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될수록 좋은 것이 술과 친구다.
LG 김상훈 타격코치와 재활군 김용수 코치는 '30년 우정'을 이어오고 있다. 73년 동대문중학교에 입학하면서 손을 맞잡은 이들은 동대문상고를
졸업한 뒤 잠시 떨어져 있었지만 85년 LG에서 한 배를 다시 탔다.
동아대를 졸업하고 84년 LG에 입단한 김상훈 코치의 곁으로 중앙대-한일은행을 거친 김용수 코치가 85년 달려갔다. 그러나 이들은 프로에서
투·타 최고봉에 올랐으면서도 동대문상고에서 기억에 남을 성적을 내지 못한 것을 아쉬워한다.
3학년이던 대통령배에서 8강에 오른 것이 그나마 내세울 수 있는 성적이다. "글쎄 왜 이렇게 좋을 성적을 내지 못했는지 모르겠어요."
2학년 때까지 간판타자와 에이스로 활약했던 김상훈 코치는 김용수 코치가 강속구 투수로 성장하기 시작한 3학년 때 전국대회 우승을 못한 것이 지금도 아쉽기만 하다.
김용수 코치는 이에 대해 "그때는 (김)상훈이가 다 했는데, 내가 잘하지
못해서 그런 것 같다"며 아쉬움과는 별도로 '30년 친구'를 칭찬했다.
김상훈 코치도 뒤질세라 "(김)용수는 그때부터 몸이 다부졌다"며 "프로에서 오랫동안 전성기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도 어릴 때부터 단단했던 몸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LG가 올시즌 포스트시즌 진출에 바짝 다가선 것도 어쩌면 '후방'에서 선수들을 만들어 보내는 김용수 코치와 최전선에서 뛰고 있는 김상훈 코치의 '합작품'일지도 모른다.
안승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