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농공고 역사관에 전시, 보관 중인 "학생사건이면계통도"의 모습.
- 조선총독부 감시 자료 ‘학생사건이면계통도’ 공개돼
일제 강점기 강릉농공고 학생들이 항일 운동을 전개하다 조선총독부로 부터 감시·관리를 받은 자료가 공개돼 눈길을 끌고 있다.
강릉농공고 총동문회(회장 안계호)는 모교 역사관에 전시, 보관하고 있는 ‘학생사건이면계통도(學生事件裏面系統圖)’를 13일 공개했다. 소화 5년(1930년)에 조선총독부 경무국에서 작성한 이 자료는 강릉농공고 동문인 강원대 최승순(14기) 명예교수가 원주경찰서에서 소장하고 있던 것을 입수, 지난해 3월 동문회를 통해 모교에 기증했다.
‘학생사건이면계통도’는 1929년 광주학생사건이 전국적으로 영향을 미치면서 조선총독부가 항일 운동을 전개한 학교 및 항일운동단체 등을 정리, 감시·관리하던 일종의 조직도이다. 이 조직도에는 강릉농공고의 전신인 ‘강릉공립농업중학교’가 도내에서는 유일하게 기록돼 있다. 강릉농공고 항일 학생운동의 기록은 학교 50년∼70년사에도 잘 정리돼 있다.
최승순 명예교수는 “일제 강점기 전국의 중·고교생들이 일제에 항거하기 위해 모임을 가졌는데 도표만 있을 뿐 활동 인원 등 구체적인 내용들이 기술돼 있지 않아 아쉽다”며 “강릉지역의 항일 운동사 연구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안계호 동문회장은 “모교의 역사를 들여다보면 일제의 잔재들이 곳곳에 남아있다”며 “한국인으로 초대 교장을 지낸 고 최용근 선생의 동상 건립을 추진하는 등 불운한 역사에 맞섰던 선배들의 업적을 기리는데 힘쓰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강릉농공고의 항일 학생운동은 1929년 광주학생운동이 전국적으로 파급됨에 따라 11월3일 중앙학생항일투쟁본부로 부터 선정된 노화경, 표석린이 교내 학생 책상위에 ‘격! 피박민족 조선청년학생 제군에게’란 격문을 배포했다가 긴급 출동한 일본 경찰에게 전문을 압수당하고 일제의 탄압과 차별에 저항해 학생들이 집단으로 퇴학조치 당하는 등 일명 ‘강릉독서회’ 사건으로 유명하다.
* 참조 : 강원도민일보 박경란 기자님(8.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