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 사냥꾼이라 불러다오."
기아 김진우(20)가 눈부신 역투로 시즌 4번째 완투승을 거두며 올해 처음 방어율 부문 1위로 올라섰다.
김진우는 26일 광주 삼성전에 선발로 출장해 9이닝동안 34타자를 상대하며 산발 5안타 2볼넷 2실점(1자책)하며 시즌 4번째 완투승을 기록했다. 방어율을 3.08로 끌어내려 한화 이상목(방어율 3.11)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탈삼진도 6개를 뽑아 118개로 수원 현대전에서 4개의 탈삼진을 뽑은 LG 이승호(125개)와 7개차로 줄여 탈삼진 2연패를 향한 불씨에 불을 지폈다.
최고구속 148㎞의 묵직한 직구를 앞세운 김진우는 성급한 삼성타자들에게 고비마다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 변화구를 골고루 섞어 던지며 농락했다. 4회 이승엽 마해영에게 연속안타를 맞고 야수 실책까지 겹쳐 2실점하며 잠시 주춤거렸지만 이내 안정을 되찾고 후속타자를 삼진과 내야땅볼로 잡고 이닝을 마쳤다.
예전보다 한결 나아진 위기관리 능력을 선보인 김진우는 이후 산발 2안타만을 허용하는 완벽한 투구를 선보이며, 마지막 타자 강동우를 2루수 플라이로 잡는 순간 손을 번쩍 들고 승리를 자축했다.
특히 삼성전에서 지난해 6월 26일 대구경기이후 5연승 행진을 펼쳐 '사자킬러'로 자리잡았다. 올 시즌 첫 완투승도 지난 6월 5일 대구 삼성전이었다.
올 시즌 스프링캠프에서 하체를 이용한 역동적인 투구폼을 익혀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던 김진우는 지난 4월 불미스런 폭행사건에 휘말려 슬럼프에 빠지기도 했으나 한결 성숙된 모습으로 기아의 포스트시즌 진출의 키플레이어가 됐다.
●김진우=요즘 잘 나가는 팀의 분위기를 이어가 기쁘다. 삼성과의 경기는 마음이 편하다. 모두 다 잘 치는 타자들이고 스윙폼이 커 변화구가 낮게 제구만 되면 쉽게 풀어나갈 수 있다. 홈런타자 이승엽형에게는 별 부담을 안 갖고 있다. 홈런타자라기보다는 그냥 선수일뿐이라고 생각하고 던진다. 올 시즌 4번째 완투승을 거뒀는데 이기면 다 기분이 좋지만 끝까지 마무리하고 이겼을 때의 기분은 투수만이 알 것이다. 9회 첫 타자에게 볼넷을 내줘 다소 불안했지만 포수 (김)상훈이형이 마운드에 올라와 힘 빼고 평소의 투구폼대로 편하게 던지라고 조언한 것이 큰 도움이 됐다. 방어율과 탈삼진 타이틀 모두 욕심이 난다.
광주 | 이환범기자 whi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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