못하다]한국, 이대로는 일본 영영 못 잡는다
http://sports.chosun.com/news/news.htm?id=201301050100025410001651&ServiceDate=20130104
[긴급점검 한국축구, 일본만 못하다]아시아 해외파의 중심, 이제는 일본이다
http://sports.chosun.com/news/news.htm?id=201301050100025430001653&ServiceDate=20130104
[긴급점검 한국축구, 일본만 못하다]한-일 대표팀 수준, FIFA 랭킹 격차보다 더 크다
http://sports.chosun.com/news/news.htm?id=201301050100025440001659&ServiceDate=20130104
[긴급점검 한국축구, 일본만 못하다]새 출발 K-리그, J-리그에서 답을 찾자
기사 내용을 보시면 2ch 혐한이 썼다고 해도 믿을 정도로 일본은 사실을 왜곡해 가면서까지 띄워 주고 한국은 뭐든지 깎아내리려고 작정한 티가 납니다. 단적인 예를 하나만 발췌해 보자면, '한국이 의미없는 평가전을 반복하는 동안, 일본은 프랑스, 브라질 등 세계 유수의 강호들이 앞다퉈 초청하는 팀이 됐다'라고 하는데 일본이 베트남, 아제르바이잔, UAE 같은 팀들 돈주고 초청해서 평가전 하는 동안 스페인하고 유럽 원정평가전 한 건 북한 대표팀이랍니까? 이런 식으로 한 쪽은 극단적으로 추어올리고 한 쪽은 극단적으로 폄하하면서 무슨 비교를 한다는 것인지... 그러면서 결국은 '이게 다 정몽준-조중연 탓이다'로 귀결됩니다. 심지어 국제축구계에서 FIFA의 부패와 로비의 상징처럼 여겨지는 덴츠까지 끌어들여서 일본축구를 찬양하고 있네요. 찬양할 소재가 그렇게 없었나...
중요한 건 스포츠조선이 이렇게 대대적인 기획기사까지 내 가면서 축협 디스에 열을 올린 타이밍입니다. 축구협회 회장 선거전이 본격적으로 스타트하기 바로 직전, 절묘하지 않습니까? 다른 언론사면 모르겠으되 스포츠조선이 평소 해 온 작태를 생각하면 의도의 순수성을 의심하는 것이 당연할 것입니다.
그리고 쉴 줄도 모르는 김성원은 오늘도 회장 선거 판세를 조명하는 척 하면서 윤상현, 정몽규 두 후보를 디스하고 있네요. 허승표 후보에 대한 비판은 찾아볼 수도 없고요. 스포츠조선 기사만 읽다 보면 허승표 후보가 무슨 완전무결한 이상적인 후보처럼 보일 지경입니다. 지난해 대선 때 뉴데일리 등 몇몇 인터넷 언론매체가 중립의무를 위반하여 중앙선관위로부터 경고를 받았죠. 축협 회장 선거 보도에 있어서 중립의무를 위반한 언론과 기자에는 대체 누가 조치를 취해야 할까요. 답답합니다.
첫댓글 명불허전 김성원
일말의 직업의식 조차도 없는 자군요.
저러다 자기가 지지하는 사람이 안되면 어떻게 될까요...; 그땐 또 카멜레온이 되려나.
참....; 한국축구팬하기 정말힘드네요
흠... 참..... 기자라는게 중립을 지키긴 힘든건데... 김성원의 프레임을 보면.. 답답합니다.... 결국 줄타는건가...
한자리 할것같은데..
김성원 보고있나?
김성원이 까는거 보니 누가 좋은 사람인지 명확히 알수 있어서 좋구나 ㅎㅎ
ㅋㅋ
연초에 고깃집에서 옆자리에 있던 스포츠기자들이
허승표 엄청 빨던데;;;; 허승표가 되어야 자기들 한테 유리하다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