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와 차의 오글오글한 이야기 74

[미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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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와 차의 오글오글한 이야기 74


화,경,청,적을 간단하게 설명하자면,초대 손님들의 지위나 빈부를 문제삼지 않고모두가 조화를 이루니 화라고 합니다.
다실에 모인 모두가 서로를 존중하고 인정하니, 경입니다. 심신에서 다실의 섬돌까지 청결을 다 해야 하니 청이라고 합니다. 다실에서는 어떤 것에도 동요 되지 않고 심신의 고요함으로 일관하니 적입니다. 이런 마음으로 다실에 들어 야 한다니 모두 도인의 경지에 이를지도 모릅니다. 이런 다도가 좋다 하여 한국 에서도 일본의 다도를 익히는 사람들이 제법 많은 것을 알고 있습니다.
다도가 심신 수련을 하는 것에 버금가기 에 정신 수양에 무척 좋답니다.
화,경,청,적의 네 가지 마음 가짐 또한센노리큐가 일으킨 선종의 시규입니다.
이런 마음가짐을 바탕으로 다도를 배워 익히는 것은, 일본인들이 가장 사랑하는세련되고 섬세한 의례입니다.

이런 의례를 만들고 완성한 사람은 차의 교조라고까지 불리우는 센노리큐입니다. 일본 다도의 시조는 무라타 슈코이 고 중흥조는 다케노 쇼오지만 일본의 차인들은 센노리큐를 제일로 꼽습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일기일회라는 말도 다도의 정신에서 나왔습니다. 지금 함 께 차를 마시는 이 사람들을 다시는 볼 수 없을지 모르니 이 한 순간에 함께 하 는 사람들에게 최선을 다할 것이다... 그런 것이지요. 그 정신이 일본의 상업 에도 차향처럼 배어 들어,상점의 주인들 은 노렌에 일기일회를 써서 마음의 중심 으로 삼습니다. 길게 말할 것은 없고 이제 다구를 볼까요?
참...이야기를 하기도 전에 머리가 어지럽습니다. 일본은 소박한 다실에서 다회를 열기 위한 준비에 그 다구가 얼 마나 많은지, 수 백 가지에 이릅니다.
차 종류에 따라 달라서 일본인의 집요 하도록 치밀한 성격을 엿볼수 있다고 할까요? 여기서는 말차를 만드는 다도 중의 하나만을 이야기합니다.

일본의 다구는 그 종류도 많지만 다구가 아니면서도 다회엔 꼭 있어야 할 것들이 많습니다. 그것들 중 하나라도 빠지면 다회는 열지 못할 정도로 다례의 중요한 요소입니다. 벽의 족자,화병,과자그릇 들,하나이레라고 하는 장식꽃꽂이,향로 ,향합 등입니다. 다구는 아니지만 다례 에 없어서는 안될 것들이어서 반드시 준비해야 합니다. 이제 다구들을 하나 하나 짚어 봅시다.
자쓰보- 말차를 만드는 찻잎을 보관하 는 커다란 항아리. 대부분 가루로 만들 어진 말차를 쓰지만 유서 깊은 다실은 고유의 자쓰보에 엄선한 찻잎을 보관해 서 다례를 열 때 마다 가루를 만들어서 사용합니다.
히샤쿠 -대나무로 만든 국자.
자사쿠 -대나무로 만든 차 숟가락.
자이레 - 다완이라고 보면 됩니다.

미즈사시 - 물병.
후타오카 -받침대.
게스이 -퇴수기.
자킨 -행주.
자센 -대나무로 만든 솔 .
자센은 말차의 다례에서 굉장히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차를 잘 저어서 알맞은 거품을 내어야 하기 때문 에 기술도 필요하지만 잘 만들어진 것이 중요합니다.
나쓰메 -옻칠한 나무통.
가이시 -얇은 종이.
후쿠사 -손수건.
후쿠사 바사미 - 손수건 지갑.
그리고 찻물을 끓이는 철제로 만든 가마 가 있습니다. 빠지지 않고 쓴 것 같은 데 일본어는 아무리 해도 겉도네요.
또 다른 도구들이 많이 있는데 화로와 그 화로에 소용되는 도구들,말차를 계량 하는 도구와 여러 모양의 오차왕. 오차왕은 말차를 담는 찻잔입니다.

우리식으로 표현하면 막사발이죠.
그 막사발에 일본의 차인들은 목숨을 겁니다. 일본의 다도는 유파가 엄청나 게 많은데 그로 인해 다도의 예의가 조금씩 다릅니다. 그런데도 같은 것이 있다면 오차왕에 대한 애착입니다.
특히 그 유파의 스승이 후계자에게 물려준 것이라면, 값을 매길 수 조차 없이 신주처럼 귀하게 모십니다.
설사 깨진 조각이라도 어떻게든 복원해 서 장식해 놓습니다. 그래서 다실에 장 식된 다구를 만지는 일은 절대 금물입 니다. 오직 눈으로만 감상하고 입으로 무한한 칭찬을 해야 합니다.
이제 다회를 열기 위해 손님들이 모입 니다. 그러나 곧 바로 다실로 들어갈 수는 없습니다. 다실이 있는 정원의 대기 장소에서 기다리며 몸과 마음을 정갈하게 가다듬습니다.

-옮김

[빛나리1]

잘보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