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지개

[최상호]

안녕하세요.

푹푹 찌는 날씨에 온몸이 나른한 오후, 잠이 솔솔 몰려오고 피곤이 쌓여 몸이 찌뿌드드해지면

남녀노소를 가리지않고 ‘기지개’를 켭니다.

손을 머리 위로 하고 몸을 쭉 펴 주면 몸의 긴장이 풀어지고 정신이 들기도 하지요.

“지치고 피곤할 땐 기지개를 한번 켜 보라”고 권유하면,

어떤 이들은 ‘기지개를 펴라고 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고 의문을 제기할 수도 있을 겁니다.

‘기지개를 켜다’ 못지않게 ‘기지개를 펴다’라는 표현도 빈번하게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지요.

‘펴다’는 굽은 것을 곧게 하는 행위, 움츠리거나 오므라든 것을 벌리는 행위를 나타낼 때 쓰는 단어입니다.

그렇기에 팔다리를 펴는 행위인 ‘기지개’에도 ‘펴다’를 결합시켜 사용하는 것이 당연하게 생각될 법합니다.

그러나 ‘기지개’를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찾아보면

‘피곤할 때 몸을 쭉 펴고 팔다리를 뻗는 일’이라고 풀이돼 있습니다.

다시 말해 ‘기지개’에는 이미 ‘펴다’는 뜻이 포함돼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의미가 중복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펴다’가 아닌 ‘켜다’와 함께 쓰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간혹 “아침에 일어나 기지개를 키는 것이 혈액순환에 도움이 된다”에서와 같이

‘기지개를 키다’로 쓰는 경우도 볼 수 있는데요.

이 역시 바르지 못한 표현으로, ‘기지개를 켜다’라고 고쳐 써야 합니다.

‘기지개를 켜다’는 팔다리를 쭉 펴는 행위만 나타내는 게 아니라

“경기가 바닥을 찍고 기지개를 켜고 있다”에서처럼

‘서서히 활동하는 상태에 들다’는 의미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하짓날 한낮이 길게 느껴지고 전신이 나른해질 때는 

두어차례 기지개를 켜면서 활력을 되찾으시길 비손합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말123^*^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