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후속편’
60여일 앞둔 미국 대선전의 열기가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지난 7월21일 조 바이든 대통령이 차기 대통령 후보직을 전격 사퇴한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 쪽으로 크게 기울어져 있던 민심의 향배는
새로 등장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쪽으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
해리스의 지지율은 경합주를 포함한 거의 모든 주에서
트럼프 후보를 오차범위 내에서 앞서고 있으며 날이 갈수록 그 격차는 점점 더 벌어지고 있다.
해리스가 러닝메이트로 지명한 60세의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는 정치인이 되기 전에는
오랫동안 고등학교 교사, 미식축구 코치를 지냈고 20여년간 주방위군에서 군복무를 했다.
주지사가 된 후에는 살던 집을 팔고 주지사 공관으로 이사했기 때문에
지금은 집도 없고 주식이나 코인도 없다고 한다.
이렇게 평범하고 서민적인 이미지가 오히려 중산층과 젊은층에게 어필하고 있는 듯 하다.
트럼프 진영을 향해 던진 단순한 한마디 ‘그 사람들은 이상해(These guys are weird)’ 가
지금 전국적인 유행어가 되고있다.
해리스의 약진에 당황한 트럼프는 예의 독설과 거짓말, 인신공격을 쉴 새없이 쏟아내고 있다.
해리스 유세장에 모인 군중이 자신의 유세장 사람수보다 많아 보이자
해리스 측에서 AI 를 이용한 사진 조작으로 군중 수를 부풀렸다는 황당하고 치졸한 주장을 펴는가 하면
해리스가 지금껏 흑인이라는 것을 숨겨왔다는 근거없는 인신공격도 일삼고 있다.
해리스는 8월 말 실시된 CNN 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당신이 흑인인 것을 숨겨왔다고 주장하는데
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하고 진행자가 묻자 ‘지긋지긋한 같은 수법(Same old tired playbook)이니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세요.’ 하고 재치있게 트럼프의 거짓말을 일축해버렸다.
독설과 증오가 난무하는 트럼프의 거친 유세장 분위기와는 대조적으로
해리스의 선거운동은 밝고 명랑한 것이 마치 축제분위기이다.
해리스 특유의 뇌살적인 미소(Killer Smle)와 부드러움은 자석처럼 사람을 끌어당기는 힘이 있는 것 같다.
그러나 그녀의 미소와 부드러움 속에는 평화로운 정권교체와 이민자 건국정신, 법치주의,
개인의 자유와 만민평등 사상 등 미국적인 가치를 수호하겠다는 단호한 의지가 비수처럼 숨겨져 있다.
여론조사의 추이로 보아 이번 대선에서 해리스가 승리할 것이라는 것을 조심스럽게 점칠 수 있다.
그러나 민주당이 여론조사 결과만 믿고 방심한다면 2016년 대선의 악몽이 되풀이될 수도 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당시 힐러리 후보는 여론조사에서 트럼프에 크게 앞서 있었고 뉴욕 타임즈, CNN 등
다수의 주류 언론이 힐러리의 압승을 예측했지만 결과는 트럼프의 승리로 끝나고 말았다.
속으로는 트럼프를 지지하지만 트럼프의 지나친 국수주의, 이민자 차별정책 등을
드러내놓고 지지하기를 꺼려하는 이른바 샤이 트럼프( Shy Trump)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이번 미국 대선결과가 우리 조국 대한민국과 한인 이민자들에게 미칠 영향은 다른 어느 때 보다도 크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지난 달 시카고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오만과 협박과 어리석음과 혼돈으로 가득 찬 트럼프 영화 전편을 본 우리는
후속편이 더 형편없을 것이라는 것을 보지 않고도 잘 압니다.’
<채수호/자유기고가>
미주 한국일보
2024년9월9일(월)字
2024년9월9일(월)
캐나다 몬트리올 累家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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