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산행방에서 내일 황산을 간다는 게시물을 읽고 나도 황산을 갔던 생각이 나서 몇 줄 적는다.
나는 지금도 호기심이 많아 책에서든 여행지든 누가 어디 간다고 하면 무척 관심을 기울인다.
어릴 때부터 그 호기심 때문에 오일장 가는 엄니를 따라 가겠다며 떼를 쓰다 야단만 맞고 포기한 적이 많았다.
그 철없는 호기심은 여전하다.
일정표를 보니 천주산과 황산을 같이 가는 모양이다. 천주산은 내가 가보질 않았으니 황산만을 언급하겠다.
물론 천주산도 황산 못지 않게 멋진 산으로 알고 있다.
天柱라는 이름처럼 하늘을 받들고 있는 기둥이란 뜻으로 그만큼 바위가 많은 산이고 유네스코 세계 지질공원으로 선정된 곳이다.
아직 무릎이 견딜 수 있을 때 천주산을 꼭 걸어서 오르고 싶은 꿈을 갖고 있는데 차일피일 미루고 있어서 아쉽다.
천주산은 황산처럼 케이블카로 쉽게 오를 수 있다고 하니 체력 약한 사람도 갈 수 있는 곳이다.
황산은 예전 난징을 갔을 때 덤으로 갔던 산이다. 패키지 여행이 아니라 자유 여행을 갔는데 난징에서 며칠 머물다가 황산을 갔다.
올라 갈 때는 걸어서 내려올 때는 케이블카를 이용했다.
나는 여행지든 산이든 지명에 관심을 두는데 왜 황산이라고 했을까 호기심이 생겼다. 정상에 노란 봉우리라도 있나?
중국에서 황색은 천자를 상징하는 색이라고 하는데 그만큼 중국인들은 황산을 높이 산 것이다.
중국을 받들어야만 했던 조선 시대에는 황색 옷 착용이 금지 되었단다.
황색은 중앙색으로서 중국에서 황제의 표상으로 삼는 색이었기 때문에 우리 나라에서는 왕도 황색을 사용하지 못했다고 한다.
지나간 역사는 잠시 밀쳐두고 멋진 황산에 대해 펌프질을 해본다.
<황산에 오르고 나면 세상의 산은 없다>. 어디선가 읽은 황산 예찬 문구다.
황산은 1800 미터급의 연화봉, 광명정, 천도봉이 주봉이고 이밖에도 70개가 넘는 봉우리들이 있다고 한다.
옥병루에는 각종 식당과 호텔 등이 자리 잡고 있고 여기에서 대부분의 황산 봉우리들을 감상할 수 있다.
옥병루에 가거든 영객송이라는 소나무를 꼭 보시기를 바란다.
신기하게도 황산에는 1500m가 넘는 지대에 여러 개의 호텔이 자리하고 있다.
이곳도 케이블카로 오를 수 있으니 노약자도 쉽게 갈 수 있고 더 편하게 가려면 케이블카에서 내려 가마를 이용해도 된다.
한편 황산 등산로에는 잘 닦인 계단이 놓여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케이블카를 이용하지만 황산을 제대로 둘러보고 싶다면 직접 흙과 돌을 밟아보아야 한다.
이곳 계단은 시멘트로 만든 것이 아니라 바위를 직접 깎아 만들었다고 한다.
등소평이 누구나 황산을 보고 즐기게 하라는 지시로 그랬다는데 모두 14만 여 개의 엄청난 숫자의 계단이다.
황산을 오르는 이 계단에는 짐꾼들로 유명하다. 짐꾼들은 산등성이에 있는 호텔에서 필요로 하는 물건들을 직접 져서 나른다.
각종 비품들을 비롯해서 식당에서 필요로 하는 식품들이 주요 수송품이고 무려 80킬로 정도를 지고 올라간다고 한다.
나도 계단을 오르며 이 짐꾼들을 만난 적이 있는데 삐쩍 마른 체격에 무거운 짐을 지고 올라가는 것을 보고 감탄을 했다.
케이블카로 올리면 빠르고 쉬운데 왜 이런 짐꾼이 필요할까 싶지만 짐꾼들의 생업을 위해 여전히 이 방식을 고수한단다.
놀랍게도 처음 호텔을 지을 때 모든 건축 자재를 이 짐꾼들이 산 정상까지 져서 올렸다고 하니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이 계단 이야기를 쓰다 보니 문득 예전에 박완서 선생의 수필에서 읽은 황산 기행이 생각난다.
발목이 약했던 박완서 선생은 황산 케이블카 정거장에서 내려 호텔까지 걸어가기가 난감했단다.
가이드 소개로 가마를 이용했는데 2인이 짊어질 가마에 네 사람이 붙어서 온갖 힘든 내색을 보이더란다.
혼자 무거운 철근을 지고 올라 오는 사람도 있는데 몸무게 50킬로 선생을 싣고 네 사람이 힘들다고 몇 번을 쉬면서 가더란다.
선생은 민망해서 약속한 금액에다 네 사람 팁까지 얹어 지불했는데 나중 엄청 비싼 요금이었다는 것을 알고 씁쓸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박완서 선생은 그것도 그들이 살아가는 방법이려니 하면서 쿨하게 넘기는 휴머니스트의 모습을 보였다.
행여 가마를 이용하는 사람이 있거든 참고하길 바란다.
어느 코스로 가는지는 모르겠으나 황산 기행은 가이드 안내에 따라 구경을 해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멋진 산이다.
황산에 갔다가 너무 반해 거기에서 며칠 더 머물겠다는 회원이 없기를,,
어디를 봐도 오래 남을 황홀경이니 멋진 풍경 가슴과 눈에 많이 담아 오시기를,,
지인에게 빌린 사진, 내가 찍은 황산 사진은 다음 블로그가 문을 닫으면서 게시물이 전부 날라가 버렸다는,,ㅠㅠ
첫댓글 창원 천주산인줄 알았네요
사월 초순에 진달래 축제 한다네요
온산 가득한 진달래가 가관 이지요
중국 천주산,황산 같이하지 못하신다면 창원 천주산 한번 오르시지요
꿩대신 닭이라지 않습니까
ㅋㅋ
한국에도 천주산이 있었나 보군요.
저도 여러 산은 다녔던 산꾼인데 그곳은 오르지 못했습니다.
창원이 고향인 절친이 여전히 그 동네에 사는데도 저는 진달래 핀다는 천주산을 몰랐습니다.
글구 저는 꿩보다 닭을 더 좋아하네요.ㅎ
황산 여행을 앞두고 있는데
아주 적절하고 유익한 정보입니다.
막연히 풍경 좋고 멋지다고만
들었는데
님의 글로 여행의 기대가
더욱 풍성해집니다.
고맙습니다.^^
아하~ 벨라님, 황산 가시나 보군요.
저도 황산 갈 때는 그냥 막연히 풍경이 멋지다는 말만 듣고 갔었더랬습다.
조금이라도 정보를 알고 가면 풍경이 달리 보일지도 모르지요.
모쪼록 멋진 여행되시기 바랍니다.ㅎ
"황산"멋진 산이죠.
저도 중국의 몇 곳의 산을 가 보았는데..
산의 멋짐을 감상하여야 함에도..
우리나라와 달리..
산에서 내려 오는 물에서 오물 냄새가 심하게 나서..
기분 상했던 기억이 나는군요.
아마 산에서 삶을 살아 가는 이들 때문인 것 같았네요.
글 잘 읽었습니다.
김포인 선배님도 황산을 다녀오셨군요.
중국 땅에 천하절경들이 많지만 저는 몇 군데 주마간산으로 둘러봤을 뿐입니다.
오물 냄새는 그러려니 하겠는데 황산 바위 절벽 곳곳에 새겨진 수많은 글씨들을 보면
어떻게 저런 높은 곳을 올라갈 수가 있었는지가 신기했습니다.
우리 산하는 잘 관리되고 있어서 다행입니다.
항상 좋은 날 되시길요.
티브이에서 가끔 만나는 중국의 황산, 볼 때마다 신기하고 멋진 산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저도 옛날부터 산꾼들한테 황산 이야기를 가끔 들었습니다.
직접 가보니 왜 황산 황산 하는지를 알겠더군요.
성수기 때는 중국 현지인들로 북새통이랍니다.
이것은 제가 본 것이 아니라 들은 이야기입니다.ㅎ
황산 가고싶어라~
글 보니 더 가고 싶네요
짐꾼들 모습은 다큐 방송에서 봤습니다 그런데 박완서님께 그랬다니 참 그리고 황색을 사용 못하게 했다니 열받네요~
한국인 중에 황산을 안 가본 사람이 훨씬 많지요.
멀리 여행을 자주 못 가기에 저는 좋은 것은 멀리 있는 게 아니라 가까운 곳에 있다고 위로하며 사네요.
박완서 선생의 황산 기행은 인간에 대한 연민과 당신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문장이었습니다.
황산의 풍경도 박완서님 글도 저를 겸손하게 만드는 선생이었습니다.
아~~이제야
현덕님 글을 보다니 ㅎ
황산은 저도 아직 못가봤네요
장가계 원가계를 본 후로는
넘보기 힘든 자연의 웅장함을 알겠던데
황산도 대단할것 같습니다
가보고 싶어요ㅠ.ㅠ
두루두루 현덕님 글은
잘짜여진 글이
이해까지 쉽게 쏙쏙
이래서 더 좋아합니다
올봄은 황색옷을 즐겨볼까나요 ㅎㅎ
ㅎ 정아님 이제야 오셨군요.
장가계 원가계를 가셨다니 그래도 대단한 정아님이십니다.
저는 장가계는 아직 못 가봤거든요.
이왕이면 산행기록도 역사적 배경과 그곳 사람들의 삶도 담았으면 하는 생각으로 쓴답니다.
언제나 좋게 읽어주시니 정아님 댓글 읽으면 글 쓴 보람을 느끼지요.
꽃샘추위도 물러갔으니 이제 본격적인 봄이 시작될 모양입니다.
개나리처럼 화사한 날들 되시기 바랍니다.ㅎ