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바의 28일 하루 후쿠 FACE 880 게임후기 1부
저번 달 10/24~26일 까지 후쿠로 게임하러 가서 50k 좀 넘게 패하고 귀국...
3부를 안 올렸는데 마무리는 하고 게임 후기를 적는다.
10월 26일 오전 11:25 귀국편이라 게임하기는 틀렸고, 딸이 부탁한 일본 ‘파라다이스 녹차’를 사러 9시에 가아라님 숙소에서 나왔다.
나카스에 있는 ‘돈키호테’ 매장에 있다는 말을 듣고... 택시타고 가보니... 쩝!!! 여기에서는 안판 단다... 어느 회원님이 팔지 않는다는 답 글은 귀국 후에 읽었다.
그래도 시간이 좀 남아서 돈키호테 매장을 둘러본다. 흡사 남대문 도깨비시장 같다. 80%가 한국에서 온 사람들이다. 거의 젊은 20~30대 들이다. 명품매장도 있어서 가보았더니 진열장에 루이비통, 프라다, 샤넬, 구찌 등 값 비싼 것들도 유리장 안에 진열되어 있다.
프랑스 샹제리제 거리에 있는 갤러리아 백화점 명품관에 멋진 조명을 받으며 고고하게 자리 잡고 있는, 명품 백임을 자랑하는 똑같은 가방류들이, 잡화점 돈키오테의 좁다란 미로 한 켠 싸구려 유리장에 진열되어 있는 백들이 짝퉁 처럼 보이는 것은 나만의 선입관 일까?
아마도 돈키호테에서는 거의 팔리지 않을 것 같다. 같은 값을 주고 산다면 나 같아도 대우받으며 명품전문매장으로 사러 갈 것이기 때문이다.
문득.... 베블런의 ‘유한계급론’이 생각났다. 부자가 명품을 소유하고 사치를 하는 것은 일종의 구별 짓기 이다. 일반 서민들이 넘볼 수 없는 막대한 가치의 물건을 소유함으로서 자기과시와 일반사람들의 질투와 선망의 대상이 되도록 하는 것... 그걸로 자기정체성을 갖는 것
지하철을 타면서 관찰해보면 많은 젊은 여성(남성)들이 거의 명품 백(가방)을 들고 앉아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나도 명품소유를 즐기는 서민으로서 유한계급론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는 없지만... 유한계급들처럼 할부 없이 사는 사람 몇 명이나 될까?...
당시 미국의 자본주의 사회상을 적나라하게 꿰뚫어 보았던 베블런의 통찰이 우리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직원들에게 주려고 카레를 한 박스 사고는 다시 택시를 타고 다이마루 백화점으로 갔다. 10시에 정확이 도착하니 일본 특유의 친절한 미소와 인사말로 양쪽으로 도열하여 손님을 맞는다.
동관(처음 들어간 곳) 1층 남자 점장에게 파라다이스 녹차매장 사진을 보여주니 이전 했다고 한다. 다이마루 백화점이 길을 사이에 두고 동관과 서관으로 나누어져 있고, 서관 5층에 있다고 하는 것 같은데.. 짧은 영어로 설명을 열심히 해주는데 못 알아듣겠다.
이 분의 손 짓 으로 알아듣고는 건너편 서관 5층으로 백팩을 메고 무거운 박스를 들고 두꺼운 쉐타를 입고 땀을 훔치며(그날 후쿠는 쾌청하고 무지 더웠다) 5층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갔더니 엥!!~~ 기념품 매장이다. 옆은 근사한 레스토랑과 호텔 같았다.
여자종업원에게 사진을 보여주니... 얼마 전 까지 파라다이스 녹차 팩으로 된 것은 팔았는데... 지금은 안 판단다. 다행이 이 종업원이 외국인을 상대하는 사람인 듯 영어를 참 잘했다. 일본 특유의 친절함으로 다시 볼펜과 펜을 갖고 오더니 써가면서 자세히 설명한다.
동관 지하 2층에 있고 매장은 맨 끝 쪽에 있단다. 지하 2층을 다시 리모델링을 해서 이 매장사진과는 다르다는 설명과 함께...
고맙다고 인사하고는 다시 무거운 짐을 들고 동관 지하 2층으로 내려가니 바로 매장을 찾을 수 있었다. 판매원에게 사진을 보여주니 이젠 팩 제품은 안 만든단다. 상표는 같은데 은박지로 포장된 가루녹차만 판단다.
매장에서 시음하는 녹차 맛을 음미한다. 안 살 수가 없다. 너무 향긋하고 뒷맛이 개운해서리... (속으로 딸년이 이 녹차가 왜? 좋아하는지를 알게 됐다.)
일본 은퇴 노인부부가 와서 차 종류를 사간다. 품위 있어 보이는 이 노인부부를 보며 나도 늙으면 부인과 함께 다정하게 이렇게 같이 차를 사러 오고.. 함께 차 문화를 즐길 수 있을까?...
품위 있게 늙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내 신조가 늙어서 고집 센 꼰대가 되지 말자인데.... 나는 아직도 자기수양이 더 필요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백화점을 나오니 바로 텐진 지하철역이다. 한 시간 정도 여유가 있으니 전철을 타고 공항을 가기로 결정한다. 짐은 무거우나 태어나서 처음 일본 후쿠 지하철을 경험해보자...
공항전철 이정표를 따라가는데.... 헐~~ 한 7분이상은 지하매장통로를 걸어간 듯.... 양 옆으로 인테리어로 된 매장들을 보면서 걸어가는데... 디자인들이 단순하면서도 다들 개성 있다.
인정할 건 인정하자.. 선진국이 되는 것에는 여러 요인들이 있겠지만, 그 나라의 “문화수준”이 결정한다고 생각한다.
일본을 제 집처럼 다니시는 분들이야 복잡한 지하철을 타는 것이 아무 일도 아니지만 나처럼 처음 타보는 사람은 긴장할 수밖에 없다.
그림이나 한글로 있으니 쉬웠다. 옛날 어릴 적 종이기차표 같은 티켓을 자동발매기에서 사고 국내선 후쿠 공항 가는 전철을 쉽게 탄다.
순진한 하바!... 공항이 종점이어서 편하게 가면 되는구나 생각했지만 후쿠 공항이 국내선과 국제선이 떨어져 있다는 것을 종점에 도착해서야 알았다.
어쩐지 한국말이 어느 순간부터 안 들리더라니... 에스컬이터를 타고 길 건너 공항으로 들어가니 좀 이상하다. 흐미~~ 시간이 삼심분 정도 남았는디.. 헐레벌떡 안내카운터로 가보니 나같은 초짜가 많은가보다. 일본말로 안내한다.
내가 코리안이라고 했더니 서투른 한국말로 나가서 국제공항 가는 셔틀을 타란다.
그럼 그렇지... 세상 일이 쉽게 풀리면 고뇌하는 인간들이 없겠지... 할 수 없이 택시를 탄다.
국내선공항서 국제선 공항까지 십분 정도 가는데 850엔 나온다. 진땀을 뺐다.
그렇게 좌충우돌로 귀국을 했다. 한 달이 흘렀다. 자꾸 가고 싶어진다. 강원랜드는 이미 기억 속에 지워져 있다. 파친코와 슬롯 중독 초기증상일까? 업무에 밀려서 일정을 만들기 쉽지 않다.
그래~~ 하루만 하고 오자!!!... 외부일정을 조정하고 회의가 비는 날을 잡아 후쿠행 항공권을 예매한다.
첫댓글 필력이 대단하시네요. 유명 작가의 에세이를 읽는 듯 하네요. 잘 읽었습니다.
저같은 일반중생들은 이런 글 평생 못쓸듯 합니다. 잘읽었슴돠~
내공이 느껴지네요
글 잘 쓰십니다 하바님 ㅋ
저두 강도랜드가 생각이 안나네요 ㅋ
하카타 지하철로 15분정도 하꼬자키에도 동키호테가 있는데요
사람도 없고 물건사기도 좋은거 같습니다 ㅋ
나도 모르게 빠져듭니다. 돈키호테들어갔다가 나오는출구를 못찾아서 헤맨건 저뿐이겠죠 ?
좋은글 잘읽었습니다
연륜과내공이묻어나는글이네요
국내선에서 셔틀타면 가는데 아쉽네요.
편안하게 잘 읽었습니다....
지친일상에 그리운 고향을 그리는 수필집 같습니다 눈앞에 고향의 풍경이 그려지구 어는덧 나역시 후쿠오카 거리를 거니는 착각에 빠져드는거 같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아주 전개가 흥미진진합니다~^^!!
역시 글솜씨하곤ㅋㅋ
베블런하니
난 어찌 칼 마르크스가 생각나네 칼이 조금 위겠지만ㅎ
요즘 된장..된장들하데?
나도 된장은 못되도 간장은되겠지ㅠ 자본주의 사상엔선 브르주아가 될수밖에 없지않나...돈있으니 써야지뭐ㅋ
그나저나 이젠 일본에서 못박으셨소? 난 몸도 정신도 쇠약해져 노름도 안됩디다
그냥 의무적으로 돈버는 기계일뿐;; 암튼 즐길수있을때 웰빙, 웰겜, 웰다잉이 바램이네요
홧~~팅^^
솔직 읽다가 지쳐 포기합니다.
글을 참 잘 쓰십니다
배우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