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월) 은행에 들려 15만엔을 환전 했다. 사무실에 들려 업무를 종료하고 땡 퇴근과 함께 사업체를 들려 확인하고는 곧장 집으로 퇴근했다.
다시 한번 여권과 프린터로 출력한 항공예약을 확인한다. 그리고 이른 아침 비행기 탑승이니 이번에는 후쿠 공항에서 셔틀과 전철을 타고 FACE 880을 직접 찾아가보기로 결정한다.
가아라님 숙소에서 3분정도 거리이니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퇴근 전에 후쿠 공항에서 가아라님의 숙소 찾아가는 방법을 검색해서 컬러프린터로 복사해서 준비를 마쳤다.
단 하루의 게임이니 짐이 필요 없다. 집에 도착해서는 마눌님의 눈치를 본다. 1주일 전에 항공권을 미리 예매해 놓고, 올해 마지막 외부출장이 1박 2일로 짧게 잡혔다고 미리 말(약을 쳐놓음)을 해놓기는 했으나 속으로 찔리기는 마찬가지이다.
직원들에게도 휴가를 쓰니 연락이 안 될 것이라고 미리 말해두었다. 이렇게 까지 해서 원정오락을 하러 가야하나?...
그!... 러!... 나!....
나는 이미 영화 “쇼생크 탈출”의 주인공 팀 로빈슨이 교도소에서 탈출 후... 쏟아지는 빗속에서 두 팔 벌려 하늘을 향해 크게 외쳤던 대사 중..... “Freedom"....
이 대사로 나를 위안한다.
박사과정 마지막 논문심사를 앞둔 마눌님은 원고에만 집중할 뿐, 남편은 이미 관심 밖이니 오히려 다행스러운 것이지도 모르겠다. 돋보기를 쓰고 컴퓨터와 원고를 번갈아보는 부인을 바라보면서...
연애기간까지 30년이 넘도록 나를 만나서, 직장생활도 병행하면서, 자식들 셋을 성인으로 잘 키워내고, 아직도 직장을 다니면서, 늦게 마지막 공부를 하는 부인을 보면서, 지난날의 고생시킨 것들이 스크린처럼 지나가면서 미안해진다.
멋쩍게 키우는 고양이 두 마리 목덜미를 쓰다듬고는 윗 층 내방으로 올라간다. 간만에 기타를 잡아 요즘 나 혼자 부르는 가수 제이 민의 “후(後)” 라는 노래를 아르페이지오로 연주해본다.
일찍 자야한다. 핸드폰 알람을 새벽 3:30분에 맞춰 놓았다. 알람이 울리고 침대를 박차고 나와 샤워를 하고, 차를 몰아서 공용 주자창에 주차 시키고는 인천공항 리무진을 탄다. 잠깐 잠들었다 깨보니 공항이다.
아침 7:35분 출발 후쿠 9:05 분 도착.. 새벽임에도 해외여행을 하는 사람들이 이렇게나 많다니... 아~~ 수능이 끝났구나~~
가벼운 크로스 어깨 백에다 양말만 갖고 왔으니 빠르게 후쿠공항을 빠져나온다. 가아라님 숙소 프린터를 본다. 무료셔틀버스를 타고 10분 정도 가니 후쿠국내선 종점 전철역이다. 프린트에 인쇄된 대로 따라한다.
자동발매기에 200엔 넣고 승차권 꺼내고 다음 역에서 내린다. 통로를 따라 4번 출구를 나오고 뒤돌아서 곧바로 약 7분 정도 걸으니 바로 가아라님 숙소다. 찾기도 쉬었다.
건너편에 있는 FACE 880 으로 들어갔다. 오전 10시 5분 정도 되었다. 일본에 가면 항상 사먹는 요커트를 사먹고는 담배(아직도 가지고 있는 독한 HOPE 일본담배)를 한 대 피우고, 언제나 그렇듯 촉이 오는 다이 아무거나 앉는다.
아직도 나는 다이 그래프를 볼 줄도 모르고, 1000엔의 회전수도 모른다. 단지 지금부터 마감시간인 밤 10:40분 까지 12시간 정도의 게임시간만 있을 뿐이다.
필살이 2000엔 정도에 맞아서 3연타 6,500발 정도 받았다. 자리를 옮겨서 가아라님이 방송하는 북두의권, 북두무쌍을 돌린다.
각 5,000엔 씩 넣으면서 기린가라는 고사하고 두 다이 모두 허접한 그림장만 보고 지루해서 포기한다. 새로 들여온 후지코를 보는데... 한자리가 비었다. 10,000엔 넣을 동안 강력 리치 무도 빠져 버린다.
구슬은 아다리가 안되면 무지 지루한 법... 또 옮긴다. 필살이 가서 헌납, 나중에는 무슨 기계를 했는지 기억도 없다. 창천의권 인가? 이 기계도 해보았는데.. 모든 기종에서 아다리 하나도 못 잡고 벌써 3만엔 넘게 잃고 있다.
그래 슬롯으로 가자... 자그라로 가서 3,000엔 정도에 650매 정도 받았다. 문제는 영롱한 고고찬스 불빛이 떠도 777을 못 잡는다는 거.. 옆 사람이 잡아줘야만 포도송이를 맞춘다.
이것도 좀 하니 지루하다. 밥먹고 하자~~ 780엔 짜리 페이스 식당에서 돈까스를 사먹었다. 맛도 없다. 괜히 사먹었다.
커피한잔을 하고는 프라자 3로 발걸음을 옮긴다. 힘들게 걸어갔더니 문을 닫았다. 다시 페이스 880으로 되돌아오는데... 이런 생각이 든다. 오늘 한쪽 업장은 문 닫았으니 우리 페이스 880은 이곳 호갱님 들의 돈을 쪽쪽 빨아 대겠습니다.
시간은 어느덧 오후 6시를 넘어가는데.. 사람들이 차기 시작한다. 거의 다이가 풀로 돌아가고 있다. 마지막 이곳에 뼈를 묻는 마음으로 마이 자그라로 승부를 보자...
못보는 그래프를 보니 뭔지는 모르지만 340회전 정도에 서있는 자그라에 앉는다. 400회전 좀 넘어가는데 그냥 777로 맞는다. 한 번 맞으면 약 360매를 준다는 것을 오늘 처음알았다. 치는 중에 고고찬스 불빛이 뜨면 777을 잡아야 한다는 것도 오늘 알았고, 77BAR 로 맞으면 90매 밖에 안준 다는 것도 오늘 알았다.
BB와 RB 이제 이해가 갔다. 치면서 고고찬스 불빛이 뜨기를 기다리는 이유도 알게 됐다. 100회전 좀 넘더가 뜨기도 하고, 50회전 이내 뜨기도 하고.. 도는 중에 자동적으로 777로 맞기도 하고..
내 오른쪽으로 젊은 싸가지 없게 기생오래비처럼 생긴 일본 녀석과 왼쪽으로는 내 나이 또래의 일본 여성이 마스크를 쓴 채 게임에 몰입해 있고, 그 옆자리 40초 정도 슬프게(비하는 아님 마음씨는 좋게 생겼는데 얼굴은 오재미 수준) 생긴 여인이 자그라를 치고 있다.
창피한 것이 고고찬스가 뜨면 내가 못 잡으니 옆 일본녀석에게 부탁한다. 한번은 쳐준다. 두 번째 부탁했더니 아예 아는 척도 안한다. 창피해 미치는 줄 알았다.
왼쪽 내 또래의 여인에게 부탁했더니 본인도 못 잡는단다.. 쩝!!... 그러더니 그 옆 여자에게 그 여자가 부탁하니 흔쾌히 내 자리에 와서 쉽게 잡아준다.
아고 쪽팔리고 창피하고.. 옆에 있는 일본새끼는 한 대 패주고 싶었다. 내 탓이다.. 또 고고찬스가 뜰 때마다 나는 고역이다. 두 개는 쉽게 잡는데... 마지막이 계속 삑싸리 난다. 그러면 내 왼쪽여자가 보고는 옆 여자에게 알려준다. 그 여자는 웃으면서 또 잡아준다.
안 되겠다. 좀 배워서 오자!.. 음료수 세 개를 뽑아서 여자 둘에게 주고, 일본 젊은 새끼한데 한국말로 웃으면서 “그렇게 살지마 새꺄~~” 하면서 음료수를 주니 일본특유의 행동으로 두 손으로 머리위로 받아 쳐 마신다.
더 이상 돌리다가는 더 쪽팔려서 안되겠다.. 자리 털고 일어나서 구슬로 옮겨서 하나도 못 잡고 약 57k 정도 잃고 가아라님 숙소로 왔다. 그나마 자그라가 나와서 그 정도 잃은 것이다.
구슬만 했다면 대패 했을 것이다.
숙소에서 가아라와 유비40님을 만나서 업장과 슬롯, 구슬 코치를 받고는 잠들었다.
다음날 새벽 6시 일어나서 유비님과 같은 비행기라서 함께 귀국하고 헤어졌다.
어찌 나는 손이 똥 손일까?..... 흥~~ 그래도 재미있다... 또 갈 것이다.
“Freedom".... 이니까.....
첫댓글 와...오재미...간만이네요.
저역시 페이스880에서 자그라 처음 할때 생각납니다. ㅎㅎㅎ
역시 페이스!! 구슬 이겨본적이 없네요 ㅠ 저랑 완전 안맞는 업장임돠 ㅠ
흥미진진합니다 ㅎㅎ
페이스 혼내주러 한번 가야하는데...
하바님 글은 일기 같기도 에세이같기도 해서 마냥 재밌어요
후기 잘 봤습니다.
한편의 에세이를 읽은듯 하네요~^^
저도 이제 시간이 허락치않아 히바님 처럼 아주가끔 1박2일로만 가능할거같습니다.
저 또한 프리덤을 외칠날을 손꼽아 기다리며...
하바님 후기였군요 어쩐지 소설같더라니 먼저 사모님 잘 만나신거 같습니다 ^^
저 처음 자그라할때랑 비슷하여 빵 터졌네요 아 현웃 ㅋㅋㅋ 저도 커피셔틀했는데
그래도 2개잡으시니 곧 메오시 될겁니다 잘봤습니다 ㅋㅋ
잼난후기 감사합니다^^
슬프게 생긴 여인이 잡아줘서 다행입니다
슬프게 생기고도 까칠한 여인이 많다는게 함정.
재미있게 잘봤습니다
페이스는 500엔 짜리 돈까소동+소바가 맛있어요^^~~ 에구 수고하셨습니다.
하비님~너무 재미있게 읽었답니다..
다음에도 더 재미있는 후기를 기대하겠습니다.
재미있는후기 잘봤습니다^^
자그라에서 고생 많으셨네요 ㅉ
이왕이면 메오시없는 오키도키로 도전 해보시지 그랬어요
페이스는 그런데로 잘나오던데
1박으로 도전하는 그마음가짐 암튼 대단합니다
조금만 연습하심 곧잡습니다
하바님 넘 재미있게 읽었어요.
그렇게 살지마 새꺄~~” 하면서 음료수를 주니 일본특유의 행동으로 두 손으로 머리위로 받아 쳐 마신다.
우리나라 사람은 어떻게 행동했을까? 궁금하네요
하바님의 연륜이 베어나는 글 잘 읽고 갑니다.
마감까지의 게임 시간이 있다. ~자유~
자그라잡기쉬워요 빤짝빤짝지나가갈때
중간에맟힌다던지 맨아래맟힌다생각으로
잡으면잡혀요 ㅋ
잘읽고 갑니다 수고하셧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